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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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의료분쟁조정법에서 의료사고피해구제법으로

의료분쟁조정법 제정을 위한 입법추진 과정


나날이 증가하는 의료사고의 분쟁 조정을 위한 법(의료분쟁조정법)안은 의사들에 의해 1989년 처음 제안되었다. 이후, 정부는 수차례의 공청회와 회의를 거듭한 끝에 1994년에 의료분쟁조정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으나 제14대 국회임기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되었다.  1997년 7월, 김 병태 의원 외 30명과 같은 해 11월 정 의화 의원 외 37명이 의원입법으로 법(안)을 제출하였으나 두 법안의 단일안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무과실보상제도의 문제로 인하여 단일안 마련에 실패하였다. 다음해인 1998년 보건복지부는 독자적인 법(안)을 마련하였으나 정기국회에서 법(안) 의결은 무산되었고 15대 국회의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되었다. 이후 2002년 10월, 이원형 의원 외 44인은 임의적 조정전치주의와 의사의 경미한 과실에 대해 형사처벌특례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의료분쟁조정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으나 또다시 16대 국회의 회기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 되었다. 2005년 4월에는 열린우리당의 이기우 의원 측에서 입증책임전환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의료사고 예방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 이 작성되었으며, 10월 현재 발의를 앞두고 있다.


<의료분쟁조정법 입법추진 연혁>
























































연 도


내    용


1989년


의료계에서 의료분쟁피해구제법 제정을 보건사회부에 건의

정부는 12월부터 국가 의정업무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계획의 일환으로 의료분쟁조정제도 도입을 추진


1991년  6월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 시작


1991년  7월


법안 제정을 위한 실무협의회를 구성하여 법안시안을 마련


1994년 11월


의료분쟁조정법 수정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됐으나 국회의 임기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됨


1995년  3월


국회에서는 보다 신중한 입법추진을 위해 3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주관으로 공청회 개최


1995년 11월~12월


국회보건복지위원회에서 난동행위 등 진료방해 행위자에 대한 가중처벌등 의료계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한 수정안을 제시하였으나 무과실보상제의 도입논란으로 상안되지 못함, 제14대 국회의원의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됨


1996년 9월


보건복지부는 의료분쟁의 신속하고 공정한 판정과 이에 따른 적정한 배상을 통해 의료인과 환자 모두에게 야기될 수 있는 정신적, 물질적 고통을 감소시키고 건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에 기존법안을 수정ㆍ보완해서 국회에 상정하고자 시도함

법안이 일부 수정되어 입법 예고되었으나 법무부가 조정 전치주의와 특례에 대한 법리적 문제를 제기하는 등 부처간 협의가 원활히 이루어지지않아 흐지부지됨


1997년 7월


국민회의 김병태 의원이 의원입법으로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보상책임과 조정전치주의, 형사특례인정 등 의료계의 의견을 전폭적으로 반영한 의료분쟁조정법안을 발의


1997년 10월


신한국당 정의화 의원이 보건복지부의 입법 예고안 일부 수정하여 공제조합에 대한 국가출연근거를 신설하는 법안을 발의


1999년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2개 법안을 통합 심의하여 ‘조정전치제도’를 ‘선택적 조정제도’로 수정하고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보상책임 근거’를 제외하는 등 1996년 최종 심의한 법안보다 오히려 후퇴한 법률안을 보건복지위원회안으로 확정하여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함, 그러나 법제사법위원회는 의료분쟁조정법의 구성원인 의사단체와의 협의가 안 된 경우 시행자체가 불투명하므로 충분한 협의를 거친 후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하라는 조건을 붙여 법안을 보건복지위원회에 회송하였고 15대 국회의 회기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됨


2000년 10월


의약분업 실시 이후 의료계 파업이 장기화되자 의정대회에서 의료 분쟁조정법을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될 의료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함, 그러나 의료제도 개혁 특별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아서 논의가 진행되지 못함


2001년 7월


병원협회는 의료분쟁조정법 제정방향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를 국회의원 회관에서 개최

복지부, 의료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의료배상책임보험에 의무가입 하도록 하는 법률안을 만들어 9월 정기국회에서 입법화해 2003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힘


2002년 5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의발특위가 구성되고 의료계 및 정부관계자들이 여러 번의 회의를 거쳐 의료분쟁조정법 제정에 의견을 모음


2002년 8월


국회 이원형 의원이 의료분쟁조정법안 의원 입법 추진

의발특위에서도 공청회를 통해 의료분쟁조정법 연내 제정을 추진


2003년12월


이원형 의원이 발의한 의료분쟁조정법안이 16대 국회의 회기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됨


2005년 4월


이기우 의원이 ‘의료사고 예방 및 피해구제를 위한 법률안’ 작성


위와 같은 경과과정을 거친 의료분쟁조정법(안)은 필요적 조정전치주의, 무과실보상제도 도입, 보건의료인의 형사책임특례 등으로 의료계의 주장을 대부분 담고 있는데 반해 환자의 권리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사고피해구제 법(안)은 제안조차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국민의 입장에서 의료사고 피해구제에 관한 제도를 마련하여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의료사고 피해구제법 제정을 위한 시민연대의 기본 원칙


▲ 의료사고에 있어 원칙적으로 책임은 의료기관 개설자가 지고, 의료기관 개설자 또는 보건의료인은 의료사고에 대한 과실이 없음을 증명하도록 함


환자나 의료소비자들이 의료서비스(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관행상 충분한 설명이나 관여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고, 의료행위는 의료라는 전문 지식을 바탕(전문성)으로 우리 몸에 가해지는 침습적 행위(위험성)로서 의료인들에 의해 제한된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의료사고 후에도 사고 여부 등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인 진료과정과 관련된 자료(각종 검사지, 필름 등의 진료기록)는 의료공급자가 독점하고 있다.


위와 같은 의료행위의 특성과 정보의 비대칭으로 비전문가인 환자나 보호자가 의료사고 시 사고 여부를 밝혀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더욱이 실제 의료사고 피해자나 보호자의 증언은 대부분 비전문가의 의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음으로,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의료사고 자체의 특성상 의료공급자의 무과실 입증이 반드시 선행되어야한다.


▲ 의료인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 반대
– 의료 사고 발생시 의료인에 대해서만 형사처벌 특례를 인정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반함


형사처벌을 부과하면 의료인의 위축으로 인하여 방어적 의료행위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형사처벌 특례를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타당하지 않다.


첫째, 형사책임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의 입증’이 되어야 유죄로 인정한다. 형사처벌에서 개연성만으로 유죄를 선고한 사례가 없다. 의료행위의 특성과 정보의 비대칭으로 비전문가인 환자나 보호자가 의료사고 시 사고 여부를 증거로서 이를 입증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형사책임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인 진료기록을 작성하고 보관하는 현실적 제약으로 이미 형사처벌 특례는 주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둘째, 의료인에 대한 형사처벌특례는 평등권에 위반된다. 의료인의 공익성이 모든 국민에게 미치는 것이므로 산업현장의 위험한 종사자와 동일하게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산업근로자는 국민의 이익에 미치지 않는다는 논리는 이해하기 어렵다.


셋째, 논의되고 있는 의료사고 피해구제법의 모델이 되고 있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전 국민이 잠재적 가해자이자 잠재적 피해자이므로 평등권에 침해되지 않는다는 논리적 근거가 있다. 그러나 의료사고 안에서 보호대상은 특정 직업군인 의료인으로 한정되므로 평등권에 위반된다.


▲ 현저한 피해보상 저하를 초래하는 무과실 보상 반대


무과실 보상제도의 도입은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첫째, 과실 책임을 원칙으로 하는 우리나라 민사법체계에 맞지 않는다.


둘째, 과실과 무과실, 면책의 구분이 불가능하다. 의료사고의 경우 면책, 무과실, 과실을 계량화 할 수 없다. 과실과 무과실, 면책은 법적 가치평가로서 추상적이고 불특정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셋째, 무과실로의 도피현상을 막을 방법이 없다. 의료 과실이라고 판정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과실로 판정하려는 동기유발요인이 없기 때문에 쉽게 무과실로 판정하게 될 것이다.


넷째, 현저한 피해보상 저하를 초래하여 의료사고 피해자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의료사고로 인해 중증 장애인이 발생한 경우 기천만원의 보상액으로는 단기간의 기본적인 치료조차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도 무과실 책임보험제도 하에 과실배상과 무과실 배상의 비율이 각각 1대20이라는 보고도 있었다. 이럴 경우 무과실 책임보상이 보조적인 보상제도가 아니라, 과실 책임배상이 예외적인 배상제도로서 전락하고, 무과실 보상의 규모는 턱없이 늘어날 우려가 높다.


▲ 의료사고 배상을 위한 의료기관의 보험가입의무화


의료계가 주장하고 있는 보험가입 의무화는 배상의 책임을 보험사에게 전가시키려는 수단에 불과하다. 의료사고 피해자를 위한 실질적인 배상이 보장되지 않는 보험가입이나 공제조합은 의미가 없으며, 조정위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제도 하에 의료기관 보험가입의 의무화가 필요하다.


▲ 의료사고조정위원회를 특수법인으로 설립
– 위원회의 구성은 공정성,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의료인은 조정위원 위원회에 1/3이하로 참여시키거나 자문 역할만을 할 수 있도록 함


의료사고 조정위원회의 성공적인 운영여부는 의료사고 피해자들의 신뢰성 확보에 달려있다. 의료인에 대한 소송은 항상 ‘팔이 안으로 굽는다. 가재는 게 편이다.’라는 불신을 가지고 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전문가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은 받아들이고 있지만, 한번 당한 피해를 또 다른 보건의료인으로부터 2차 피해를 당한다는 의식이 팽배해져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주어야 한다.


의료사고 발생시 당사자인 의료인의 입장은 직접 작성한 진료기록과 감정이나 소견 등에 의한 전문가의 입장으로 충분히 전달되어 진다. 피해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면, 의료인이 작성한 진료기록과 증거를 가지고, 의료인에게 문제를 맡기게 되어 결국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한다. 때문에 위원위의 공정성,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위원회 위원으로 보건의료인은 1/3 이하로 참여시키거나 자문 역할만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을 위한 시민연대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서울YMCA,
선한사마리아인 운동본부, 의료소비자시민연대)


[문의 : 사회정책국 02-367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