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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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그들’만의 반쪽짜리 합의에 불과하다

노사관계의 개혁 방향을 무시하고 원칙도 없이 핵심사항을 유예한 노사정 합의
국회가 입법과정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은 노동시장의 환경변화와 보편적 노동기준(Global Standards)에 부합하는 형태로의 제도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2003년 9월부터 추진되어 왔다. 노동계는 노조활동을 제약하는 요소들을 개선할 것을 요구해 왔으며, 경영계는 노조의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노동시장 환경변화와 선진적인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도입된 로드맵의 핵심 사안이 노사관계 개혁 방향을 무시한 채 원칙이 없이 유예된 것에 경실련은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1. 이번 노사정합의는 기득권만을 반영한 반쪽짜리 합의이다.


 지난 11일 노사정위원회의 합의로 로드맵의 핵심 쟁점인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도입’이 시행시기를 조건 없이 3년 유예하기로 결정되었다. 경실련은 이번 노사정 합의가 노사관계 개혁 방향이나 원칙을 무시하고 노사관계의 개혁을 요구하는 미조직 노동자 및 국민대다수의 요구를 묵과한 잘못된 합의임을 명확히 한다.  


이번 노사정합의에 대해 심각한 절차상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총이 논의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것도 아쉬운 점이지만 결과적으로 노사정 위원회의 중요한 당사자중 하나인 민주노총을 제외하고 합의함으로써 절차상의 심각한 흠결을 가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민주노총이 노사정 합의에 대해 총파업을 앞당겨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표하고 있으며, 나아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소위 노 ․ 노 대립의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경실련은 정부가 로드맵에 대해 노사정간 합의의 결과라고 하지만 반쪽짜리 합의일 뿐임을 지적한다.  경실련은 노동부가 노사관계 개혁에 대한 방향도 원칙도 없는 유예 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민주노총을 배제한 밀실협상을 자행한 것은 사회적 합의의 원칙을 저버린 행위이며 이후 입법화까지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는 등 사회적인 갈등을 조장함에 있어 노동부에 전적인 책임이 있음을 명확히 하는 바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노사관계 선진화 로드맵 유예에 대해 비조직 노동자나 비정규직 노동자 등 대다수 노동자들의 권익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유예와 관련된 사회적 논의과정도 생략되어 노사관계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견해는 전혀 수렴되지 못했다. 경실련은 한국노총이 전체 노동자의 이해관계를 대변하지 못하는 한계 속에서, 이번 합의는 일부 노동자와 사용자, 정부가 합의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


2.  복수노조 허용 조항은 즉각 입법화되어야 하며 노조전임자 문제 역시 개혁방안의 합의가 필요하다.


 ILO․OECD 등 국제기구는 국내 노동법을 국제기준에 맞추도록 여러 차례 권고하였다. 특히 복수노조 허용은 국제노동기구(ILO)로부터 13차례나 시정권고를 받아 온 사안이다. 또한 97년 노동조합법 개정 당시 도입됐던 복수노조 등 노동개혁 조항은 지난 2002년에도 국내 노동조건 미성숙을 이유로 5년간 유예가 됐던 조항이다. 그러나 이번 노사정위원회의 합의를 통해 핵심 사안이 유예되면서 ‘구색 갖추기’라는 대외적인 비판을 면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복수노조 금지는 노동의 기본권인 단결권을 제한하는 조항으로써, 이번 합의는 미조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현재 한국 노동시장의 문제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으로 대변되는 조직화된 노조에 속한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 문제가 아니라 노조를 조직할 권리조차 박탈당한 채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90%의 비조직 노동자의 문제이다.


조직화된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에 의해 무시되기에는 이들 비조직 노동자들이 현재 처한 상황의 위급성이 허락하지 않는다. 경실련은 노동시장의 환경변화와 보편적인 국제노동기준에 따라 복수노조를 즉각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


 노조 전임자 입금 지급 금지 문제를 3년 동안 유예키로 한 것 또한 논란을 3년 후로 미루기만 한 것으로 문제의 본질적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번 합의에서 일부 노조가 복수노조 허용과 맞바꾼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노조전임자 임금이 얼마나 노조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것인지를 반증하고 있다.


따라서 경실련은 노조전임자 임금 문제도 유예할 것이 아니라 전향적인 자세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노조전임자의 숫자나 급여에 대한 상한선만 법에 규정하고 세부적인 사항은 노사간 합의에 맡기는 방법 등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3. 국회는 노사정합의를 재검토하고 원칙적으로 노사관계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경실련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인 노사관계선진화의 과제를 원칙도 대책도 없이 유예한 노사정합의에 유감을 표하며, 특히 기득권에 안주하는 노사 일부의 요구에 따라 개혁을 스스로 포기한 노동부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따라서 국회가 노사관계 개혁에 대한 각계의 요구를 외면한 채 핵심사항을 유예한 노사정 합의의 입법화를 재검토하고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대로 된 선진적인 노사관계 제도를 추진할 것을 주장한다. 특별히 경실련은 국회가 당리당략이나 정략적 태도를 떠나 노사관계 개혁의 방향과 원칙아래 일관된 노사관계개혁방안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문의 : 경제정책국 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