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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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드라마, 간접광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가?

최근 드라마를 다룬 드라마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드라마 안에서 PPL은 배우라면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제작사에게는 어쩔 수 없는 제작비 충당의 수단으로, 작가나 PD에게는 작품을 위해서는 웬만하면 피해버리고 싶은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경실련 미디어워치에서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방송프로그램의 간접광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과거 방송위원회에서 별도의 세부심의 규정안을 마련하여 방송프로그램의 간접광고를 규제해 왔던 것은 무엇보다도 방송이 지녀야할 최소한의 공공성을 생각할 때 시청자의 시청권을 침해하고 프로그램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드라마의 경우 출연배우들이 그대로 해당 제품의 광고모델로 등장하기도 하고 상황과 배경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제품 혹은 업체의 이미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이유로 업체에게는 최고의 광고효과를 주지만 이것에 대한 별다른 규제가 없을 때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무리한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강제로 광고를 시청하게 하는 것과 다름 아닌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최근 들어 광고제도에 있어 규제완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간접광고 역시 양성화하여 음성적인 거래를 막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어디까지나 제작 측 혹은 간접광고를 원하는 업계의 의견일 뿐 과연 시청자들이 여기에 동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이에 경실련 미디어워치에서는 드라마의 간접광고 현황을 살펴보고 그것들이 프로그램의 내용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며 시청자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분석개요>


(1) 대상 및 기간


(2) 각 프로그램 별 제작지원 및 협찬 업체


<분석내용>


(1) 제작지원에 대한 홍보지원


<사례1> KBS2 “싱글파파는 열애중“의 서울우유

① 1회 방영분
주인공 풍호가 우유코너에서 바나나와 딸기우유를 이미 2개 구입한 상태에서 “아들, 아빠가 인심 한번 썼다. 바나나 우유 하나 추가”하는 대사와 함께 구입하는 장면.
모자이크 처리 없이 누구나 식별가능함
② 2회 방영분
해충방제작업 중이던 지하실에서 가스를 마셔 의식을 잃은 여자 주인공 하리를 업고 나온 풍호가 우유를 건네며 “괜찮냐? 마셔, 우유가 중화작용해 주니까”라며 건네는 장면.
③ 3회 방영분
아들 산이에게 잘못한 아빠 풍호가 사과하는 장면에서 “아들, 바나나 우유 먹자, 딸기 우유도 먹을래?” 모자이크 처리 없이 상표 그대로 노출.

KBS2 싱글파파는 열애중의 제작지원업체 중 하나인 ‘서울우유’의 제품들은 드라마에서 화해의 도구로, 아빠의 사랑으로, 그리고 유해가스를 마신 후에는 중화작용을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병원 커피자판기에 서울우유 광고를 선명하게 보이도록 배치하고 있어 ‘우유’가 드라마에서 스토리 전개에 하나의 역할을 한다기보다는 각 개별 에피소드들이 ‘서울우유’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임을 증명하고 있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지점은  단순히 브랜드로고의 노출여부가 아니다. 아무런 대사처리 없이 단순 노출되는 것은 오히려 모자이크를 하나도 처리하지 않았다 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시시때때로 중요한 순간에 지속적으로 중요한 매개로 등장시킴으로써 우유의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냄과 동시에 서울우유라는 특정브랜드를 은근히 노출시킴으로써 광고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우유 광고의 경우 사랑이나 화해의 의미가 그동안 많았던 것을 미루어 볼 때 이 역시 그런 광고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례2> SBS “온에어”의 떡쌈시대

4회, 이 감독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고기를 건네는 장면에서 “떡에 싸 먹어봐. 이 집이 이거 떡에 싸 먹는거 해서 돈 엄청 벌었다더라”, “외국에도 있대”라고 홍보성 대사 처리.


떡쌈시대는 이 대사에 나온 것처럼 고기를 떡에 싸먹는 것으로 차별화전략을 시도하고 있는 업체이다. 비록 이 업체가 제작지원을 하였다고 해도 장면 자체가 극의 흐름과 무관할뿐더러 극중 인물들이 구체적으로 업체의 특징을 설명한다면 드라마의 한 씬이 제작지원업체를 위해 구성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다.


<사례3> SBS “온 에어” 리오엘리

① 10회 화장품 광고미팅 장면에서 장기준이 신데렐라라고 적혀있고 분홍색 마차가 그려져 있는 광고콘티를 건네 받는다. 분홍색 마차는 제작지원을 하고 있는 리오엘리라는 화장품 업체의 브랜드 로고이다. 오승아를 바스트 숏으로 잡을 때마다 오른쪽 뒤로 리오엘리의 마차가 크게 박혀있는 메이크업 박스가 함께 잡힌다.
② 11회 신데렐라 CF촬영현장에서 리오엘리의 BB크림이 직접 등장, 비록 모자이크 처리는 하였지만 제품은 시중 판매제품이다.


<사례4> MBC “누구세요?” 인피니티

① 7회 방영분에서 차승효가 타고다니는 차량이 앞면 뒷면 줌인과 줌아웃 골고루 카메라에 잡혀 로고는 물론 차량 전체 모습을 충분히 노출하고 있다. 신재하의 차량도 함께 등장하고 있는데 이 차량들은 한국닛산의 인피니티 G37, EX35모델이다.
② 10회에서 신재하의 차량을 타보면서 승효의 의붓동생은 ‘이거 연비가 어떻게 돼요? 지가 알아서 다 맞추네..돈이 좋긴 좋다“라며 노골적으로 차량광고를 하는 듯 하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고급승용차를 타고 다닌다. 이 차량들은 드라마에서 설정된 부유한 캐릭터에 맞추기 위함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차량의 외양이나 성능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카메라의 숏과 대사들은 제작지원업체에 대한 홍보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사례5> MBC “누구세요?” 닥터박 갤러리

2회에서 장소협찬업체인 닥터박 갤러리의 규모와 위치를 알 수 있는 전경이 보임
– 드라마 전체에서 중요한 공간적 배경이 되는 갤러리는 사실상 상업성과는 무관하게 노출되는 듯 하지만 그림 애호가들에게는 카메라에 잡히는 그림 하나하나가 모두 광고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2) 상시적인 배치, 의도적인 카메라의 시선


<사례6> SBS “온에어” 라스카 뮤(고양이 캐릭터)

① 10회 대본회의때 소파에 앉은 제작PD 뒤에 큰 고양이 캐릭터 인형 배치. 화면 구도상 시선이 분산됨. 서영은 작가를 잡을 땐 책장에 인형, 이경민을 잡을 땐 선반에 검은색 고양이 인형이 잡힘. 보조작가 뒤로 주방선반에 작은고양이 인형 2마리로 한 씬에서 고양이캐릭터 과잉 노출.

② 11회 대본으로 싸운 서작가와 이경민. 화가 난 서작가 방에 들어갔다 나오면서도 고양이 인형이 곳곳에 배치. 심각한 표정의 이경민을 비출 때 고양이 인형에 포커스두고 시작하여 패닝.


상시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화면에 잡히는 고양이 캐릭터 상품이 마치 이 극의 흐름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 듯 하지만 실상 아무런 관련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캐릭터 상품의 상시적인 배치는 극중 서작가의 작업실 씬에서는 항상 드러난다.때로는 인물을 중심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 캐릭터를 중심에 두고 등장인물이 배경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아하기도 하다. 대사에서 설명하지 않고 브랜드로고를 보여주지 않았지만 카메라의 의도성과 고정적인 배치는 심의 기준을 피해가면서도 무엇보다 확실한 광고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수시로 등장하는 고양이 인형이 오히려 화면의 구도를 조잡하게 만들고 전체적인 씬의 분위기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3) 드라마를 위한 소품? 소품을 위한 드라마?


<사례7> SBS “온에어” 로봇청소기와 리오엘리 메이크업 박스

① 3회 방영분에서 오승아의 팬클럽 회원들이 “승아언닌 도우미 아줌마 오는거 싫어해요~ 얘는 혼자서 청소하는 로봇이니깐 승아언니가 좋아할꺼예요” 라고 말하며 로봇 청소기를 내밀고  “메이크업 박스 이걸로 바꿔주세요~ 언니랑 컬러가 안 맞아요~”라며 분홍색 리오엘리 브랜드 로고가 크게 그려져 있는 메이크업 박스를 선물한다.


② 11회 에이든과 계약했다는 소식을 오승아에게 전하러 온 장기준, 운동을 하던 오승아는 장기준을 외면하며 옆에 있던 로봇청소기를 발로 작동시키고 청소기를 발로 끄면서 로봇청소기 클로즈업


<사례8> SBS “온에어” 바비 MP3

11회 에이든이 오승아에게 준 선물을 장기준이 건네주며 “안 풀어봐요?” “그 친구에게 그동안 영어 레슨 받았다면서요? 수업 제대로 못해 미안하다고 거기다 녹음해 놨대요. 틈틈이 들어요” 라며 선물을 풀어보게 유도,,,

11회 집에 혼자 있는 오승아 혼란스러운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MP3를 꺼내들어 한참 쳐다본 후 귀에 끼운다.


<사례9> MBC “누구세요?” 삼성전자

영인이 승효네 집을 방문하여 벽걸이 TV를 보며 “이거 안 떨어져요? 연예인 모공까지 싹다 보인다면서요”라며 TV를 켜는 장면-협찬사인 삼성 파브TV에 대한 호감도 증가시킴


협찬은 극의 특성상 필요한 물품을 말 그대로 협찬받는 것이지만 이러한 경우에는 협찬사의 물품을 부각시키기 위해 없던 상황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또한 <사례7>에서 선물한 로봇청소기는 프로그램 홈페이지에서 이 장면의 사진과 함께 자세한 제품설명이 등장하고 있으며 리오앨리 역시 프로그램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다루어주고 있다.


(4)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모두 여기에서 만난다?

<사례10> 던킨도너츠

① KBS2 ‘싱글파파는 열애중‘ 4회 방영분
하리와 윤소이가 던킨도너츠 매장에서 만나 “우리 예전에 이런데 참 자주 왔었잖아. 이 집 도너츠 좋아했었는데”라는 대사와 함께 테이블에 수북한 던킨도너츠와 커피잔이 노출


② SBS ‘온에어‘ 10회, 11회 방영분
대본 리딩때 책상에 도너츠와 던킨도너츠 종이컵이 인물 클로즈업 시 화면 오늘쪽, 양쪽 등 수시로 화면에 잡힘


던킨도너츠는 유독 드라마에서 눈에 많이 띄는 업체(장소)이다. 지난 해 ‘강남엄마 따라잡기’에서도 던킨도너츠는 등장하는 모든 아이들의 간식이었으며 모든 엄마들의 모임장소가 되기도 하였으며 선물로까지 전해주는 등 자주 노출되었던 업체이다.

“싱글파파는 열애중”과 “온에어” 모두 장소협찬으로 던킨도너츠가 들어가 있으며 의도적으로 도너츠에 대한 칭찬(?)과 브랜드를 식별할 수 있는 컵등의 노출이 눈에 띈다.


(5) 인터넷으로 바로 연결되는 편리한 시스템


<사례11>“온 에어”의 방송정보
– 공기청정기 매직볼, 이딸라 에스프레소 잔, 리오앨리, 로봇청소기 룸바, 몰링 몰   (사이트 링크)


<사례12>“누구세요?”의 알려줘요 이상품 코너와 촬영장소 정보 코너


인터넷의 정보는 공중파방송의 영역이 아니므로 무관하지 않느냐고 주장할 수도 있다. 어차피 인터넷이 갖고 있는 특성상 시청자들이 먼저 질문을 할 수도 있고 그것에 대한 답변을 일일이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청자들을 위한 서비스차원에서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방송에서 많이 부각된 만큼 인터넷의 정보는 사실상 그 제품의 실질적인 소비로 연결되고 있다.

방송과 인터넷을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것이 현대 미디어의 속성인 이상 이제는 방송에서의 간접광고를 넘어 인터넷에서의 직접 광고로 구체화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체가 다르므로 방송심의와 같이 이에 대한 제재가 가해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방송프로그램의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고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통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인터넷 상의 프로그램 홈페이지가 오로지 상업적인 목적으로만 이용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결론 및 제언>

드라마는 유행을 선도한다. 없는 유행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앞으로 있을 유행을 예고하기도 한다. 때로는 뜻하지 않은 것이 사람들의 호응을 얻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러한 드라마의 특징을 상업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이 드라마의 PPL일 것이다. 등장인물이 갖고 있는 이미지와 함께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상품의 이미지가 상승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러한 간접광고 혹은 PPL이 비난을 받거나 규제를 받고 있는 것은 ‘방송’이라는 영역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공적인 가치 때문이다. 방송은 다른 매체와 달리 공공성과 공익성이라는 가치를 실현해야 할 의무와 권리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다른 여타의 매체들과는 달리 시청자들에게 무료의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또한 시청자들이 공중파 방송에 많은 것을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은 미디어환경이 변화하면서 등장하고 있는 많은 유료매체들이 상업적이고 선정적인 코드로 일관하고 있는 것에 지쳐있기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의 간접광고는 억지스러운 드라마의 설정으로 하여금 전체 프로그램의 질을 하향시킬 수 있다. 지속적으로 협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높은 시청률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하기에 작품성보다는 시청률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으며 광고효과를 노리고 협찬을 하고 있는 업체들은 더 빈번한 노출과 대사를 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드라마의 전체적인 스토리나 구성과 무관한 억지스러운 에피소드의 삽입으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번 분석대상 중 하나인 드라마 “온에어”에서 PPL을 안하겠다는 배우에게 현실적으로 아예 안할 수는 없지만 되도록 노골적이고 지나친 것은 막아보겠다는 제작사의 답변은 마치 이 드라마에 대한 방패막이로 들린다. 현실적인 제작비의 한계를 들먹이며 드라마 제작의 현실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이 드라마에서 PPL은 더욱 노골화되고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외주제작이 활성화되고 드라마의 제작비가 높아지면서 어쩔 수 없이 할 수 밖에 없는 PPL에 대하여 차라리 양성화시켜 음성적인 거래를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렇지만 간접광고의 양성화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그 어떤 구체적인 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왜 드라마의 제작비가 높아지고 있는지 그 원인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어 있는 톱스타의 출연료와 화려한 배경의 주인공들만을 선호하는 드라마 구조 그리고 불필요한 해외로케까지 작품성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이런 요소들에 대한 고민이 우선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여기에 방송사들의 외주제작사에 대한 ‘알아서 충당하라’는 식의 제작비 지원방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간접광고와 프로그램 질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란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문의. 미디어워치 02-3673-2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