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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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리베이트를 양성화 시키는 것이 필수약제의 공급방안이 될 수 없다!

5월 8일 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안건으로 리펀딩 제도를 회부하였다. 복지부는 필수, 희귀 약제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리펀딩 제도를 제안하고 있다. 리펀딩 제도는 다국적제약회사들의 전 세계 동일약가정책을 인정해 주는 대신 그 중 일부를 건강보험관리공단(이하 공단)이 리베이트로 환수하는 것이다.


우선 우리 환자노동시민사회 단체들은 지난 수 년 동안 문제가 되어온 제약회사의 공급거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복지부가 기껏 내놓은 것이 ‘리베이트 양성화’ 정책이라는 것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필수약제 공급문제의 핵심적인 원인은 제약회사의 과도한 독점권과 이를 제어할 방법이 전혀 없는 국가 간에 힘의 불균형 때문이다. 따라서 제약회사의 일방적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리베이트 제도는 제약사들이 추구하는 독점 강화 전략을 오히려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이 본질적인 문제를 한층 더 악화시킬 것이다. 정부에 리베이트를 상납하면서까지 고가약가정책을 지켜낸 제약회사에 앞으로 남는 것은 더 강한 권력과 그로 인한 더 큰 이윤이다.


둘째, 리베이트는 그 속성 상 음성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어서 국민들은 실제 약의 가격, 협상 내용 등을 알 수 없게 된다. 건강보험료를 지불하고, 직접 약을 구입하는 국민들이 실제 약의 가격을 알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건강보험재정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약가에 있어서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바로 리베이트 제도이다.


셋째, 정부는 희귀 난치성 질환 약제와 필수중증질환 약제에 리베이트 제도를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제약사들은 리베이트 제도가 전체 약제에 적용되기를 바라고 있다. 리베이트 제도를 이용하여 제약사들은 더욱 다양한 고가, 독점 전략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수희귀약재부터 시작된 리베이트 제도가 전체 의약품에 확대 적용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것은 현재의 약가시스템 자체를 무너뜨리게 될 것이다.


넷째, 현재의 약가협상 방식과 비교해서 리베이트를 통한 협상 방식이 더 효율적인 것인지에 대한 근거가 없다. 공단이 약가를 협상하는 것은 그 결과가 모두에게 공개되지만 리베이트는 비공개일 수밖에 없다. 음지로 숨어드는 리베이트 협상장에서 이미 지금도 열악한 공단의 협상력은 더욱 협소해 질 것이다.


다섯째, 설령 희귀난치성질환 의약품에만 리베이트 제도가 적용된다고 할지라도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권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희귀난치성 질환치료제는 그 고가로 인하여 100/100으로 환자에게 본인부담금을 지우는 경우가 상당하다.


2008년 기준 희귀의약품 급여심사기준을 살펴보면 75% 정도가 환자전액본인부담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총 208 품목 중 심사평가원에서 검색이 가능한 44품목 가운데 33개 품목). 예를 들어 다발성경화증치료제인 ‘레비프 프리필드주사 22mcg’의 경우 주 3회 투여시 연간 약값은 약 1,165만원이며 다발성골수종치료제인 ’파미온탈리도마이드캡슐 50mg‘의 경우에는 연간 약 3,000만원을 환자들이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복지부는 이에 대한 대안이 전혀 없다. 본인부담액이 변동하는 경우에는 환급함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의료기관에서 100/100 항목 신고를 상당부분 누락시키는 것에 대한 상황파악을 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즉,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단이 제약사로부터 약값을 돌려받을 방안이 없으며 환자들은 되돌려 받을 길 없는 리베이트까지 제약사에게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약가 리베이트를 공식화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전례가 없는 제도이다. 복지부는 이처럼 중요한 제도를 사회적 논의나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건정심을 통해 얼렁뚱땅 시행하려 하고 있다. 필수희귀의약품 공급 문제의 해결 방안이 리베이트를 양성화시키는 것이 될 수는 없다. 복지부는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시도를 당장 중지해야 한다.


  
2009. 5. 8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노총,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연대 □ 시민사회단체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서울YMCA시민중계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 참여연대,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의료생협연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 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전국사회보험지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연구노조 보건사회연구원지부, 연세의료원노동조합 □ 농민단체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 지역단체 대전참여자치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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