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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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신종플루 치료제 확보를 위해 ‘강제실시’ 발동해야

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복지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에 따르면 19, 20일 이틀 연속 각각 약 100명씩의 신종 플루 감염자가 새롭게 발생하였다고 한다. 지난 주말에는 신종 플루 감염으로 두 명이 사망하였다. 일본에서도 감염자 수의 급격한 증가와 세 번째 사망자 발생으로 지난 19일 경계수준을 ‘대유행’ 단계로 격상하였다. 국내에서도 신종 플루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백신과 항바이러스 치료제 수급 문제가 첨예하게 떠오르고 있다.
 
스위스 계 초국적 제약회사 로슈는 신종 플루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독점 생산 공급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각 국가가 인구의 20%까지 항바이러스제를 비축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로슈가 공장을 완전 가동한다고 해도 전 세계 인구의 20%가 복용할 수 있는 타미플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치료제 부족으로 사람들이 죽어가도 오로지 로슈만이 타미플루를 생산할 수 있다. 이것이 현재 의약품 특허제도이다.
이미 치료제 확보 전쟁은 시작되었다. 미국, 스위스, 영국, 호주, 일본 등에서는 WHO 권고 기준 이상의 물량을 이미 확보하고 있으며 추가 확보를 위해 구매 경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현재 인구의 5%에 불과한 247만 명 분의 항바이러스제를 보유하고 있을 뿐이며 올해 12월말 기준으로 531만 명 분(인구의 11%)을 확보하겠다고 한다.
 
신종 플루 치료제 확보에 대한 우려와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는 어제 신종 플루 당정협의회를 개최하였다. 복지부는 이 자리에서 개학 후 9월 초에 인플루엔자 유행기준에 도달한 후 10월 ~11월에 유행이 정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현재 정부는 인구 5% 분량의 치료제만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국제적으로 이미 치료제 확보 전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어떻게 유행이 최고조에 달하기 전에 충분한 치료제를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당정협의회에서 국내 A 제약사가 인도 B 제약사와 원료약 수입 체결을 맺은 상황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로슈로부터 비싼 타미플루를 사들이기 위해 기약도 없는 수개월을 기다리지 않고서도 똑같은 치료제를 국내 제약사가 훨씬 저렴한 가격에 생산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정부의 ‘강제실시’ 발동이다. 강제실시는 특허권자가 아닌 제 3자가 약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로슈가 아닌 다른 제약회사들도 타미플루를 생산할 수 있게 되어 치료제 품귀 현상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특허법 106조에 의해 강제실시를 발동하면 특허권자와 사전협의 하지 않고도 바로 치료제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도 각 국가가 재량으로 강제실시권을 발동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국민들의 불안이 커져가고 있는 현재 상황은 강제실시를 발동할 수 있는 비상사태 요건을 충분히 채우고도 남는다.
 
그러나 복지부는 아직 대유행이 아니라는 이유로 강제실시 발동을 미루고 있다. 이미 대유행이 시작되면 때는 늦다. 미국, 캐나다도 2001년 탄저병 유행에 대비하여 치료제 확보를 위해 강제실시를 활용한 바 있다. 한국 특허청조차 지난 6월에 주무부서인 복지부의 청구가 있으면 타미플루에 대한 강제실시권 발동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보건복지가족부는 초국적 제약회사의 특허권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이유로 강제실시를 시행하는 것을 꺼려한다. 로슈는 신종플루 유행으로 이미 떼돈을 벌어 들이고 있다. 복지부가 걱정해야 할 것은 로슈가 깔고 앉아있는 돈방석이 아니라 국민들의 생명이다. 더 늦춰서는 안 된다. 복지부는 즉각 강제실시를 통해 충분한 타미플루 치료제의 생산과 공급을 시작하라!
 
2009년 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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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HIV/AIDS 감염인연대‘KANOS’,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공공의약센터,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동성애자인권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 인권운동사랑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공공의약센터, 진보네트워크센터, 사회진보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정보공유연대IPLeft, 진보신당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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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실시에 대하여


강제실시(Compulsory License)는 특허를 가진 자의 동의 없이 강제로 특허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정부가 강제실시권 발동을 통해 행사하며 세계무역기구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TRIPS)’에 이 권리가 규정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특허법 내에 강제실시 규정을 두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9·11 테러 이후 미국은 독일 바이엘사의 탄저병 치료제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바이엘사의 특허권에 대해 강제실시를 시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 강제실시를 시행한 것과 달리 대부분의 약을 선진국 제약 업체에 의존하는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선진국의 압력으로 거의 시행된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나라에서 에이즈나 조류독감에 대한 약을 강제실시하여 값싸게 생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에 의해 강제실시권이 발동될 수 있는 경우는 정당한 이유 없이 특허발명이 특정 기간 동안 시행되지 않을 경우, 국가 긴급사태나 기타 극도의 위기 상황, 혹은 공공의 비영리적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경우 시행할 수 있습니다.


강제실시를 하면, 독점을 무력화함으로써, 의약품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고 생산이 독점되지 않음으로써 제품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해집니다. 특허가 해외 기업에 있는 경우, 강제실시를 통해 자국의 제품생산능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허는 특정 기업에게 일정 기간 동안 독점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품의 가격을 자기 마음대로 높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으며, 의약품의 경우, 개발도상국은 높은 가격 때문에 의약품에 전혀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강제실시가 시행된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특허법 내 강제실시 관련 조항은 사실상 사문화 되어 있는데, 그동안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에 대한 강제실시 청구 등이 수차례 있었으나 정부는 강제실시에 대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의 : 사회정책팀 02-367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