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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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국민안전 외면한 졸속적 백신구매의향서 폐기하고 재협상하라

정부는 국민의 안전보다, 다국적 제약회사의 눈치보기에 더 급급한가?


지난 10월 8일 질병관리본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박은수 의원이 발표한 백신공급 구매의향서 내용이 충격을 주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GSK와 체결한 구매의향서를 보면 구매의향서는 법적 효력이 없으며 의향서에 따라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나와 있다. 또한 GSK에 대하여는 중대한 과실이나 고의 등을 제외하고는 제3자에 의한 소송이나 청구에서 책임이 없는 면책 특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박은수 의원은 제3자에는 국회나 시민단체, 전문의료단체 등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내정간섭의 요구 수준이라고 지적하였다.


우리는 구매의향서의 내용을 통해 정말로 보건복지부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부서인지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 우선 구매의향서는 비밀보장의무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법적 효력이나 의무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이는 8월말 정부가 GSK로부터 300만 도스를 확보하였다고 주장한 바가 거짓말임이 드러난 것이다. 분명 질병본부 관계자도 계약체결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계속 협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국정감사에서 밝히고 있다. 결국은 백신공급 등 신종플루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여 여론에 질타를 받았던 시점에, 보건복지부는 아무런 효력도 없는 구매의향서를 가지고 백신을 확보하였다고 국민을 기만하고 위기를 넘기고자 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GSK에 대한 면책 특권이다. 중대한 과실이나 고의로 인한 경우를 제외해놓고는 책임을 면제해 주고 있다. 이는 사실상 제약회사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다. 의약품의 안전성, 유효성을 관장하는 정부 기관에서 어떻게 이런 판단을 한 것인지 황당할 따름이다.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는 보건복지부는 누구를 위한 기관인지 묻고 싶다.


정부는 백신을 제조하는 국내 제약회사에게도 똑같은 면책특권이 주어져있고 다른 선진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형태로 구매의향서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러한 내용을 국민 앞에 명확히 공개하여야 할 것이다. 제약회사가 의약품의 안전성에 대해서 책임은 지지 않고 권리만 행사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할 정부가 제약회사의 요구만을 받아들이고 국민의 안전은 도외시하는 것을 국민이 이해해야한단 말인가?


또한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굴욕적 협상이 단지 GSK와의 백신계약에 국한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정부는 항바이러스제의 확보를 위해 로슈와 GSK와 계약을 체결하였고, 백신 확보를 위해서 녹십자와 계약을 체결하여 안정적인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가 있다. 그러나 현재 한 언론기사에 따르면, 애초 주장되었던 로슈의 항바이러스제 연내공급 300만 명분에 미치지 못한 146만 명분 밖에 추가로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정부는 여전히 항바이러스제와 백신의 확보상황에 대해서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것은 정부가 협상과정에서 다국적 제약회사의 눈치보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녹십자의 백신 계약서, 로슈와 GSK의 항바이러스제 구매의향서와 계약서를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백신과 항바이러스제의 확보에 대해서 명확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다.


정말로 우리를 분노케 하는 것은 정부의 태도이다. 그동안 우리는 전 세계적인 신종플루 발생시기부터 정부의 예방대책을 촉구해왔고, 강제실시를 통한 항바이러스제의 비축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우리의 요구는 통상무역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그리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추상적인 미사여구로 무시하여 왔다. 그러면서 정작 국민의 요구를 반영시켜야할 제약회사와의 협상에서는 굴욕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러고도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건강을 책임진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가? 지금이라도 정부는 국민의 건강권이 보장되는 형태로 다시 협상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신종플루 사태를 맞이하여 항바이러스제와 백신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하여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을 주장하여왔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판단한다. 의약품의 생산과 공급을 제약회사에게만 맡길 때 이와 같은 사태는 앞으로 반복해서 나타날 것이다. 다국적 제약회사의 대변자라는 오명을 듣기 싫다면 지금이라도 의약품의 안정공급을 위한 제도개선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1. 정부는 GSK와의 구매의향서를 즉각 폐기하고 재협상에 나서라.
2. 녹십자의 백신 계약서, 로슈․GSK와의 항바이러스제 구매의향서․계약서를 즉각 공개하라.
3. 향후 같은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라.


2009년 10월 12일


건강권 보장과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희망연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노동건강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기독청년의료인회/ 서울YMCA시민중계실/ 연세의료원노동조합/ 의료소비자시민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전국사회보험지부/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보건사회연구원지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참여연대/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의료생협연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행동하는의사회/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광주전남지부,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광주전남지부,광주전남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광주전남지역본부,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전국사회보험지부 광주전남지회,광주지역보건계열대학생협의회)/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부산의료연대회의(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부산지역본부,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전국사회보험지부 부산지회,민주노동당부산시당 무상의료운동본부)}
한국HIV/AIDS 감염인연대‘KANOS’,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공공의약센터,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동성애자인권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 인권운동사랑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공공의약센터, 진보네트워크센터, 사회진보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정보공유연대IPLeft, 진보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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