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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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심평원에 금감원과의 업무협약 체결에 대한 공개질의서 발송

 

경실련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금융감독원의 ‘건강․민영보험 적정급여 유도 및 보험금 누수방지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과 관련해 구체적인 업무협약 내용과 정보공유 과정에서 초래될 수 있는 국민의 민감한 개인질병정보 관련 자료 유출 등 부작용에 대한 대책은 있는지 이에 대한 심평원의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하였다.

 

1.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금융감독원은 건강보험과 민영보험의 적정급여 유도, 보험재정 누수 방지를 위한 목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평원은 이번 협약을 통해 부적정 급여를 청구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를 금감원과 공유하고 불법행위에 함께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 하지만 업무협약의 주요내용에는, “공·민영보험 적정급여 유도를 위해 필요 정보를 공유하고 공민영보험이 연계된 부적정급여 방지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되어 있다. 이는 심평원과 금감원이 불법행위에 함께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부적정급여를 청구하는 의료기관 뿐 아니라 부적정 입원환자에 대한 관련 정보도 공유하겠다는 것으로, 의료기관이 연루된 보험사기 조사과정에서 입원환자 역시 그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부적정 입원환자 조사목적으로 관련 정보를 금감원과 공유하게 되면 전 국민 개인질병 정보를 남용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충분한 근거 없이도 개인정보를 확인하려 들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해당 환자의 개인질병정보가 누출될 위험과 확인한 정보가 보험회사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 개인의 동의 절차도 없이 행정 편의에 따라 민감한 정보들이 오간다면 결국 보험사기를 방지한다는 미명 하에 보험회사의 이익을 위한 활용도구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안고 가는 것이다.

 

3. 또한 보험사기 방지를 위해 공보험이 가지고 있는 국민들의 개인질병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국민들에게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보험사가 개인질병정보를 통해 해당 환자가 보험을 청구할 때 보험금 삭감의 근거로 사용하거나 극단적으로는 해지사유로 삼을 수 있게 된다. 가령, 사고 후에 의학적인 소견만으로는 기왕증인지 아니면 사고로 인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보험사는 환자의 기왕증 정보를 얻게 되면 사고로 인해 발생한 질병인 경우에도 이를 인정해 주지 않거나 보상금액을 삭감하려할 것이다. 이미 이전에 치료받았거나 진단받은 경력으로 인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민간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4. 한편 양 기관은 업무협약을 통해 보험사기 조사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보험사기 수사는 형사소송법 등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럼에도 심평원과 금감원이 보험사기 조사 강화를 명분삼아 민감한 개인질병정보가 포함된 국민의 건강보험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면 사실상 전 국민의 진료내역을 요구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고 축적된 자료는 민간보험사의 보험상품 기초 자료로 활용되거나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매우 커지게 되어 대다수의 국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은 우려는 지난 2008년 11월, 금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보험업법 개정안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전 국민 개인질병정보를 금융위가 열람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논란을 일으켰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당시 금융위도 개인질병정보를 보험사기 조사 목적에만 사용하고 극히 제한적인 범위에서 정보를 활용한다고 했지만 개인의 질병정보를 민간보험사의 돈벌이로 전락시킬 수 있는 법안이라는 점에서 여론의 비난과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발로 논란만 일으킨 채 관련 조항은 무산된 바 있다.

 

그동안 질병정보 공유의 문제는 민간보험업계의 오랜 염원으로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이를 관철시키려 하였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제기될 당시에 금융위는 보험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인질병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고 이번 금감원과 심평원 업무협약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있으며 법개정이 아닌 양 기관의 업무협약이라는 형태로 진행돼 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수단이 막혀 있으며, 양 기관에서 공유하게 되는 정보의 내용도 공개되지 않아 더 큰 우려를 보이고 있다.

 

5. 진료비의 심사를 위해 심평원이 가지게 된 정보를 국민의 동의도 받지 않고 공공기관이 나서서 개인의 민감한 질병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업무협약을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스러운 일이다. 심평원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는 적정진료와 요양급여의 적정성 여부를 심사하고, 국민에 대한 의학적 보호기능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획득할 수 있었던 정보이며 그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정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평원과 금감원의 업무협약 체결에 의한 정보 공유는 보험사기 등 불법행위에 대한 대응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전 국민의 민감한 개인질병정보를 보험업계에 넘겨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이와 관련된 심평원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한다.

 

6. 이에 심평원은 이후 금감원과의 업무협약 과정에서 공․민영보험의 정보 공유, 보험금 누수방지를 위한 통계자료 등 양 기관이 협력하게 되는 정보가 무엇인지 공유되는 정보의 기준 및 절차와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혀줄 것을 요청한다. 아울러 보험사기 등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보호 관리되어야 할 국민의 개인질병정보를 비롯한 건강보험 관련 자료의 유출 위험성에 대한 대책은 무엇이며, 이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밝혀줄 것을 요청한다.

 

마지막으로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민간보험에 관한 보험사기가 발생하고 있지만 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민간보험회사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보험사기를 방지하는 나라는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다시한번 심평원의 책임있는 자세와 답변을 촉구한다. 
     

[문의. 사회정책팀 02-367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