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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학교폭력의 예방과 해결을 위한 갈등해결, 평화 활동 단체의 정책제안서

학교폭력의 예방과 해결을 위한 갈등해결, 평화 활동 단체의 정책제안서
-학교 구성원들의 자율적이고 관계회복적인 문제해결 시스템으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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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의 한 중학생이 친구의 괴롭힘에 자살한 사건 이후 우리 사회는 학교 폭력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사한 사건들이 연이어 보도되고, 원인이 무엇인지, 대책에 대해서도 날마다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교과부를 비롯해서 국회, 경찰청 등 관련된 기관마다 앞 다투어 학교폭력 대책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정책과 사업을 발표하고, 법률 개정을 하고 나섰다. 학교폭력 관련해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고 모두들 이야기하듯이, 1995년 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 2004년 학교폭력 및 예방에 관한 법률 제정, 2005년 학교폭력예방 5개년 기본계획 등 사고가 날 때마다 대책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모양만 다른 아니 어쩌면 더 심해진 형태로 폭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제는 사건에 대한 대응, 대책으로서가 아니라 좀더 근본적 접근이 필요한 때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 시점에서도 쏟아져 나오는 대책들은 일부 근원적이고 장기적 측면의 대책들도 이야기되고는 있으나 주로는 문제행동을 감시하기 위한 CCTV시설 확충이나 스쿨폴리스의 확대 등으로, 문제행동의 학생을 격리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거나 이른바 ‘문제학생을 학교 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것이 주류이다. 격리와 처벌은 처벌권자 앞에서 문제행동을 잠시 멈추게 할 수 있게는 할 수 있지만, 당사자 스스로 그 행동을 바꾸고 중단하게 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감시체계의 확대는 아무리 확대해도 모든 청소년들을 다 감시하고 통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미 충청북도의 경우 1월 17일부터 관할 5개 교육지원청에 1명씩 스쿨폴리스를 배치했다고 하는데, 이 조치는 실효성은 물론이고 모든 청소년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다는 점은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학교폭력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가 다시 물어야 한다. 합창대회나 아이들의 자율적 동아리 활동, 축제 등은 없어지거나 축소되었고, 교사와 학생의 대화는 문제 행동이 있을 때 교사가 학생을 불러서 훈계하고 다짐을 받을 때나 가능한 실정이다. 이는 학교의 모든 교육, 행정이 학력경쟁이 중심이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아이들은 더 이상 도덕 수업을 받지 않으며, 예능, 체육 등 몸을 움직이고 창의성을 요구하는 활동은 몰아서 하거나 입시과목에 밀려 있다. 학생들이 농구를 하고 놀려면 그걸 배우러 학원에 가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노는 것도 학원에 가서 배워야할 정도이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욕구를 긍정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놀이, 문화는 점점 사라지고, 권위적이고 힘 중심의 폭력적 사회문화와 구조가 그대로 학교에도 자리잡아가고 있다.

 

 학교의 최우선 가치는 입시를 위한 학력향상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생김새와 취향이 같거나 다르거나, 공부를 잘하거나 잘하지 못하거나, 유명메이커 운동화를 신었거나 그렇지 않거나 서로 존중하며 함께 어울려 놀고 공부하는 것, 다른 사람과 의견이 다르거나 갈등이 발생했을 때 각 당사자들이 대화를 통해 협력적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나가는 것, 돕고 배려하며 상호의존적 사회관계를 배워나가는 것이 이루어지는 곳이 학교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학교의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일상적인 학교의 폭력 문화를 평화 문화로 바꾸기 위해서는 단선적 징계와 처벌 중심의 대책이 아니라 치유와 공동체 복원이라는 좀 더 장기적이면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리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함께 협력하고 돕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학교폭력 대책은 안전하고 평화로운 학교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다음의 원칙을 견지해야한다. 첫째,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시스템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학교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폭력을 예방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힘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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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폭력과의 전쟁 나선 경찰>

 

 이러한 원칙을 충족시키는 몇 가지 정책을 제안한다.

제안 1. 당사자 중심의 학교 갈등예방과 해결 시스템을 구축하자.
현재의 교육체계에서 학교폭력 예방과 해결의 통합적,회복적 접근을 위해서는 세 가지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접근해야한다. 

 첫째, 상호 존중과 관계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을 실시한다.
많은 사람들이 화가 날 때, 의견의 충돌이 생겼을 때 자기의 감정과 요구를 어떻게 표현할 줄을 몰라서 폭력적인 언어, 짜증, 또는 실제적 폭력으로 표출하기도 한다.  갈등해결교육,평화교육,인권교육,비폭력대화교육 등은 또래 간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서로 존중하며 대화로 풀어갈 수 있도록 하는 소통 기술, 분노조절방법 등을 배움으로써 폭력 예방교육으로도 의미가 있다. 차이와 대립을 긍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을 배움으로써 폭력적 상황으로 가지 않고 또래 간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교육으로 학교 공동체 성원 사이의 갈등과 차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자기 존중감을 높이고,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존중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한다.

 둘째, 중립적 3자로서 조정자 훈련을 받은 친구 또는 선배가 당사자들이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어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래조정자(중조자)는 일정한 갈등해결과 조정기술 훈련을 통해 조정자 역할을 습득하고, 학생들 간 갈등이 있을 때 당사자 스스로 대화를 통해 문제해결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일상적 갈등이 큰 폭력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고 또래가 1차 목격자이기 때문에 일상 갈등 상황에서 당사자들이 대화로 문제 상황을 해결 할 수 있도록 훈련받은 또래동료가 활동하는 것은 학교 폭력과 징계 문제를 감소시킬 수 있고, 학교 분위기를 개선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분쟁을 대화로 해결하는 경험, 문화의 변화를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 간 대화를 통해 행위에 책임을 지고 상처를 회복하기 위한 대화모임을 정착시켜야 한다.  
학교에서 폭력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규칙을 어긴 것이 문제라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와 고통을 준 것이 문제 행동이라는 것을 배우고, 문제 행동으로 인해 생긴 손실,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행위자가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학교 공동체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문제행동을 한 행위자를 낙인찍고 배제하는 것으로는 상처받고 손실을 입은 사람의 고통과 상처가 회복되기도 어렵고 안전한 학교 복귀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학교에서 발생한 폭력사건을 당사자간 대화를 통해 행위에 책임을 지고 상처를 회복하기 위한 대화모임을 정착시켜야 한다.
 당사자간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방식-회복적 정의에 기초한 문제해결방식은 현재 서울가정법원을 비롯해 각 법원의 소년부에서 화해권고제도로 진행해오고 있으며, 그 성과가 이미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등 학교의 기구에서 이러한 과정과 절차를 의뢰하는 방법에서부터 시작하자.

 

제안 2. 학교폭력 예방과 해결 시스템 구축의 지원체계를 마련하자.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학교의 주체에 대한 관련 교육을 통해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또 한편으로는 학교 밖 시민사회단체 및 협력기관의 활동이 활성화되어야 하고, 그를 위한 지원, 인적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게 계획되어야 할 것이다.

– 교사 및 관리자의 적극적 참여를 위한 방안
  ㆍ신규 임용교사 대상 ‘갈등예방과 해결 시스템’ 관련 필수 교육
   ㆍ교육청 등에서 생활지도부장 대상의 관련 주제로 다양한 연수 기획, 진행 등
    예) ‘회복적 학생 지도의 원칙과 방법’ 연수(30시간)
    예) ‘또래조정반 운영 및 훈련을 위한 교사 연수’(30시간)
    예) 학교 내 갈등 조정 교사-교사, 교사-관리자 간 갈등해결
     예) 평화로운 학급운영을 위한 의사소통 교육- 교사를 위한 비폭력대화 연수 (30시간)
     예) 비폭력대화에 기반 한 조정 훈련을 위한 교사 연수 (30시간)
– 민간 관련단체 협력기관, 지원기관으로 MOU 체결 및 지원
  ㆍ‘갈등해결교육, 평화교육, 인권교육’ 진행자 훈련 지원
  ㆍ 회복적 정의에 기초한 ‘대화모임’ 조정자 훈련 지원     
  ㆍ‘갈등해결교육, 평화교육, 인권교육’ 매뉴얼 개발 등 연구 지원 등
 
– 학교 공동체 성원으로서 학부모의 참여를 위한 방안
  ㆍ학부모 대상 갈등해결교육, 평화교육, 인권교육’진행자 훈련
  ㆍ학부모 대상 회복적 정의에 기초한 ‘대화모임’ 조정자 훈련           
  ㆍ학부모 대상 상담자 훈련 등

 

 –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이 참여하는‘갈등예방과 해결 시스템’에 대한 교육

 

제안 3. 위 제안을 현실화시키고 정착시키기 위해 위 제안을 정책당국이 책임지고 시행하되, 학교 구성원 각 주체가 서로 협력하는 가운데 이루어지길 바라며,우선 시범실시부터 차근차근 시작하자.
 제안한 학교 갈등해결시스템 구축은 한꺼번에 전국 모든 초중고에서 실시하기는 어려워도, 최소한 접근을 권장하고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에 필요한 최소 20억원이면 100개 학교에서 갈등예방과 해결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학교 폭력이 하루 아침에 이렇게 불거지고 문제가 된 것이 아닌 만큼 해결 또한 하루 아침에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시범실시로 시작하되 학교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문제해결의 힘을 기르고, 관계회복적인 문제해결 시스템이 정착될 때까지 차근 차근 멈추지 않고 시행해 나가야 한다.
– 학교 갈등예방과 해결 시스템 구축 시범실시: 한 학교당 2천만원(1학년 전교생 대상 1학기 최소 20시간 이상의  갈등해결교육, 평화교육, 인권교육 실시, 또래조정반 운영, 회복적 정의에 기초한 당사자간 ‘대화모임’ 5건 이상)
– 한국형 모델 개발 및 실험연구: 전국 확대를 위한 실증적 연구

학교평가의 기준을 바꾸자.
– 학교와 교육청이 학교폭력을 은폐하려는 이유는 각종 평가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교장경영능력 평가, 교원성과급평가, 시도교육청 평가에는 학교폭력 발생 건수가 반영된다. 학교폭력 발생 건수의 많고 적음이 평가의 기준이 아니라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결해나가는가가 학교 또는 교장, 교사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 학교, 교사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아이들을 살피고, 폭력 문제에 적극적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드러나야 해결할 수 있다.

각 교육청 산하에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자.
– 학교가 해결하기 어려운 분쟁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고 그에 응할 수 있도록 조정전문가들로 구성된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정부 당국이 학교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자로서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위 제안이 이 사회 성원들이 서로 협력하며 평화적인 문화를 만들어가는 시초가 될 것이라 생각하며, 정책 당국이 책임있는 조치를 바란다.

 

2012. 1. 30

제안단체
경실련 갈등해소센터, 광명교육연대, 비폭력평화물결, 서울 YMCA 시민중계실, 청년평화센터 푸름,    평화여성회 갈등해결센터, 한국갈등해결센터, 한국NVC(비폭력대화)센터, 한국평화교육훈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