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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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국공립근무 의료인력양성제도 도입 촉구

 

국민의 의료기본권 보장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의료를 확충하라

 

– 9% 공공의료비중을 획기적으로 확충할 수 있도록 국공립근무 의료인양성제도를 마련해야 –

 

최근 포괄수가제 실시, 만성질환관리제도, 의료분쟁중재조정원 시행 등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추진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제동을 걸며 시행거부를 시사하고 있다. 포괄수가제는 백내장·맹장·제왕절개 등 7개 수술을 할 때 진료량·입원일수에 관계없이 미리 정해진 진료비를 지불하는 제도로 과잉진료를 막고 늘어나는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15년간 시범시행을 통해 본격 도입하는 제도다. 그런데 의협은 시행에 이미 합의했거나 추진이 기정사실화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의료공급자로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것이어서, 민간의료가 90%를 넘는 우리나라 의료현실에서 국민을 중심에 둔 보건의료정책 추진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경실련은 국민의 의료기본권 보장을 위해서 민간 중심의 의료공급체계를 공공의료비중을 대폭확충하는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

 

1. 의료는 국민의 기본권, 국가가 의사에게 국민 생명보호의무를 위임한 것

 

헌법상 국가는 구성원인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우리 헌법 제 36조 3항에서도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고, 보건의료기본법 제1조에는 ‘보건의료에 관한 국민의 권리․업무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정하고 보건의료의 수요 및 공급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여 보건의료의 발전과 국민의 보건 및 복지의 증진을 꾀하고 있다. 의료법 제1조에는 국민의료에 관하여 기본사항을 규정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증진하고자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가는 군인에게 총을 주고 외적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게 하는 것처럼, 의사에게 국가의 대국민 생명보호의무를 위임하여 수행토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가는 의료인양성과 교육시스템을 만들고, 국민의 세금지원과 정책의 집중지원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현재 우리나라는 국공립 및 사립대학에 의과대학을 인가하여 각종 지원을 통해 의료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국가가 법으로 의료공급독점권과 자유개업권을 보장하고, 국민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하여 의료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도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보호라는 헌법적 의무를 다하기 위한 방편이다.

 

2. 국민의 기본권인 의료가 영리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

 

사회보험 성격인 국민건강보험제도 도입 후 국민의 기본권으로써의 의료보장 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의료계는 행위별수가제의 오남용, 신약, 신재료, 신기술의료행위에 대한 비급여 확대, 비보험제도 등으로 서민의 의료비부담을 지속적으로 늘려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불체계를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포괄수가제로 바꾸어 건강보험재정의 한계효율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포괄수가제의 단계적 전면실시를 앞둔 현 시점에서, 의료계는 정부가 왜 수가를 통제하고 진료행위를 제한하는가 반발하며, 파업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드러내, 의료를 사적영역으로 인식하고 국가가 부여한 독점적 권한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방영된 포괄수가제 관련 TV 토론에서 대한의원협회 관계자는 ‘제 돈 내고 대학교 나왔고, 제돈 내고 병원 세웠거든요. 제 돈 내고 의사되었습니다. 근데 제가 무슨 보조를 내가 공부’하여 의사가 됐는데 왜 정부가 진료행위와 수가를 통제하느냐는 취지의 발언으로, 의사와 병원의 영리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했다. 의료는 국민의 기본권이며, 의사는 국가로부터 국민의 기본권 수호의 의무를 위임받고 국가로부터의 지원과 의료공급독점권을 부여받았다는 사실을 망각한 발언이며, 공공의료비중이 10%도 되지 않는 우리나라 의료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3. 정부와 지자체는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직접 나서야

 

이제 더 이상 의료를 민간에게 맡겨서 영리수단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 특히 의료계는 국방의학전문대학원설치도 반대하는 등 이해관계자인 의료인이 스스로의 숫자를 통제하고 있는 집단이기주의적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정부가 이해관계자에 끌려다니며 공공의료확충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농어촌벽지에는 의사를 구하지 못해 폐업하는 의료기관이 발생하고, 군의관이나 교도소 의무관, 도서벽지 보건진료소 공보의 등이 태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의료인 수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의료인은 의료기관에만 근무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식품의약담당이나 보건의료정책관으로도 참여해야 하는바, 우리나라 의료인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의료인의 숫자는 획기적으로 늘려야 향후 복지국가체계를 갖추는데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경실련은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한다면 국민건강권을 볼모로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의협의 집단이기주의를 목격하면서 이제는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건강권을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10%가 되지 않는 공공의료비중을 획기적으로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하며, (가칭)국공립근무 의료인양성제도를 도입할 것을 촉구한다.

 

서울의료원(본원, 동부, 서부, 북부, 보라매병원 등)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특별시가 서울시립대학에 의과대학을 신설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 일산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의과대학을 운영할 능력과 자격을 갖추고 있다. 통합병원을 운영하는 국방부, 경찰병원을 운영하는 경찰청, 보훈병원을 운영하는 한국보훈복지공단, 산재의료원을 운영하는 근로복지공단 등에서 군의관, 경찰공의 등 공공의료인을 양성하도록 함으로써, 국공사립교육기관에서 독점하고 있는 의료인양성을 다양화하여야 한다. 의료인을 우리나라 사관학교와 같이 국가에서 양성하여 국가공무원으로 임용 근무시키고 있는 국가도 많이 있고, 가까운 일본도 자치의대와 방위의대를 설치하여 공공의료기관에 근무할 의료인을 양성하고 있다.

 

이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이나 이해관계자인 의료계의 이기적 주장에 휘둘리지 말고 국민입장에서 최소한 연간 1,000명이상의 공공의료인을 양성할 것을 촉구하며 향후 경실련은 공공의료의 질과 양을 제고할 수 있는 운동을 적극 전개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