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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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손쉽게 주민번호 변경할 수 있어야

– 정부, 개인정보 유출피해의 심각성에 대한 자각 부족 –
– 국회는 지난 2월 시민단체와 민병두 의원 등이 함께 발의한 
「주민등록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심도 깊이 논의해야 –
행정자치부는 지난 30일 주민등록번호 유출 시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민등록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변경에 대한 엄격한 요건을 두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정부가 주민등록번호의 유출 피해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주민등록법」 개정안은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돼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를 받는 사람, ▲재산에 대한 중대한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성폭력 관련 피해자로서 주민등록의 유출로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서만 주민등록번호를 변경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개정은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인한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험’과 ‘2차 금융피해’ 등을 방치하는 것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중대한 피해”에 대한 기준 자체도 모호하고,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피해 입증을 피해자에게 떠넘기는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개정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주민등록번호의 변경 취지는 전 국민의 주민등록번호가 유출 된 현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2차, 3차 피해를 예방하여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있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주민등록법」개정안은 ‘정보유출’과 ‘2차 피해’를 대량 양산하는 현행 주민등록번호 체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만 담겨있다.
국무회의 의결 이후 국회 논의 과정이 남아있지만 이마저도 전망이 밝지 않다. 이미 지난 2월 경실련, 진보넷 등 시민단체들과 민병두 의원 등이 함께 마련한 「주민등록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지만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다. 이 개정안에는 주민번호는 ▲주민등록번호가 유출, 도용, 또는 부정사용 등이 확인된 사람은 변경 가능, ▲‘인격과 결부된’ 고유 번호가 아닌 임의 번호 부여 등의 근본 해결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경실련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문제 해결의지가 없는 정부의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바이며, 국회가 시민단체와 민병두 의원 등이 발의한 「주민등록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시작해주길 강력하게 촉구한다. 국회와 정부는 국민 통제를 목적으로 했던 권위주의 시대의 산물인 현재의 주민등록번호를 유지하는 것은 향후 더 큰 피해와 부작용을 야기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