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책자료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보건의료]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한 의견서
2015.02.17
7,383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및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약제의 요양급여 대상여부 등의 평가 기준 및 절차 등의 규정에 관한 규정」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한 의견서

 

 

 ○ 이번 약가제도 개정안은 건강보험 출범 이후 치솟는 약제비를 감당하지 못했던 정부가 약제비를 관리하기 위해 2006년부터 시행했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원칙들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 OECD 통계에 의하면 건강보험 재정에서 약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번에 개정되는 약가제도가 통과되면 해당 약제뿐만 아니라 추후 등재될 신약, 나아가 제네릭 의약품의 가격도 인상되어 건강보험 재정부담과 함께 환자의 약제비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다.

 

 ○ 이번 개정안은 건강보험 재정부담이나 국민의 약제비에 어ᄄᅠᆫ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면밀한 검토나 공청회 없이 제약회사의 민원을 해소하는 개정안이다. 따라서 정부는 입법 예고된 개정안을 폐기하고 약가제도 운영 원칙 과 약제비 관리 계획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2. 세부 의견

 

 1) 효과 개선, 부작용 감소, 복약 순응도 개선 등이 인정되는 약제의 급여 적정성 평가 시, 투약 비용 비교 가격을 대체 약제 가중평균가에서 비교약제 가격으로 상향 : 반대

 

   – 이 규정은 기존 약에 비해 개선 효과는 있지만 경제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 신약에 적용되는 것이다. 경제성을 증명하지 못한 약들의 약값을 올려주겠다는 것은 근거 없는 제약회사 특혜조치일 뿐이다.

   – 더군다나 이미 이런 약들의 가격은 ‘대체약제 가중평균가’라는 이름하에 높은 약가가 보장되므로 굳이 이런 제도를 도입하여 또 다시 약가를 상향시킬 필요가 없다. 임상적 유용성 개선을 입증하지 못한 신약은 대체약제 가중평균가 또는 비교약제 기준이 아니라 대체약제 중 최저가약 기준으로 투약비용을 검토하여야 한다.

 

 2) 경제성평가 없이 대체약제 가중평균가 90%를 수용한 약제의 경우 약가협상을 면제하는 신속등재절차(Fast track)를 운영 : 반대

 

   – 약가 협상은 국민들을 대리하여 건강보험공단이 보험재정에 대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출할 약값을 정하는 중요한 약가제도이므로 이를 무력화 시켜선 안 된다.

   – 협상생략 대상약제들은 대체 약제가 있거나 기존 약제와 비교해서 딱히 나아진 게 없는 약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해당 약제들을 중요한 협상 절차를 무시해 가면서 빠르게 등재할 이유가 없다.
   – 최동익 의원실이 작년 11월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신약의 심평원 통과가격 대비 공단 협상 가격수준은 85.9%로 협상을 통해 가격이 14.1% 낮아졌다. 협상을 생략하는 대신 대체 약제 가중평균가 90%를 적용하면 신약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우려된다.

   – 또한 제약회사들이 이 제도를 악용하여 협상시 대체약제 가중평균가의 90% 이하로 등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약제들만 신속등재절차를 신청하고 90% 이상으로 등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약제들은 기존대로 협상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약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렇듯 신속한 급여가 필요하지 않은 약제들을 제대로 평가하거나 비용을 절감하지 않고 등재하는 것은 명백한 제약회사 특혜조치이다.

 

 3) 대체제가 없거나 환자수가 적어 근거 생성이 곤란한 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 경제성 평가가 곤란하므로 이를 생략하고 ‘A7 국가 최저약가’ 수준으로 인정 : 반대

 

   – A7 약가는 미국, 독일, 영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 선진 7개국 가격으로서 리펀드 제도 등으로 인하여 실제 약가보다 훨씬 부풀려진 가격이다. 복지부도 A7약가의 허구성을 잘 알고 있어서 과거에 A7약가 기준을 삭제했던 바 있다.

   – 현재에도 대체약제가 없고 진료상 필수 약제로 인정되는 희귀질환 치료제들은 비용-효과 자료입증을 면제받고 있다. 게다가 작년부터 경제성평가값(ICER)의 상향과 RSA 도입 등 고가의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들에게 예외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A7 약가를 들이겠다는 것은 제약기업들의 일방적인 요구사항을 수렴한 것에 불과하다.

   – 이 제도는 향후 제약사가 요구하는 더 많은 약들의 경제성평가를 면제하는 길을 열어주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실례로 2009년 필수의약품의 공급거부를 막는다는 이유로 희귀질환 치료제부터 도입된 리펀드제도 또한 2014년 위험분담제라는 이름으로 암 치료제까지 확대되었다.

 

 4) 신약의 글로벌 진출 지원을 위해 수출 신약의 사용량-약가 연동제 폐지 및 환급제도 도입 : 반대

 

   – ‘사용량-약가 연동제도’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채택하는 중요한 사후 약가 관리 제도이다. 2012년 감사원은 복지부가 ‘사용량-약가 연동제도’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시정 명령을 내리고 복지부는 기존 제도를 강화하여 작년부터 시행 중 이었다.

   – 사용량-약가 연동제도 대신 환급 방식을 적용하게 되면 사용량이 많아져도 환자들의 본인부담금이 줄어들지 않는다. 또한 해당 제약사가 건강보험공단에 얼마나 환급해 주었는지 알 수 없어 국민들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

   – 신약의 국외 수출과 수출 가격은 해당 기업의 이윤과 관계된 일일 뿐, 해당 약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의 후생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특정 기업의 사익(私益)을 위해 공익(公益)을 희생하는 말도 안 되는 이 제도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