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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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최저임금 운동 집중행동주간 이슈리포트 1>
세계 주요국가의 최저임금 인상흐름과 시사점
– 소득불평등 해소와 경제성장을 위해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해
– 독일의 경우 최저임금제 도입 후 실업률 감소 및 민간소비 증가로 이어져

1. 취지

20대 총선 기간 중 주요 정당들이 대폭적인 최저임금 인상을 경쟁적으로 공약하면서 최저임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양극화 심화와 근로빈곤층의 확대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불평등을 해소하고,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특히 20대 총선이 여소야대로 귀결되면서 최저임금 1만원 실현에 대해서는 사실상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국민적 열망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 위원 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법정기한을 넘겼다. 특히 사용자 측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몇 년간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경실련은 세계적인 최저임금 인상 흐름을 살펴보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사용자 측의 주장은 편견이며,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증명하고자 한다.

2. 세계적인 최저임금 인상 현황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나타나고 있는 근로자 간 소득불평등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다. OECD에서 최근 발간한 소득불평등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소득불평등은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 불평등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소득을 향상시켜 내수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으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1) 미국 : 최저임금인상 물결, 경기회복 가속화에 기여
미 연방차원에서 최저임금이 마지막으로 인상된 것은 2009년으로, 현재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이다. 미국은 2012년 시애틀을 중심으로 대형 패스트푸드 업계 노동자들이 시간당 임금 15달러를 요구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2014년 6월 최저임금 15달러 법안이 만장일치로 시애틀 주 의회에서 통과하면서 긍정적인 여론이 확산되자 오바마 대통령은 일명 텐텐 법안을 2015 신년 연설에서 제안하기에 이른다. 공화당의 반대로 연방 차원의 최저임금 인상은 실패했지만, 최저임금 인상 바람은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러한 최저임금 인상 물결은 ‘최저임금 상승효과가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11월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주최한 국제컨퍼런스에서 마이클 라이히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노동고용연구소(IRLE) 교수가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분석한 “최저임금 15달러 – 로스앤젤레스 사례 연구 -”는 최저임금 인상안이 로스앤젤레스 시와 나머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노동자, 주민, 기업에 많은 혜택을 낳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로스앤젤레스는 저임금 직업이 고밀도로 몰려 있어,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편익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기업의 인건비 증가 비용은 이직률 감소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일부 상쇄되며 나머지 비용은 단기적으로는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고, 일부는 장기적으로 이윤감소나 상업 임대료 감소로 흡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달 공개한 Beige Book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최저임금 인상이 저숙련 노동자의 임금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는 소비 지출 확대로 나타났고 발표했다. 1년 전 최저임금을 도입한 시애틀의 경우에 전문가들의 평가는 이 법안이 단계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아직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확실한 것은 당초 주장했던 대규모 일자리 감소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2) 일본 : 최저임금 상승은 민간 소비 증가로 이어져 GDP 성장률에 기여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해 최저임금을 2016년부터 매년 3%씩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시급 798엔(전국 평균, 약 8,800원)인 최저임금을 빠른 기간 내에 1000엔(약 11,000원)까지 올린다는 목표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이 침체 일로에 있는 경기를 다시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각부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GDP 성장률은 지난 2분기와 3분기에 걸쳐 연속으로 하락했다. 아베 정부는 국정 목표인 ‘2020년까지 GDP 600조 엔’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GDP의 60%인 개인 소비를 늘려야겠다고 결단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에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이전보다 18엔 높은 798엔(전국 평균)으로 인상한 바 있는데 인상률은 역대 최대 폭인 2.3%였다. 이번 결정에 따라 최저임금이 매년 3%씩 오르면 2020년에는 전국 평균 920엔, 2023년에는 1000엔 수준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

 (3) 기타
러시아 정부도 오는 7월부터 최저임금을 월 6204루블(약 10만4000원)에서 약 20% 포인트 높아진 월 7500루블(약 12만6000원)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지난 1월에도 최저임금을 4% 포인트 인상한 바 있어 벌써 올해 들어 두 번 최저임금을 인상한 것이다. 유가 하락으로 극심한 경기 침체에 시달리고 있는데다가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까지 겹쳐 지난해 실질 임금이 9.3% 포인트 하락하자 최저임금 인상을 내세운 것이다.

개도국들도 최저임금 인상에 적극적이다. 말레이시아는 부를 좀 더 공평하게 재분배하고 노동자들의 계층 간 이동을 촉진하는데 최저임금을 활용하고 있고, 루마니아 역시 올해 5월 1일부터 최저임금을 19%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3. 최저임금 인상과 실업률의 관계

최저임금 인상이 실업률 증가로 이어진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은 여러 연구와 자료를 통해 제기되고 있다. OECD가 발간한 2015 OECD 고용전망 (Employment Outlook)에 따르면 최저임금인상과 실업률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대부분의 연구결과는 적당한 최저임금인상은 고용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다고 밝혔다. 그리고 저임금의 수준이 높은 국가들에서는 임금불평등의 수준이 낮고, 최저임금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라고 발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2월 주요 20개국 회의에 낸 보고서에서도 “최저임금이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감소 영향은 다소 과장됐다”고 밝혔다.

 (1) 독일 : 최저임금제 도입 후 실업률이 4.8%에서 4.2%로 감소해
독일은 2015년부터 시간당 8.5유로(약 1만1000원)의 최저임금제를 시행했다. 최저임금이 도입되기 전 독일은 교섭 자율주의를 취했다. 국가가 노사 간 단체협상에 개입할 수 없었다는 원칙 때문이다. 독일이 최저임금을 도입한 이유는 단체협약이 적용을 받는 노동자 수가 전체 노동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구속력이 있는 최저임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업계 요율 이하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가능했다.

특히 하르츠 개혁 시행(2003년)으로 저임금 일자리(mini job)가 확산되고, 분배구조가 악화되면서 최저임금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최저임금제가 논의될 당시 독일에서도 노동계와 재계 사이에 한국에서와 유사한 논쟁이 벌어졌다. 재계와 몇몇 경제학자들은 최저임금을 도입하면 소규모 기업들은 직원을 줄이고, 경영 악화로 문을 닫아 실업대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최저임금제 시행 1년이 지난 지금의 독일 경제 지표는 이런 우려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 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실업률은 최저임금제가 도입된 2015년 1월 4.8%에서 2016년 3월 현재 월 4.2%로 오히려 하락했다.

독일의 최저임금 도입 직후의 고용 지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실업자는 전년동기 3.4% 감소했고, 저고용 근로자 역시 전년동기 2.3% 감소했다. 반면 사회보험이 적용되는 근로자 수는 전년동기 1.8% 증가했다.

또한 지난 1월 20일 독일 노동시장 및 직업시장 연구소(IAB)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보도한 슈피겔 온라인에 따르면, 독일이 2015년을 시작으로 법적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이래 4만개 이상의 값싼 직업이 사라진 반면, 약 5만개 이상의 정규직 일자리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최저임금제 도입에 따른 민간 소비 증가는 독일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민간 소비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독일의 시장조사 업체인 GfK에 따르면 2015년 5월 독일인의 소비 성향은 200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GfK는 독일 소비자들의 가계 수입은 2014년 5월에 비해 8.8% 늘어났는데, 구매 욕구는 무려 26.5%나 늘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민간 소비의 증가는 지난 1월 27일 독일 경제에너지부장관이 발표한 ‘2016년 경제전망’에서 독일 경제가 세계경제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장하는 주요한 이유로 꼽혔다.

 (2) 영국 : 최저임금제 도입은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와

영국은 1999년 법정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됐는데 도입 전인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최저임금의 장기적 영향을 살펴보면 최저임금과 고용의 상관관계가 부족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의 앨런 매닝 교수가 지난 2015년 11월 12일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주최한 임금, 소득분배 그리고 성장 이라는 국제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고용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영국은 미국보다 최저임금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에 영향은 주지만 고용에 대해서는 영향을 규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럽연합 통계청에서 확인한 영국의 실업률 추이는 최저임금을 도입한 1999년의 변화보다 2007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에 더 크게 변동되는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저임금과 실업률의 상관관계보다 경기 변동에 따른 실업률이 영향이 더욱 큰 것이다. 즉, 경영계측에서 주장하는 최저임금과 실업률의 상관관계는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고용시장을 지극히 단편적인 완전경쟁 모델로 분석해 국민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고 있다.

영국 저임금위원회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최저임금에 대한 권고와 자문을 맡고 있는 저임금위원회가 지난 2015년 3월에 발표한 <최저임금 보고서 2015>를 보면, “영국 경제는 1999년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왔고, 특히 최저임금은 소기업과 저임금 노동자 일자리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최근 발간된 보고서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거의 아무런 부정적인 효과를 주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또한, 최저임금 도입으로 기업은 손해보다 이득이 더 컸고, 생산성이 향상된 증거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영국 정부는 최저임금 도입이 노동착취적인 저임금 일자리를 없애고 저임금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고 보고 있다. 이와 같은 인식은 영국이 생활임금제를 도입하는데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처럼 최저임금 인상이 실업률을 상승 시킨다는 것은 단순한 경제학 기초이론일 뿐 노동시장의 모든 쟁점에 일괄적용 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고, 실증적 증거를 찾기 힘들다. O’Nell(2014) 자료에 따르면, 전미경제학회 회원 중 “최저임금이 젊은 근로자와 비숙련 근로자의 실업을 증가 시킨다”라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은 1976년과 2011년은 상당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3) 우리나라 : 과거 4차례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은 실업률 증가로 이어지지 않아

외국의 예에서 살펴봤듯이 최저임금제 도입은 고용을 축소하거나, 경제상황을 어렵게 만들지 않았다. 이러한 예는 우리나라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아래 표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인상률과 실업률·고용률의 관계를 나타낸 표이다.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재계나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옳다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실업률과 고용률에 영향을 끼쳐야 한다. 그러나 2001년, 2002년, 2005년, 2007년 11%이상의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은 실업률·고용률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비록 절대적인 금액은 높지 않지만 11% 이상의 인상률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2002년, 2005년, 2007년에는 실업률이 감소했다.

4. 결론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실업률이 증가한다는 주장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편견일 뿐임을 알 수 있다. 2015년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독일은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자리 질 측면에서도 미니잡은 줄고, 정규직 일자리가 증가하였다. 이러한 고용 증가와 임금 인상은 민간 소비 증가로 이어져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영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 주요 국가는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최저임금을 넘어 생활임금제를 올해 4월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시간당 6.7파운드였던 최저임금을 올해 7.2파운드, 2020년 9파운드(약 1만 5000원)까지 올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지난 수년간 최저임금을 인상한 영국의 실업률이 낮게 유지되면서 최저임금을 올리면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경제학들의 견해가 흔들리고 있다고”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동안 우리경제는 저임금을 기반으로 수출주도형 경제성장 모델을 유지해왔다. 날로 심해지는 양극화 속에 열심히 일하면서도 빈곤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근로빈곤층이 확대되면서 과거의 경제모델은 더 이상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게 되었다. 현재 한국경제의 경제성장 둔화와 경기불황은 소비부족으로 촉발된 것이다. 임금소득 인상을 통해 구매력 확대가 성장회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은 가장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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