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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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KDI 공무원연금제도 개선안 관련 경실련 논평

공무원연금제도에 대한 개선안이 KDI에서 마련되었다고 한다. 그간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공무원연금의 왜곡된 구조로 인해 공무원연금은 98년 1조 4천억원의 적자를 내었고, 2001년에는 완전 기금고갈의 위험에 직면하게 되었다. 늦게나마 정부가 KDI를 통해 개선안을 마련한 것에 대해 경실련은 환영을 표하는 바이다. 다만 정부가 공무원연금제도 개선에 따른 공무원들의 반발을 우려하여 이를 공표하지 않고 문제의 해결을 총선 이후로 미루려 해서는 안되며 즉시 공무원 연금제도의 개선에 착수하여야 할 것이다.


이미 2000년 정부예산안에 1조원의 공무원연금 재정융자를 포함시켜 재정손실을 막아보고자 하는 정부의 미봉책이 실상은 1조원을 공무원들에게 무료 지원하고 그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시키겠다는 발상이어서 국민적 비난을 받아왔다. 이러한 터에 이번 발표는 더욱 의미가 크다고 본다. 다만 KDI의 개선안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가 노정되고 있어 시급한 수정이 필요함을 밝힌다. 


첫째, 공무원연금의 재정적자와 기금고갈은 주요하게는 현직 공무원보다 퇴직 공무원, 즉 현 연금 수급자들 문제로 인해 발생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현재 가장 문제시되고 있는 공무원연금의 기금고갈문제는 15%의 사회보험료를 부담하는 현직 공무원들이 퇴직 후 받게 될 급여가 기금을 초과해서 발생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과거 2.3% 의 사회보험료를 납부한 현 연금수급자들이 훨씬 많은 급여를 받음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연금제도 개선은 현직 공무원들의 수급구조에 대한 논의와 아울러 현재 연금을 수급받고 있는 퇴직공무원들의 연금 수급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연금의 일괄적 50% 축소 방안은 일시금만을 선택하게 하여 공무원연금제도 본연의 기능을 축소․왜곡할 가능성이 있다.


퇴직공무원이 민간기업에 재취업할 경우도 일괄적으로 50%를 삭감하도록 하고 있는 개선안을 시행한다면, 퇴직공무원들은 노후보장을 위하여 연금을 선택하기보다는 일시금을 받아 연금삭감을 피하고자 할 것이다. 이로 인해 연금 재정은 더욱 악화되고, 노후보장에 대한 공무원연금제도의 본래의 기능이 왜곡 축소되는 현상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공무원연금과 임금, 국민연금 등 중복급여에 대한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퇴직공무원이 취업할 시, 취업기간동안에는 공무원연금과 임금을 받게되고 퇴직후에는 공무원연금과 함께 취업기간 중 납부한 국민연금을 받게 된다. 이러한 중복급여에 대한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넷째, 21%의 고부담은 제도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


공적연금의 경우 가입자 부담률이 20%를 상회하면, 연금부담에 더하여 여타 사회보험 및 조세부담 등으로 인해 가입자의 재정부담이 한계에 다다라 제도유지 자체가 위협받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개선안은 보험료율을 3년마다 1%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인상, 10년후에는 정부, 공무원 각 10.5%씩,  21%의 사회보험료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근로자 퇴직수당을 8.3% 추가하면 약 30%의 재정부담이 되어 공무원 연금제도 자체는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다섯째, 연금제도 내 모순이 일어날 수 있다.


KDI는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최소연령을 2000년 52세로 제한하고 2년마다 1세씩 높여 2016년에는 60세가 돼야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안하였다. 이는 94년 이후 공무원이 된 사람의 경우, 60세가 돼야 연금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한 현행 공무원연금제도와 상충되는 것으로,  KDI가 제안한 52세의 의미와 기준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또한 기준연령이 모자라는 기간에 비례하여 1년에 5%씩을 삭감, 연금을 지급케 하는 조기감액연금제에 따라 20년을 삭감하면, 최소 32세부터 연금을 수급받을 수 있는 모순이 발생한다. 동시에 급여수준에 있어서 형편없이 낮은 연금은 노후보장과 연결하여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하는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제대로 정리를 해야 할 것이다.  


경실련은 늦게나마 정부가 KDI를 통해 개선안을 마련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환영을 표하며, 이를 계기로 정부가 지금까지의 소극적이고 임기웅변식 해결방안에서 탈피하여 공청회 개최 등 공론화과정을 통해 공무원연금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강구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나아가 이러한 공론화 과정를 통해 우리 사회가 인정할 수 있는 효율적인 개선안이 마련된다면 정부는 정치일정에 구애됨 없이 공무원연금제도의 개선을 즉각 추진하여, 공무원연금 운영과 관련한 국민적 허탈감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1999년 12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