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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대표 연속칼럼] – 기본을 지켜 세계를 품자 –
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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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옥(목포경실련 공동대표, 규담공증사무소-공증인/변호사)

임명공증인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한 지 50여 일이 넘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이겠지만, 시간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 평일의 오전은 그 여유시간을 우리나라의 법들을 읽는 데 보낸다. 오후는 미국의 대배심 법령들을 옮기는 데 보내고 있다. 저녁에는? 그  부족하였던 운동을 더는 미룰 수 없어, 탁구를 배우고 있다.

대배심 규정들의 영어원문을 번역문에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나의 한글번역문이 더 짧다는 것이 확인된다. 조사를 및 어미활용을 반복해 주는 나의 문장스타일에도 불구하고, 이는 지난 20여 년간 축적해 온 합계 수천 쪽의 번역파일들에서 반복적으로 그러하다. 로마알파벳의 서양언어문장에 대한 우위를 우리 국어한글이 점함이 증명된다.

이것을 일본어로 옮긴다 쳐 보자. 첫 번째로 나오는 단어인 ‘임명공증인’은 ‘니인메이고오쇼우니인’이 되어야 할 것인데, 무슨 말인지, 그대로는 알 수가 없다. 우선 앞의 ‘니인메이’ 부분을 덮어쓰기 하고서 한자변환키를 눌러 ‘니인메이’에 해당되는 한자단어 여러 개들을 띄우고 그 중에서 맞는 것을 골라서 한자로 변환시켜 한자 ‘임명’이 작성되었을 때에서야 비로소 그 반쪽이나마 뜻을 알아먹을 수 있게 된다. 아직도 ‘고오쇼우니인’이 남았다. 이 원시적인 작업을 자판 위에서 반복해야 하는 것이 일본어이다. 단어 하나에만도 그 작성에 여러 곱절의 시간이 걸리니, 전체문장에서는 더 말할 것이 없다. 중국어도 이에 다르지 아니하다.

우리 국어한글이 정보화디지털 세계에서 가지는 현저한 우위를 알 수 있다. 옛날에 종이 위에 붓으로 펜으로 연필로 볼펜으로 정보를 전달할 때는 그 차이가 드러나지 아니하였었다. 우리를 위한 세계가 도래한 지금, 모방불능의 축복이 우리에게 있다. 기본을 지키면 세계를 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