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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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TV를 말한다-수신료와 KBS 공영성, 상관관계?
200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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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미디어워치  김태현 부장


송두율교수 관련 KBS프로그램과 보도의 편파성을 문제삼아 보수언론과 일부 보수단체들이 ‘KBS 시청료 거부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KBS의 편향성을 문제삼아 현재 전기료에 통합해 고지되는 시청료를 분리해 납부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한편 편향성 시비에 몰린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 제작진은 프로그램 전체 60분 중 송교수 부분은 12분에 불과한데도 일부 신문에서 마치 송두율 특집인 것처럼 왜곡보도하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를 검증없이 읊어대고 있다며 입장을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들도 KBS에 대해 무차별 색깔공세를 벌이는 것은 한나라당 수구세력과 보수언론이 내년 총선을 대비해 KBS를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는 정략적 목표에 의한 것이라며 공세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자칫하면 방송과 신문, 정치권의 지루한 싸움이 확대될 기로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현재 KBS가 처한 공영성 위기의 본질과 내용이 무엇인지와 상관없이 ’시청료‘가 일반 시청자들에게 공영방송인 KBS를 압박하는 주요한 수단으로 인지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시청료’가 압력의 수단으로 쟁점화 되는 것만큼 이 자체에 대한 인식의 지평은 그리 넓지 않은 것 같다. KBS의 공영성 강화를 위한 대안으로 광고를 폐지하고 수신료를 인상하여야 한다는 주장과 동일선상에 놓일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이와 달리 한나라당과 일부 신문, 그리고 재벌들의 수신료 폐지검토 주장은 KBS 2TV를  민영화하여 우리 방송을 대자본 지배 하의 상업방송 체계로 만들고 유일 공영방송으로 남게 될 KBS를 저질 상업방송으로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적어도 KBS의 민영화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면, 수신료와 KBS의 공영성 문제는 따로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이 KBS 전체 재원의 60%를 광고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상업방송과 시청률경쟁을 벌이며 저질 프로그램을 양산하고 있다고 질타를 하게되면 정작 광고를 줄이거나 없애기 위해 수신료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수신료 인상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입장에는 각기 차이가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수신료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본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수신료 인상을 둘러싸고 한편에서는 KBS의 지나치게 높은 광고의존을 해소하고 안정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수신료를 현실화하여 광고비율을 크게 낮추든지 광고를 완전히 없애든지 한 이후에 공영적 프로그램을 온전하게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먼저 공영방송에 걸 맞는 공익성을 제기하고 경영의 방만함을 해소한 이후 수신료 인상의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있다고 하여 두 입장간에는 전술상의 차이가 있다.


즉, 「선 공영성 강화, 후 수신료 현실화」와 「선 수신료 인상, 후 공영성 요구」로 대별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분명한 선택을 강요하기가 쉽지 않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청료’는 1989년 1월 1일자로 “텔레비전방송수신료”로 그 명칭이 변경되어 정확한 표현은 ’수신료‘라고 해야 한다. ’수신료‘는 텔레비전 시청에 대한 사용료가 아니고 수상기를 소지한 시청자들이 공영방송의 운영재원을 분담하는 공법상의 ꡐ특별부담금ꡑ이다.


 외국에서는 지상파 컬러TV 이외에도 흑백TV, 라디오, VCR 등에도 수신료를 받는 경우도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오로지 지상파 컬러TV에 대해서만 수신료를 부과하고 있다.


상당수 국가에서는 공영방송의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하여 물가연동제 등을 통해 수신료를 꾸준히 인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0년이 넘도록 수신료 금액은 단 한차례도 인상되지 않고 월 2,500원(연간 3만원)으로 묶여 왔다.


특히 수신료 징수업무를 한국전력에 위탁한 이후 한전은 전기요금과 수신료를 통합된 하나의 고지서에 청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국민들은 수신료 금액이 얼마인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로 무관심하게 지내오면서 시청료=수신료를 인상의 대상에서 자연스럽게 제외시켜 왔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정서를 부채질하는 데에는 KBS2TV 프로그램의 상업적인 문제가 한 몫을 한 것도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결국은 수신료 현실화를 전제로 하면서도 시청자의 주권이라는 관점에서 부담을 감수하면서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살려 갈 것인지, 아니면 부담은 회피하면서 비판만 할 것인지를 놓고 무엇이 책임 있고 올바른 태도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시청자주권과 공영성의 문제에 ‘수신료’가 놓여 있는 이상, 이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문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