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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부는 그 사회의 성숙도와 문명도를 측정하는 시금석이다. 기부가 많은 사회는 좋은 사회이다. 기부라는 것은 더불어 살아가자는 정신이기 때문에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돕고 잘난 사람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정신이 기부이다. 물질만 기부하는 것이 아니고 재능도 기부한다. 기부를 통해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그런 사회가 좋은 사회이다.

     기부는 개인이 할 수도 있고 기업이 할 수도 있다. 개인의 기부는 간단하다. 물질이 많은 개인이나 재능이 많은 개인이 직접 행동으로 보이면 된다. 반면에 기업의 기부는 간단하지 않다. 기업의 돈은 여러 사람의 돈이고 결정자도 여러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사회공헌사업이라고 해서 각종 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런데 기업의 사회공헌과 기업가의 기부는 별개이다. 기업가의 사회공헌은 부자 개인의 행위로서 자연인의 선행이다. 반면에 기업의 사회공헌은 조직의 행위로서 그 돈이 누구의 돈이냐가 명확하지 않다.

     기업에는 수많은 이해관계인들이 있다. 그리고 그 이해관계는 상호 대립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업으로부터 나오는 돈은 궁극적으로 누구의 돈이고 누구의 부담이냐가 분명하지 않다. 기업이 사회공헌에 지출하는 돈은 그만큼 기업의 수입을 줄이는 것이며 이로 인해 궁극적으로 이해관계인들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주주, 종업원, 채권자, 소비자, 부품공급자 등의 이해관계인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크기로든 영향을 받을 것이 틀림없다. 사회공헌지출이 크면 그 영향도 클 것이다. 특히 주주들은 직접 영향을 받을 것이 틀림없다. 주주는 최종적으로 회사 수입을 나눠 갖는 이해관계자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업의 사회공헌은 누구의 돈인지가 분명하지 않다. 그런데 우리나라 재벌들은 마치 총수의 돈인 것처럼 총수가 생색을 낸다. 신문에도 총수의 이름과 사진이 크게 실린다. 사실 총수의 실질적 부담은 극히 일부이거나 아예 없을지도 모르는데.

    미국은 전혀 다르다. 회사 돈은 함부로 쓸 수 없다. 회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도 없다. 미국의 기부활동은 회사보다도 사업가 개인이 자기 돈으로 하는 개인기부가 더 활발하다. 미국의 기업가는 직업란에 기업가(businessman)라는 직함과 더불어 자선사업가(philanthropist)라는 직함도 항상 따라 붙는다. 미국의 부자들은 기부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사업으로 큰돈을 번 후 나중에는 기부로 거의 사회에 환원한다.

    카네기(Andrew Carnegie)는 자선사업가로 위인의 대열에 올라선 사람이다. 그는 무일푼에서 철강 왕이라고 까지 일컬어질 정도로 철강 사업으로 재벌이 된 사람이다. 그런데 65세 무렵에는 회사를 모두 처분하고 사업에서는 손을 뗀다. 그 이후 20여 년간을 자선사업으로 여생을 보냈다. 

    그 많은 돈을 모두 자선사업에 쓰면서 “부자가 돈을 남기고 죽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라는 명언까지 남겼다. 100여 년 전의 미국재벌 이야기이다. 오늘날 빌 게이츠, 워렌 버핏 등도 자선사업가로 불리는 미국재벌이다. 이들은 모두 회사 돈이 아닌 개인 돈으로 자선사업을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기부문화는 탐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재벌의 기부는 회사의 기부이고 재벌 오너의 기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회사의 기부는 무턱대고 이루어질 수 없다. 심하면 배임이 될 수도 있다. 기부는 개인이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부자의 기부는 궁극적으로 부자와 빈자의 공존과 상생번영을 가져오는 길이다. 어떤 사회든 부자만 잘 살 수는 없다. 부자가 베풀어야 사회가 안정되고 그 혜택은 궁극적으로 부자에게로 환원된다. 불안한 사회에서는 부자라고 편하게 살 수 없다. 중남미는 어마어마한 부자들의 있지만 항상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다.

    부자가 기부를 통해 사회를 안정화시키고 상생번영을 모색하는 것은 경제민주화의 필수 조건이다. 민주화란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사회를 의미한다. 모두가 부자가 될 수도 없고 부자만으로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없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찾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재벌 아닌 재벌가의 기부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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