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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지지층을 공략하라 !



김 유 찬 

경실련 상임집행위원회 부위원장



선거는 정치가들에게 유권자들로부터 나라의 대안적 발전방향에 대하여 동의를 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국사회가 크게 변화되어야 한다고 보는 정당은 더욱 그렇다. 우리 유권자의 1/3은 새누리의 콘크리트지지층이라고 한다. 더민주는 1/3을 포기하고 나머지 2/3에 집중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이들의 대다수가 소득하위계층이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이 모순적 상황을 공략해보려고 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선거전략일 뿐 아니라 시대적 과제를 외면하는 것이다. 이들이 새누리의 콘크리트지지층인 이유는 박정희 통치시기에 가졌던 삶의 느낌을 회상하며 그리워하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는 항상 아름다운 것인가? 그 보다는 강력한 끌림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도 생활은 어려웠지만 경제는 성장했고 일자리도 얻을 수 있었고 소득도  얼마간 올라갔던 것이다. 결국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 시기에 대한 향수가 있고 이것이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머물게 하는 요인이라면 이들도 지향하는 가치에 대하여 표를 주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기초노령연금 10만원을 더 높여서 제시한다고 투표 성향이 달라지리라 생각하는 것은 헛똑똑이 계산법이다. 더민주는 선거에서 이 1/3의 사람들의 표를 움직이는 요인이 박근혜정부의 정책 혹은 정책실패가 아니라 오래전 박정희 시기의 성장신화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박정희 통치시기의 공과에 대한 더민주의 입장은 정치적으로는 과가 많고 경제적으로는 공이 크다는 정도로 한국사회의 대부분의 사람들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는 무책임한 타협이다. 과거에 대한 명확한 평가는, 특히 사후 사십년이 되어가는 현재까지도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박정희의 치적에 대한 신화는 정면으로 반박되어야 한다. 줄여 말하자면 박정희 시기의 압축성장의 산업화전략들은 후대의 성장잠재력을 앞당겨서 사용한 것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구현하였으나 필수적으로 남기는 부정적인 효과는 누적되면서 김영삼 정부에 이르러 마침내 IMF 경제위기로 폭발하게 되었다. 현재도 우리가 경험하고 있고 다음 단계의 성장을 가로막는 난제로 남아있다. 법위에 서있고 경제질서를 자의적으로 파괴하는 재벌체제, 주거와 사업을 막다른 골목으로 모는 고부동산가 문제, 고질적인 정경유착과 정실자본주의 등은 그 뿌리가 박정희 시기에 태동한 것이다. 문민정부 이후의 모든 정부들이 넘겨받은 가장 부정적인 영향은 박정희 정부가 우리 경제에 선사한 것이다.

 
미국의 클린턴은 재임시 경제를 경제를 회복시킨 대통령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90년대 후반 당시의 미국경제의 회복은 특히 금융산업의 발전에 힘입은 것이었다. 이 클린턴의 치적에 대한 평가가 다시 나빠지게 된 것은 클린턴이 임기를 마치고 10년 가까이 지나서 글로벌금융위기를 겪게 되면서이다. 재임시에 푼 Glass-Steagall Act와 같은 금융규제들과 연준의장 그린스팬의 통화확대가 상당기간 좋은 경제적 효과를 보여주었으나 종국에는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로 귀결되었기 때문이다. 


경제정책들의 양면성, 단기적인 긍정적인 효과와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부정적 효과를 유권자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경제운영의 방향을 새롭게 모색하고 국민들의 동의를 구해가는 과정에서 이 과제는 피할 수 없다. 그러기에 1/3의 새누리 콘크리이트 지지자들에게 그 망령에서 헤어나올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은 지난하지만 시대적 과제이다.


세상을 바꾸고 싶고 선거에서 이기고자 하는 당과 정치가라면 나라의 발전에 대한 장기적인 비젼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안제시의 출발점은 바로 과거의 발전 방향에 대한 문제 직시와 이에 대한 유권자들과의 시각 공유가 될 것이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1/3의 고령층 유권자들을 지각 있는 동시대인으로 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경향신문> 이 기사는 2016년 3월 20일 경향신문 게재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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