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지역알림회원알림  
철도민영화 국정원 의료민영화 민자사업 경제민주화 정당공천 빅데이터



양적완화를 통한 기업구조조정 자금, 어떻게 회수하나? 




김  유  찬   

경실련 상임집행위 부위원장

홍익대 세무대학원



조선과 해운 분야의 기업구조조정이 현재 초미의 관심사이고 우선 재원마련 방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통한 자금조달로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자본을 확충하거나 채권을 매입하고자 하는 것은 추경을 통한 재정투입에 비하여 분식회계처럼 책임성과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옳은 것이다. 현재의 기업경영진과 감독당국의 책임을 묻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고, 구조조정과정에서 현 지분소유자들의 지분가치는 당연히 사라지게 될 것이며 후순위채권자들도 빈손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부자금이 실업대책 등에 우선적으로 쓰여야 한다는 것도 적절하다. 추가적으로 공적자금으로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의 조달이 국민경제 내에서 누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고 그것이 정당한가 하는 것이다. 정당하지 않다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한은이 발권력을 통하여 국책은행의 채권을 사면 이들 채권의 상당한 부분은 회수가 어려울 것이다. 채권이 자본으로 전환되어도 지분가치가 하락하면 마찬가지이다. 이를 재정으로 보상해 주어야 하니 실제로 재정을 마련해야 하는 후대의 정권에게 책임은 떠넘겨진다. 재정은 국민세금으로 마련되는 것이고 한은에게 보상을 안해주어도 그 책임은 마찬가지로 모든 국민에게 나누어지는 것이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전세계는 주식회사의 유한책임 제도의 한계를 체감한 바 있다. 대형 투자은행들이 운용자금과 투자규모에 비하여 극히 낮은 비율의 자본을 유지하면서 오래기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이 회사의 지분소유자들은 고배당을 만끽했다. 위기에 이르자 이들은 자본만 포기하면 되었고 자본에 비하여 엄청난 규모의 채권자들의 손실은 전세계가 나누어 가지게 되었다. 인류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던 주식회사의 유한책임제도도 한계가 있고 남용될 수 있다는 점을 명백하게 보여준 것이고 시장경제 체제는 항상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도 확인하게 되었다.          


구조조정대상이 되는 조선사들과 해운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들 회사의 오너들도 경기가 좋은 때에 엄청난 이익을 누렸다. 시장경제에 상존하는 경기변동을 대비하지 못한 이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물어야 하나? 예전에 가져간 이익을 다시 토해내라고 해야 할까? 실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금융위기 시기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정부는 금융권에 대한 특별한 부과금이나 금융거래세를 통하여 공적자금을 회수하고자 했다. 주식회사의 유한책임제도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상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우리도 투입된 공적자금의 회수방안을 생각하면서 자금조달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하여 자금을 마련하더라도 특별하게 마련된 기업구조조정 기금에 자금을 투입하고 정부는 이 기금을 운영하면서 기업구조조정을 이끌어야 한다다. 단 이 기금은 10년 정도의 제한된 시간 내에 소멸되고 한국은행에서 지원된 자금은 상환되는 것이 좋겠다. 즉 기업구조조정에 지원된 자금의 규모만큼 수입이 생겨야 하는 것이다.


기금의 수입은 당연하게 위기의 유발자들이 부담해야 한다. 위기 유발자인 조선사들과 해운사들의 소유자들에게 상환시키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보면 그 책임은 향후 기업분야 전체가 지도록 해야 한다. 이 경우 기업들은 수익에 비례하는 기업구조조정 부담금을 내야 할 것이다. 더민주 일각에서 법인세 인상하여 5조원을 여기에 투입하자고 했다는데 법인세 인상은 본래 이와 상관없이 필요하다고 보았던 것 아닌가? 법인세 인상과는 별도의 기업부담금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적자금 조성후 기업구조조정이 마무리 된 후의 예상되는 최종손실액을 기업구조조정을 주관하는 별도기구가 관리하는 기금에서 마련하고 이를 단년도가 아닌 10년 정도의 기간에 마련한다면 기업들이 법인세 증세와 별도로 부담금 매년 2조 정도 내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최종손실액 20조 규모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저작권자 ⓒ 경향신문> 이 기사는 2016년 5월 4일 경향신문 게재되었음을 밝힙니다
.

url: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5042050005&code=99030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9 기본소득에 대하여 2017-01-23 57
28 왜 조세체계는 정의로워야 하는가? 2016-09-02 609
27 의원내각제에 대한 아름다운 환상 2016-06-29 422
26 Brexit, 개방에 대한 분노 2016-06-26 356
25 경제의 성장과 구조조정 2016-06-26 344
24 경제침체와 조세정책 2016-05-17 451
» 양적완화를 통한 기업구조조정 자금, 어떻게 회수하나? 2016-05-09 421
22 콘크리트지지층을 공략하라 ! 2016-03-28 537
21 국민개세주의와 응능과세원칙 2016-02-16 1262
20 종합부동산세: 한 옹호자의 회고 2015-12-14 927
19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제도 2015-10-22 931
18 연금과 조세정책 2015-06-09 1437
17 소득주도성장의 이론과 실천 2015-05-07 1831
16 현행 법인세율은 비정상이다 2015-03-04 2771
15 소득세 연말정산 관련 2014년 세법개정안의 문제점과 개선방... 2015-02-02 2651
14 박근혜 정부의 가계소득증대세제 과연 내수증대효과가 있을... [1] 2014-12-11 2513
13 종교인의 납세거부와 민주주의의 위기 [2] 2014-11-25 2346
12 담배에 대한 세부담 인상의 경제사회적 효과 [1] 2014-10-01 2813
11 자본은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이동하는가? (요약본) [1] 2014-06-25 2811
10 자본은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이동하는가? 2014-06-23 2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