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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에 대하여
 


김  유  찬  
경실련 상임집행위 부위원장
홍익대 세무대학원




보편적 기본소득

기본소득에 대하여 관심을 가진 이들이 많다. 자동화, 인공지능, 제4차 산업혁명 등으로 미래의 산업사회에서 일자리가 큰 폭으로 사라진다는 예측이 있고 이와 관련하여 기본소득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기본소득은 또 여러 종류의 사회복지제도의 실현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서 자유주의자들이 선호하기도 하는데 기본소득의 지급으로서 기존의 국가가 제공하던 사회복지를 대체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우리의 현재적 경제사회적 상황에서 볼 때 보편적인 기본소득의 도입의 문제는 아직 고려할 시기는 아니다. 기본소득으로 대체할 사회복지제도가 우리나라에서는 자리잡지도 못했다는 점에서 자유주의적 시각에서의 기본소득제도의 도입은 그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못했다. 

미래의 산업사회에서의 일자리 소멸의 문제는 그야말로 대변환이며 사회의 모든 체제가 송두리째 바뀌게 될 것이다. 변환의 속도에 맞추어 기본소득제도 등 모든 사회적 제도들은 도입되거나 같이 바뀌어야 하며 너무 빠른 것도 너무 늦은 적응과 마찬가지로 커다란 사회적 비용을 의미한다. 현재로서는 주의 깊게 지켜보아야 하는 단계이다.      



부분적 기본소득

현재 집중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은 아동수당, 청년수당, 노인수당과 같은 부분적이고 국지적인 기본소득제도이다. 박원순 시장이나 이재명 시장 같은 민주당의 대선 후보들이 청년수당을 해당 자치단체에서 시행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에서 시행하는 것은 지자체들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하는 것과는 차원이 좀 다른 것이다. 전국적인 시행은 필요한 재원의 규모도 다르고 시행효과의 긍정성에 대한 입증의 수준도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청년들의 학업과 일자리 찾기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청년수당은 매우 필요한 것이다. 동시에 아동수당도 저출산 대책으로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노인수당도 산업사회를 일으킨 주역들의 노년의 생활의 어려움을 국가가 돌보아야 한다는 당위성에 입각하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 아동수당, 청년수당, 그리고 노인수당을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시행하고자 한다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박광온 의원이 제출한 아동수당법안은 소요재정을 매년 15조원 정도로 추계하고 있고 청년수당에도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노인수당의 소폭 확대에 추가로 필요한 재원까지 합치면 이 세 가지 수당을 위하여 국가는 매년 수십조의 재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때문에 이 제도들의 도입은 큰 규모의 증세를 전제로 하여야 가능한 상황이다. 

증세는 매우 어려운 정치사회적 과정이다. 어려운 증세를 통하여 마련된 재원을 사용하여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기에 재원사용의 효과가 극대화 되도록 가장 필요한 곳을 골라서 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이 제도들은 단계적으로 도입될 수밖에 없다. 어떠한 일정에 의거하여 어떤 규모로 도입되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면서 경제적으로 현실적인지 많은 고려가 필요하다.



청년수당인가 중소기업 급여지원인가

청년수당은 일자리를 찾고 있는 어려운 처지의 청년들을 돕고자 하는 것이다. 청년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일자리이므로 청년지원도 초점은 청년들의 고용기회를 늘려주는 것에 놓여야 한다. 청년수당이 구직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지만 현실에서 실제로 구직에 도움이 된다는 법은 없다. 그러기에 새로운 일자리창출이나 인력이 필요한 중소기업과 일자리가 필요한 청년의 기대차이를 줄여서 청년들의 구직이 가능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제한된 재원은 청년구직수당보다 이러한 방향에 사용되는 것이 옳고 효율적이다. 청년들도 그러한 지원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중소기업의 일자리를 청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로, 일할 만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급여격차도 문제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휴가, 육아휴직, 야근수당, 퇴근시간 같은 것이 모두 불확실하고 자의적이라는 것이다. 청년들에게는 이러한 것들이 급여보다도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러기에 중소기업의 부족한 급여를 국가재정이 지원하여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에는 보완이 필요하다. 

중기근로자에 대한 급여지원은 동시에 중기에 대한 지원이다. 국가재정을 통한 급여지원액의 혜택은 부분적으로 분명하게 중기에게 전가될 것이다. 그러기에 중기에게 이러한 혜택을 줄 때에는 분명하게 요구하고 조건을 달아야 한다. 야근, 휴가 등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을 지켜야 하고 국가는 이를 감독해야 하며 이 규칙의 준수를 전제로 해당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신규 청년직원에 대하여 급여의 일부분을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아동수당

아동수당을 가능한 보편적으로 설계하여 모든 소득계층에게 혜택을 배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수혜자를 구분하려는 시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행정비용도 줄일 수 있고 계층구분이 필연적으로 야기하는 심리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수혜계층의 확대로 인한 필요재원 규모의 상승은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된다. 

아동과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에 대한 지원은 미래 세대들에게 출발선상의 동일한 기회제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아동수당의 출산율 제고효과는 명확하지 않고 검증되지 못했다. 때문에 재정은 보육지원에 더 집중해서 투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젊은 부모들은 보육수당 보다 아이를 보낼 수 있는 주변의 보육시설을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저소득지역의 보육시설확충이 더 우선이며 이것부터 확충해야한다. 

아동수당을 소득세 공제체계와 별도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소득세의 부담배분에 대한 응능과세원칙은 소득세 체계 내에서 아동의 양육과 관련한 비용을 반영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가족의 구성과 자녀의 양육과 관련한 비용은 소득세 체계 내에서 필요경비에 해당된다. 양육에 필요한 비용이 소득세에서 공제되는 것은 기초생계비 수준의 소득이 소득세 납부에서 공제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아동수당은 소득세의 공제제도 보다 진일보한 제도이다. 여러 나라들에서 공제제도가 발전하여서 아동수당이 되었다. 소득공제는 과세소득이 있어야 공제되고 세액공제는 납부세액이 있어야 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과세소득이나 납부세액이 없는 저소득계층에게는 공제제도가 인센티브로 작용할 수가 없다는 불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소득이 일정수준을 넘어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납세자에게는 소득공제를 받게 하고 저소득계층의 납세자는 아동수당을 선택하도록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정부가 필요한 아동수당의 재원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국회 예산정책처에서 현재 재정소요액 추계중).

이를 위하여는 소득세 공제체계의 대폭적 개편이 동시에 필요하다. 인적공제액이 낮고 근로소득공제수준이 높아서 가족친화적이지 못한 현재의 소득세 공제체계를 대폭 수정하여야 한다. 세수입의 중립성을 유지하는 한도 내에서 근로소득공제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인적공제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이 소득세의 공제제도를 통하여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액수가 저소득계층이 받는 아동수당에 상응하는 규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향으로의 소득세 공제체계의 개편을 통하여 개별 가구들 중에는 세부담이 증가하는 가구와 줄어드는 가구가 있게 된다. 근로소득공제는 줄고 자녀에 대한 소득공제나 아동수당의 혜택을 볼 수 없는 가구, 즉 무자녀 가구나 자녀 양육을 모두 마친 가구의 세금부담은 늘게 된다. 반면에 자녀를 양육중인 가구의 세부담은 감소한다. 



노인수당 

노인에 대한 기초연금은 그 수혜계층의 인원이 많아서 소폭의 인상에도 재정부담이 크다. 노인계층은 상대적으로 현금수입이 약하나 재산보유 측면에서 다른 세대에 비하여 부유하기도 하기 때문에 재산보유 상황에 대한 고려없이 일괄적으로 노인계층의 70%에게 기초연금의 혜택을 주는 것은 우리의 재정여력에 비하여 지나치게 관대한 측면이 있다. 노인계층 중에서 일정 수준의 재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국가가 기초연금을 지불할 여유가 있다면 재산도 현금수입도 부족한 진짜로 빈곤한 노인계층에게 기초연금의 액수를 더 높여주는 것이 옳다. 

현재 국세청의 전산망을 통하면 기초연금 수혜연령대의 재산보유 혹은 재산세 납부현황은 바로 파악이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소득상위 30% 노인계층과 일정정도의 재산보유 노인계층을 제외하고 그 외의 노인계층에게 국한하여 확대된 기초연금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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