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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하에서 개별 국가들의 자본은 국경을 넘어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으로 쉽게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믿음에 기초하여 법인에 대한 과세는 다른 나라로 자본의 유출을 야기하고 결과적으로 자본소유자보다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위태롭게 한다는 논리가 언로를 장악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법인에 대한 과세가 개인에 대한 과세보다 현저하게 약하게 시행되면서 국가는 꼭 필요한 공공서비스 공급에 필요한 재정이 부족하게 된다. 이 논리가 자본의 국제적 움직임에 법인세율이 다른, 시장접근성이나 숙련된 노동력 등, 요인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가진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에 기초한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성 자체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다. 과연 자본은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움직이는가?

많은 연구들이 자본의 이동성에 기초하여 논리를 전개하고 있으나 정작 자본의 이동성 자체에 대한 연구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가 뚜렷하다. Feldstein/Horioka(1980)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연구들은 국제간의 자본의 이동성을 측정하는 지표로서 국내저축과 국내투자 간의 상관관계를 다루었다. 이 상관관계를 표시해주는 SRC 지수(savings retention coefficient)는 한 국가내에서 증가된 저축 중 국내에 투자되는 부분의 비중을 말하며 폐쇄된 경제에서 그 지표는 1이 된다. 국내저축의 증가는 100% 국내투자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본이동이 완전하게 자유로운 개방경제에서는 0에 가까운 수치가 나오는데 이는 저축과 투자 모두 국경을 넘나들면서 행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Feldstein/Horioka의 연구(1980)1960~1974년에 대하여 오년이나 그 이상의 기간에 대한 국내저축과 국내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평균을 16OECD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완전한 자본이동성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는 개별국가의 SRC 지수는 대체로 해당국가의 세계자본스톡에서의 비중에 해당하고 전체로서는 0.1보다 낮아야 할 것으로 보았으나 연구의 결과는 SRC 지수가 0.89로 나타났고 기본모형의 다양한 확장에서도 마찬가지로 견조(robust)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연구자들에게도 뜻밖의 수치로서 대부분의 투자가 국내 저축을 재원으로 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결과인 것이다. Feldstein 그 이후의 연구(1983)에서도 1970년 중반대의 자료를 포함시켜서 분석하여 SRC 지수 0.8을 얻었다. 그의 연구에서 국내저축과 국내투자의 자료들을 5년이나 10년간의 평균치를 사용한 것은 국내투자와 국내저축간의 차이를 메꾸는 장기적 자본흐름을 반영하고자 한 것이다.

 

Murphy의 연구(1984)는 경제규모가 큰 나라와 작은 나라들 사이에는 자본이동성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고 17OECD 국가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동일한 연구를 수행한 결과 동 지수는 큰 나라 7국의 경우 0.98, 작은 나라 10국의 경우 0.59를 얻게 되어 전체적으로 같은 결과를 도출하였다. Feldstein/Bacchetta의 연구(1991)1980년대에 자본이동과 관련한 장벽과 규제가 획기적으로 낮아진 점을 감안하여 SRC 지수가 낮아졌을 것이라고 보고 연구를 새롭게 수행하였으나 23OECD 국가의 1960~1986년까지의 자료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SRC 지수는 0.61으로 0.89보다 상당히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은 지수를 보여주었다. EU국가들의 SRC지수는 0.36으로서 다른 나라들에 비하여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EU국가들 간의 자본시장 통합의 진전이 많이 진행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Obstfeld/Rogoff의 연구(2000)1990~1997, 24OECD국가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0.60, 소국개방경제로 특징지워지는 개도국을 포함한 작은 56개 국가의 지수로서 0.41를 얻어냈으나 이 지수 역시 자본의 이동이 자유롭다고 보기에는 너무 높은 수준이다.

 

이런 연구결과들은 자본이동성이 통상 아주 높은 걸로 알려져 있고, 여기에 기초하여 경제정책, 특히 자본에 대한 과세의 수준을, 결정하는 지난 수십년간의 국제적인 경향과는 크게 충돌되는 것이며 그러기에 학계에서는 ‘Feldstein-Horioka Puzzle'이라고 불린다. 기본적으로 Feldstein은 국제 자본시장에 상당한 불완전성이 있고 국내 저축의 상당부분이 자국 내에 남는다는 입장을 유지한다. “자본이 움직일 수 있고 일부 자본이 움직인다고 하여 자본이 국제적으로 국경에 대한 고려없이 자유롭게 배분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Feldstein, 1994, 11).

 

이러한 Feldstein의 입장에 대하여 다른 해석을 시도하는 많은 연구가 행하여졌다. 우선 Frankel(1992)의 연구에서는 완전한 자본유동성이 있다는 건 환율변동의 기대치와 환율 위험 프레미엄이 반영된 이자율, Covered interest parity(CIP)가 국가간에 일치한다는 얘기인데 CIP가 있다고 해서 실효이자율까지 일치하는 건 아니며 국내저축과 국내투자는 실효이자율에 반응하나 국제적으로 자본이 반드시 가장 높은 실효이자율을 찾아 움직이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한 국가 내에서 저축이 증가하면 이자율이 내리고 이는 통상적으로 자본비용의 감소를 의미하므로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한 나라 안에서 저축과 투자가 동반 상승하므로 CIP의 격차가 생기지 않아도 실효이자율 차이가 있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효이자율 차이는 파생금융상품을 통해 Hedging이 가능할 것이기에 Frankel의 설명이 불완전하다고 보는 Obstfeld의 연구(1995)에서의 지적에 대하여 Feldstein(1994)은 파생금융상품이 잘 개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Hedging 비용이 위험이 많은 국제투자에 있어 이익률을 낮추기 때문에 통화위험은 여전히 자본의 국제 유동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자본소유자가 자본을 국내에 두려는 경향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해외상황에 대한 무지, 위험회피, 정보획득비용, 통화위험, 기업지배구조, 시장규제, 불확실성, 정치적 위험, 정책변화, 그리고 언급된 헤징비용 등이 이러한 경향을 강화시키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Feldstein은 이 입장에서 투자포르트폴리오에서 의미있는 자국왜곡(Home country bias)의 실증적 증거를 광범위하게 제시하였다. French/Poterba(1991)의 연구에서는 1989년의 미국인 투자액의 94%가 미국내 증권구입에 쓰이고 다른 여러나라도 마찬가지라고 보았다. Sercu/Vanpée(2007)의 연구는 2005년에도 미국인의 지분투자에서 자국지분 투자비율은 82.2% 이었으며 지난 25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였어도 미국주식시장이 세계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 40.5%2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그 외 42개 국가에서도 자국왜곡의 정도는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국왜곡을 설명할 수 있는 요인들로서 법인소득과세와 개인소득과세의 불완전한 통합체계에서 외국세액에 대한 공제의 문제(Fuest/Huber, 2004), 경제발전의 차이, 자본통제와 원천징수(Chan/Covrig/Ng, 2005), 지불되는 배당에 대한 개인소득세의 조세지원(Desai/Dharmapala, 2007) 등이 거론되었다. Feldstein은 또한 미국의 연금펀드나 보험회사들이 자본의 자유로운 국제적 투자를 막는 제도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해외주식과 국내증권, 채권 간의 관계는 아주 불완전한 대체재 관계에 있고 실증적 근거는 국제자본시장이 분리(segmentation)되어 있는 것을 지지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Feldstein-Horioka Puzzle을 자본의 이동이 충분하게 자유롭지 않다는 것으로 설명하는 입장에 대한 다른 반대를 제시한 Obstfeld의 연구(1986)Feldstein과 달리 저축외생적이지 않다는 점에 기초한다. 한 나라의 저축은 투자와 동시적으로 생산성, 기술진보, 노동인구의 증가, 경기순환 요인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입장에 의거한 것이다. 어떤 나라가 생산성의 충격이 크거나 여러 나라에서 그러한 충격이 존재하면 저축률의 증가는 세계이자율을 하락시키고 투자는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Kim의 연구(2001)에서는 경기순환 충격변수는 저축과 투자의 상관관계에 작은 부분만을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다. Attanacio/Picci/Scorcu의 연구(2000) 역시 성장과 SI 관계 간에 아무런 관계를 발견하지 못했다.

 

또 다른 반대는 여러 나라에서 발견되는 노동의 자본집적도(Capital/Labor ratio)의 차별성으로 접근하는 것이며 자본이 이동한다면 거주지국과 원천지국의 과세를 반영하여 세후이익률이 각국에 걸쳐 같아지도록 배분된다는 것이다. 투자의 수익률은 측정하기 어려우므로 그 대신에 자본의 생산성(Capital-Output-ratio)’이 일정한 수치로 수렴할 것으로 상정하고 연구해본 결과 실증적 결과는 시간이 지나도 수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Maddison(1991), Obstfeld(1995), Caselli/Feyrer(2007)). 그러나 Feldstein은 이것이 자본이동의 불완전성을 설명하는 추가적인 증거라고 보았다. 다른 한편 Caselli/Feyrer(2007)Batista/Potin(2007)의 연구는 자본의 생산성(Capital-Output-ratio)’이 나라별로 지속적으로 다른 것은 자본이동이 불완전하기 보다는 다른 요인 때문이며 예컨대 자본비용의 차이, 생산함수가 국별로 다르거나 부존자원이 다르거나 해서 소요자본이 나라별로 다르기 때문인데 자본집적도가 높은 나라가 저축률이 높은 경향이 있다면 완전한 자본이동성과 높은 SRC 지수가 병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반론은 Summers의 연구(1988)로서 저축이 외생적으로 결정된다는 가정은 사실에 어긋나며 SI 간의 상관관계가 큰 것은 정부가 큰 폭의 경상수지 적자를 메우려는 정책적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 높은 SRC 지수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의 산물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국내저축과 국내투자 간의 Gap이 경상수지 흑자나 적자 형태로 나타나는데 환율과 무역수지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한 무역분야의 피해방지를 위하여 자본유입을 막거나 국내과세로 인하여 투자의 사회적 수익률이 투자자의 개인적 수익률을 상회하는 경우에 자본유출을 막는 등의 정부의 정책적 개입이 국내저축과 국내투자 간의 균형에 영향을 주고 나아가 SRC 지수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경상수지가 바로 국내투자와 국내저축의 격차이므로 시장에서 수지균형을 유지하려는 정책은 그 자체로서 저축과 투자의 상관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Summers는 자본이 이동적인 상황에서 저축초과와 이로 인한 수지의 불균형을 상쇄하기 위하여 재정적자를 만드는 단순 모형을 설정하여 이 모형에서 내생적 재정적자가 관측되는 저축과 투자의 상관관계의 약 3/4를 설명한다고 보았다. 추가적으로 남은 부분도 저축과 투자를 균형으로 몰기 위한 다른 정책에 기인한다고 설명하였는데 높은 I/S 계수가 국제적으로 자본이동이 불완전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해서는 안되고, 국제수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반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Feldstein/Bacchetta(1991)의 연구도 정부는 수출업자와 수입품 대체재의 생산자들의 압력에 굴복하여 무역적자의 크기를 줄이고자 한다는 것에 동의하였고 추가적으로 정부는 재정적자 이외의 금융이나 조세정책으로 저축이나 투자의 규모를 조절하려고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Summers가 재정적자와 순저축의 관계에 대하여 실증적 근거로 제시한 자료는 전통적인 정부재정적자와 사적 투자의 구축효과(Crowding-Out-Effect)를 반영하는 자료로도 설명가능하다는 것도 지적하였다.

 

Feldstein-Horioka Puzzle에 대한 위의 대안적 해석들은 저축과 투자의 관계를 Feldstein과는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높은 SRC 지수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의 이동성에 제약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러한 유형의 해석이 논리적으로 성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들을 잘 곰씹어 보면 결과적으로 말해주는 것은 자본의 실제적인 국제간 이동을 불필요하게 만들거나 어렵게 만드는 여러 차원의 제도적, 정책적, 개별투자자별 제약이 아직도,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이에 더하여 자본이동에 제약이 없다는 것과 실제적으로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주장이다. SRC 지수 자체는 제도적 요인을 설명하기 보다는 실제로 자본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며 여러 연구들에서 공통적인 분석의 결과는 SRC 지수가 0(완전한 국제 자본유동성이 있을 때의 수치) 보다는 월등하게 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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