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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들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가? 헌법은 법앞에 만인의 평등을 규정하고 있다. 헌법의 하위법인 세법은 헌법의 정신에 비추어 모든 이들의 직업에 차별을 둘 수 없다. 성직자나 교사나, 생산직 근로자나 구별 없이 모두, 소득이 같으면, 똑 같은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이다. 성직자라도 병역의무에서 제외되지 않는 것과 같은 내용이다. 우리보다 기독교의 역사가 오래된 국 가들, 즉 미국이나 유럽의 모든 국가들에서 성직자의 소득은 당연하게 소득세로 과세되고 있다.
 

종교인에 대한 과세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3년 이전에도 세법에 종교인에 비과세 규정은 없었다. 그러므로 과세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과세당국이 종교인에게 대하여 과세를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은 본연의 직무를 유기한 것이다. 왜냐하면 방송인이나 교수/교사에게 근로소득세를 부과한다는 규정이 별도로 없어도 과세가 당연하게 이루어지듯이 소득세는 모든 근로자의 급여에 대하여 과세하도록 되어 있고 종교인의 경우도 예외라고 명문화 되어 있지 않은 이상 과세가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많은 개신교 성직자들은 자진신고를 통하여 세금을 이미 납부하고 있다. 카톨릭에서는 교단에서 일괄적으로 납세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종교인들이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이 당시에 세법에 따라 정당한 것이였다면 국세청은 이 자신납부한 세금을 돌려주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도 하지 않았으므로 국세청의 직무유기에 대하여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불교계를 대표하는 조계종의 경우 현재 종교인 과세에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개신교의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파”은 찬성, “합동/고신/합신파”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과세에 반대하는 논리에서 합리성이나 명분을 찾기는 매우 힘들다. 아직 일부의 개신교 교파에서 사회나 정치에 대한 영향력에 자신하면서 어떻게든지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종교지도자들이 남아 있는 것이다.


2014년 2월의 정부 수정안의 내용에는 사례금을 종교인소득으로 칭하고 과세대상의 폭을 종교단체에서 받은 금품이 아니라 개인의 생활비에 사용하는 부분으로 국한하고자 하였다. 종교활동에 사용하는 부분은 과세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다, 또한 필요경비를 일률적으로 80%로 하지 않고 소득에 따라 차등하는 내용과 원천징수 대신에 자진납세하고 근로소득장려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3년 9월의 정부안과 이 수정안을 비교해보면 정부의 입장은 내용적으로 크게 후퇴하는 것이다. 과세대상의 폭을 종교단체에서 받은 금품이 아니라 개인의 생활비에 사용하는 부분으로 국한한다면 필요경비라는 것은 존재할 명분이 없는 것이다. 과세대상을 폭을 대폭 줄이면서 필요경비까지 유지하고자 하니 결국 과세는 명분만 남고 실제적으로 세금부담은 거의 제로로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과세방법에서도 자진납세하도록 하니 실제로 세금을 내고 안내고는 종교인의 자유의사에 맏기겠다는 것이다.


국회 조세소위의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과 개신교계 인사들과의 간담회가 있었던 것으알려져 있다. 이러한 뒷거래를 통하여 형식은 과세이나 실질적 비과세의 내용을 담은 법안에 대한 대략적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개신교계의 일부는 이 정부안에 대하여도 아직 동의해 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종교인의 활동은 근로활동이 아니라 봉사라고 한다. 따라서 대가를 받아도 근로소득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소득세에서는 개인의 생업으로부터의 소득을 근로소득 혹은 사업소득으로만 분류한다. 금융소득이나 양도소득, 기타소득 등은 주된 생업이 아닌 부차적인 소득의 종류일 뿐이다. 때문에 개인의 주된 직업으로부터의 소득은 그가 사업자로 등록한 사람이 아니면 모두 근로소득이 된다. 교사나 교수, 언론사 사장의 소득도, 장관과 대통령의 소득도 근로소득이고, 오래된 기독교 국가들에서 카톨릭의 추기경, 주교/대주교의 소득도, 지위고하에 막론하고 개신교의 모든 목사들의 소득도 근로소득이다. 왜 대한민국의 목사들의 소득만은 근로소득이라고 부르면 안되는지 도저히 설명이 안되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소득세에서 얘기하는 근로소득의 개념은 어떤 직업의 수행내용에 대하여 평가하면서 부여하는 명칭이 아니다. 그냥 사업자가 아닌 모든 직업인의 급여를 지칭하는 중립적인 개념으로 세법에 정착된 것이다.
 

종교인이 받는 보수는 이미 과세가 된 신도들의 헌금이나 기부금에서 지급되기 때문에 이것이 이중과세라는 지적도 있다.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다. 과세된 소득으로 학부모가 자녀의 학교등록금을 지불하고 이 등록금에서 교사의 급여를 주면 교사의 소득에 대한 과세가 이중과세라는 말인가? 돈이 다른 경제적 주체에게 넘어가면 그 주체에게는 새로운 소득이 창출되는 것이다. 한 경제주체에서 여러 번 과세되어야 이중과세에 해당하는 것이며 신도와 교회와 목사는 각각 다른 경제주체이다. 게다가 헌금이나 기부금에 대하여 세법은 소득공제를 허용해주고 있다.
 

종교인 과세가 세무사찰 등에 악용되면 자칫 종교 탄압이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는데 이 또한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다. 이 논리를 확장하면 세무사찰, 정치적 박해에 이용될 소지가 있므므로 모든 언론기관, 대통령의 출신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들 전체, 시위나 학생운동의 전력이 있는 모든 회사원, 근로자의 소득도 과세할 수 없다는 말이 된다. 결과적으로 전체 국가의 세금 징수는 불가능해지게 된다.
 

종교인 과세의 문제는 민주주의, 그리고 헌법질서의 유지와 관련이 되는 문제다. 일부 영향력 있는 종교단체가 명백하게 헌법적 가치를 부인하는 발언을 해도 정부와 집권여당, 그리고 과세당국은 눈치만 보고 있다. 또한 뒷거래를 통하여 실질적인 비과세를 보장해 주면서 일반 시민들의 정당한 문제제기와 공평성에 대한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정부여당에 강력하게 촉구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권력남용은 민주사회의 가장 큰 적이다. 군사권력에 유린당했던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는 이제 경제권력, 언론권력 뿐 아니라, 종교권력에게서 까지 무시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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