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숭동칼럼] 22대 국회의 첫 국감, 민생국감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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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09-26 조회수 619
칼럼

[월간경실련 2024년 9,10월호][동숭동칼럼]

22대 국회의 첫 국감, 민생국감이 되길

김성달 사무총장 

 22대 국회 첫 국감이 곧 시작된다. 2024년 국정감사는 10월 7일~25일까지 19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22대 국회 첫 국감이고, 초선의원들의 비중도 44%나 되는 만큼 국회의원과 의원실의 시계가 바쁘게 돌아갈 때이다. 민생불안으로 어느 때보다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이번 국감은 민생불안 해소를 위한 모범적인 정책국감, 민생국감이 되길 바란다.

 과거 국감을 되돌아보면 막말, 부실, 맹탕 등의 비판과 함께 매번 낙제점 수준의 초라한 성적표가 대부분이었다. 22대 국회는 여소야대이고 여야갈등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에서 여야의원들 간의 막말과 고성, 소모적 논쟁이 더 빈번하게 발생하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 정부 관료들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발언도 문제지만, 국회의원 질의에 대한 정부 관료들의 안하무인식 답변과 태도도 심각하다. 최근에는 대정부질의 하루 전날 담당 장관이 불참을 통보했다며 야권 의원들이 ‘국회·헌법 무시, 국회 능멸’ 등의 표현까지 써가며 비판했다. 대통령은 22대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며 역대 대통령들의 개원식 참석 관례를 깨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국민을 위한 민생의제를 주요하게 다루고 정책개선을 이끌어내는 국감을 진행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최근 대정부질의에서 국무총리, 기재부장관 등은 수출호조, 물가상승률 안정, 경제성장률, 무역수지, 고용률 등을 내세워 우리나라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과 동떨어진 발언을 하고 있는데도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

 분명한 것은 지금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고, 내수위기를 일부 저소득층과 소상공인의 위기로 국한하여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좋은 일자리는 늘지 않고, 임금도 제자리 수준이다. 집값 거품도 제거되지 않아 자산 격차도 심각하여 우리나라의 양극화와 불평등은 여전하고,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가 된 지 오래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은 일자리,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할 수밖에 없고 저출생의 위기를 벗어나는 것은 더욱 요원하다. 대통령이 나서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범국가적 총력대응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심각성을 인지했으면서도 저출생 대책은 대부분 단편적·미시적 대책을 보여주기식으로 나열해 놓은 수준이니 진짜로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따라서 이번 국감에서는 국회가 국민을 위하고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를 위한 민생의제를 중심으로 실태를 드러내고 개선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미 경실련은 22대 국회 개원에 맞춰 7대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국회의 개혁입법을 촉구한 바 있다.

 먼저 부자감세 방지이다. 법인세, 상속세 및 증여세, 종부세 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 정치권 등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경제활성화와 중산층의 세부담 완화 효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세원의 대부분이 재벌·대기업과 소수 부동산 부자들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소수 슈퍼리치를 위한 세제특혜와 다를 바 없다. 이번 국감에서는 소수 부자와 재벌·대기업을 위한 세제감면의 문제를 드러내고 정부의 2024년 세제개편안의 전면재검토를 유도해야 한다.

 서민주거안정에 직결되는 집값 안정과 공공주택 관련 정책도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 이후 집값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완화, 대출확대 등의 영향으로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집값 상승 원인을 공급 부족으로 진단하고 ‘비아파트 무제한 매입, 공사비 보전, 개발사업 규제완화 등’을 통해 공급확대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거품덩이 고분양 아파트 공급은 집값 불안을 더욱 조장하고, 무주택서민에게 빚만 떠넘길 뿐이다. 게다가 가격 상승세에 있는 비아파트를 시세대로 매입하는 매입임대주택 무제한 추진은 심각한 혈세낭비이며, 무주택서민이 아닌 경쟁력 없는 민간건설업계를 지원하는 건설경기 부양책과 다를 바 없다.

 필수 공공의료 의사 확충을 위해 정부 의료정책의 문제점도 꼼꼼히 짚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의대증원 확대를 둘러싼 의료계의 반발로 의료시스템이 붕괴 직전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필수 진료과 및 지방의 의사 부족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의대증원과 공공의사 양성을 위한 제도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달래기용 의사 기득권 특혜정책은 전면재검토 되어야 한다.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를 위해 도입된 이해충돌방지법, 주식백지신탁제, 재산공개제도 등이 효과적으로 시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도 중요하다. 소수 기득권을 위한 정책이 계속 추진되는 데에는 관료들이 기득권이거나 기득권을 대변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직자윤리 강화가 필요하며 유명무실한 제도운 영 실태를 드러내고 제도개선을 이끌어야 한다.

 민의를 대변하고 민생불안을 해소하는 것은 정부와 정치권의 기본 책무이고,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외면해온 정부와 정치권에 대해 국민들은 언제나 냉엄하게 심판해왔다. 이번 국감이 부실·맹탕·막말 국감이라는 오명을 얻지 않도록 여야 국회의원의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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