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집값 이야기(4)] 왜 지금 토지공개념인가?

관리자
발행일 2018.12.07. 조회수 55912

왜 지금 토지공개념인가?


– 우리가 몰랐던 집값 이야기, 4강 후기 –


지난 6일 저녁 <우리가 모르는 집값이야기> 네 번째 강의이자, 마지막 강좌가 경실련 강당에서 열렸다. “왜 지금 토지공개념인가?”라는 주제로 서순탁 서울시립대 교수가 강의를 진행했다.



왜 토지에만 공개념을 적용할까? 

‘자동차 공개념’이란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근데 왜 항상 토지에는 공개념이란 말이 붙어 다닐까? 그 이유는 토지는 일반 재화와 다른 특성들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토지는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다. 특정한 개인이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그리고 토지는 양을 늘리거나 고정된 위치를 이동시킬 수 없다. 이러한 특성들이 사람이 만들거나 양을 늘릴 수 있는 일반 재화와 다른 점이다. 거기에 다른 일반 재화들은 없으면 불편할 뿐이지만 토지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 요소라는 것, 토지 없이는 인간이 살 수 없다는 점이 토지만큼은 사개념이 아닌 공개념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나라도 60-70년대 급격한 산업화로 지가가 급등하며 투기적 거래가 늘어나자 89년 토지공개념 3법(토지초과이득세법, 택지소유상한제, 개발이익환수제)이 도입됐었다. 하지만 재산권 행사를 부당하게 침해한다는 이유 등으로 토지초과이득세법, 택지소유상한제는 위헌 내지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아 사실상 폐기됐고, 현재는 절름발이로 개발이익환수제만 남아 있다. 서 교수는 토지공개념 3법이 있을 때는 불로소득을 환수할 장치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제도가 없어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89년 당시 제도만 연상할 게 아니라 시대 상황에 맞게 토지공개념을 실현할 다양한 수단이 있다고 강조했다.



보유세 강화를 통한 토지공개념 실현 

서 교수가 특히 강조한 부분은 토지세제 역할의 재정립을 통한 토지공개념 실현이다. 서 교수가 제안한 정책 방향은 보유세 강화 압박을 통해 끊임없이 시장에 공급이 나온다는 시그널을 지속해서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가가 급등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사회가 도시형 사회가 되면서 도시에 토지공급은 늘어날 길이 없는데, 수요는 많기 때문에 계속 지가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유세를 늘리고, 거래세를 낮춰 부동산을 가지고 있으면 부담이 되게 만들어서 매물이 자꾸 나오도록 하고, 이런 시그널을 정권에 상관없이 계속 준다면 기존 주택의 공급 촉진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원가공개, 후분양제, 분양가상한제와 같은 공급제도를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보유세 강화를 통해 시장에 끊임없이 공급이 나온다는 시그널을 준다면 공급부족으로 인한 지가 상승을 막을 수 있고, 이는 토지공개념을 실현하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서 교수는 아직도 토지공개념은 70-80년대 도시화가 진행되던 과정에서만 필요했던 게 아니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채택하는 나라에서는 지가급등, 토지투기, 난개발과 환경파괴, 토지소유의 편중과 분배불평등 심화 문제가 있어왔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대상황에 맞는 설계를 통해 토지공개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의를 들으며 왜곡된 토지 불평등의 현실을 보유세 강화를 통해 가진만큼 세금을 냄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강사의 명쾌한 주장만큼 현실에서도 이 문제가 명쾌하게 실현될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하게 된다.

 



강의를 마친 뒤에는 4주간 모든 강의에 참석한 수강생들에게 수료증을 전달했다. 매주 일과를 마친 늦은 시간에 피곤할 텐데도 성실하게 수강하고 열띤 토론으로 함께한 열정적인 모든 수강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글쓴이 :  윤은주 회원홍보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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