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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환의 자가치료 : 자주 병원 찾는 당신, 과잉진료 아닌가요?

김철환(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자가 치료란?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가족이 아프면 우선 가족 중에 경험이 많은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1차로 판단하여 필요한 처방을 하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평소 가족들이 다니는 단골의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가족 중에 누가 아플 때 무조건 병원에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가족 중에 경험 있는 사람이 판단하여 1차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자가 치료(self-care)입니다.    자가 치료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수많은 건강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오래된 치료법이며 지금도 가장 많이 이용될 뿐만 아니라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비용효과적인 치료방법이지요. 하지만 가족이 핵가족화 되면서 어르신들이 직접 자가 치료하는 것을 옆에서 보고 배울 기회가 적어지고 있고, 젊은 엄마들은 건강 문제가 생길 때 의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갈수록 자가 치료방법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리면 보통 2~3일은 가정에 준비한 상비약 중에서 해열진통제, 항히스타민제, 기침약 등을 복용하면서 스스로 치료하면 대부분의 감기 문제는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의약분업 후에 더 두드러진 현상입니다만 감기에 걸리면 바로 의원을 찾고, 더구나 매일 의원을 방문하면서 주사도 맞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이것은 꼭 의사를 만나지 않아도 되는 문제를 갖고 의사를 만나고, 너무 자주 의사를 방문하고, 너무 많은 약과 주사를 받는 의료의 과잉 이용과 과잉 진료입니다.   스스로 치료할 것인지, 전문가를 찾아야 하는지의 판단을 먼저..  건강 문제가 생기면 상식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상식적인 접근이란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때는 의학을 제대로 배웠고 평소 나 자신과 가족을 잘 아는 주치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입니다. 어떤 건강문제가 있을 때 전문가를 찾아야함에도 이를 무시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무조...

발행일 200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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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단상 - 유인애 국제연대 협력간사

     유 인애  경실련 국제연대 협력간사 사무실에서 가끔 전화를 받아보면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얘기를 들을 수 있다. 억울한 일을 당해 호소하는 사람, 이것만은 고쳐졌으면 좋겠다고 건의하는 사람등 나름대로 경실련을 믿고 전화를 한 사람들이다.  사실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자기 얘기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의 얘기를 들으면 내가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통의 전화   얼마 전에는 대전에 사신다는 남자 분이 전화를 했는데 화물운송차량의 보험문제에 관한 얘기를 했다.  화물운송차량 보험은 일반 보험회사에서 취급을 안하고 특별히 보험처리를 하는 기관이 따로 있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였다.  그래서 화물차량도 일반보험회사에서 우리 보통 운전자들이 차량보험 들 듯이 보험을 들 수 있도록 경실련이 나서 달라는 부탁이었다.      한 번은 중년의 남자가 연로한 부친을 모시고 또 남자의 부인인 듯한 여자분과 함께 경실련을 방문했다.  그때는 점심시간으로 나 혼자 사무실에 있었는데 그 분들은 어데 먼 시골에서 올라온 듯해 보였다.  이른 새벽부터 서둘러 먼길을 온 분들의 얘기는 이랬다.  어느 독재정권시절, 대대로 농사일을 하며 고향에 살던 그들은 당시의 권력실세의 협박으로 갖고 있던 땅을 다 빼앗겨버렸다는 것이다.     지금은 수도권의 주말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그 곳은 근래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곳이다.  그 중년의 남자 분은 옆의 노인을 아버지라고 소개하며 그동안 홧병으로 눈이 멀고 온갖 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그들이 갖고 온 서류는 한보따리였다.  나는 당시 해당 부서의 담당 간사에게 소개를 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이미 법적으로 종료된 사건이어서 어찌해 볼 수 없는 일이었다고  했다.  힘을 갖고 빼앗은 자들이 얼마나 용의주도하게 일처리를 했을 것인가!   이러저러한 개인적인 소원을 갖고 경실련을 찿는 사람들...

발행일 2001.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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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100살 살자-암은 왜 생기는가?

암은 왜 생기는가? 김철환(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왜?  제 진료실을 방문하신 분을 진찰하고 검사한 후 암을 진단하게 되면 저는 조심스럽지만 본인에게 직접 설명을 드립니다. 이 때 제가 꼭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자신은 그 동안 건강하게 잘 살았는데 왜 지금 자신에게 암이 생겼냐는 것입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다른 때도 아닌 바로 이 때에, 다른 부위도 아니고 바로 이 부위에 왜 암이 생겼는가?' 라는 질문이죠. 하지만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 인생 문제에 있어서도 '왜?'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어렵듯이 의학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왜?'라는 질문은 대단히 어려운 질문입니다. 공격인자와 방어인자  암은 왜 생길까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이제까지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설명 드리겠습니다. 암이 왜 생기는가를 생각할 때 크게 둘로 나누어 암을 일으키는 공격 인자와 반대로 암을 억제하는 방어 인자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단순하게 얘기하면 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우리 몸의 방어력보다 세면 암은 생깁니다. 즉, 갑자기 많은 양의 발암물질이 공격을 하거나 혹은 엄청난 스트레스로 몸의 방어력이 약화되는 경우입니다.  암을 일으키는 공격인자를 발암물질이라고 합니다. 발암물질로 제일 먼저 알려진 것은 굴뚝의 끄름이었습니다. 영국 굴뚝 청소부에게는 남성의 음낭암이 잘 발생되었습니다. 이것은 굴뚝의 재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벤조피렌이 원인이라는 것이 그 후에 밝혀졌지요. 굴뚝을 타느라 재가 직접 음낭에 묻는 일이 반복되면서 음낭암이 생긴 것입니다.  발암물질들은 염색체 DNA에 영향을 주어 돌연변이를 일으켜 결국 암세포가 탄생하도록 돕습니다. 이런 화학적 발암물질 외에도 자외선이나 핵물질, 그리고 바이러스도 암을 일으킵니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 중에는 허페스 바이러스는 여성자궁암, B형간염 바이러스는 간암을 일으키는 등 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만 수 십 종입니다. 오염, 불특...

발행일 200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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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100살 살자 - 우리 모두 금연합시다.

시암 사망원인 30% 차지…유혹 이기고 2주만 참으면 금연성공 가능 경실련 김철환 보건의료위원장,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담배를 피워도 오래 살고, 어떤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고 건강생활을 해도 일찍 세상을 떠난다. 이것은 모두 인명재천(人命在天)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이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담배에 대한 오해 담배가 해롭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미 많은 의학적인 연구 논문에서 암에 의한 사망의 30%가 흡연 때문이고, 만성기관지염, 심장병, 뇌혈관 혈전증, 다리가 썩어 들어가는 버거씨병, 위궤양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담배라는 것을 증명하였다. 발병 자체에 의한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산불의 60%, 전 화재의10%의 원인이 담배이므로 이런 경제적 손실도 만만치 않다. 결국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50%의 확률로 담배 때문에 질병을 얻게 된다.   50%의 확률! 아마 이런 말을 듣는 대부분의 흡연자는 '그래, 나는 담배 때문에 병이 생기지 않는 50%에 속할 꺼야'라고 자신을 안심시키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현명한 사람이라면 50% 확률이 얼마나 높은 확률인지 알 것이다. 더구나 좋은 일이 생기는 확률도 아니고 자신과 가족의 행복에 결정적인 불행을 가져올 수 있는 확률이다. 그런데도 자신의 흡연문제를 대면하지 않고 회피하거나 덮어두려고 하는가?  그렇다고 흡연자를 비난하거나 차별할 수는 없다. 이들도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담배가 심각한 지 알면서도 담배를 포기하기보다 어떤 핑계거리라도 대서 계속 담배를 피우고 싶어하는 이유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니코틴에 중독되었기 때문이다. 한 번 니코틴에 중독된 사람에게는 니코틴이 계속 공급되지 않으면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즉 불안하고 초조하며 손발이 떨리고 정신집중이 안되면서 식은땀이 나는데 이런 금단증상은 담배를 피우면 좋아지니까 계속 담배를 찾게 된다. 일종의 마약이다. 담배라는 마약의 중독성은 모...

발행일 200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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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100살 살자 - 운동을 하려 거든 지금 당장 하라

<김철환  경실련 보건의료위원장·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나는 기회 있을 때마다 운동이 주는 효과를 설명하고 이제 남이 하는 운동 경기를 관전만 하지말고 직접 하라고 권하고 있다. 특히 육체노동자가 아닌 사람은 모두 따로 운동을 해야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 도움이 되는 운동은 일주일에 3∼5회, 한 번에 30∼60 분 동안, 숨이 좀 차고 땀이 적당히 날 정도의 강도로 하는 것이다. 운동의 종류는 상관이 없고 지속적으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운동이면 무엇이든 좋다. 다만 어떤 건강 문제를 갖고 있는 분이라면 운동의 종류와 강도를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운동에도 요령이 있다. 먼저 운동을 할 때는 안전성을 고려해야 한다. 운동으로 건강이 악화되거나 손상이 생겨서는 안 된다. 운동을 시작할 때 천천히 시작하고, 무리하지 않으며,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아울러 운동의 유효성도 고려해야 한다. 운동을 해서 질병의 개선과 건강증진의 효과를 봐야 한다. 그러려면 운동의 종목을 정할 때 유산소성 운동이 포함되도록 하고, 운동 시간도 30∼60분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운동을 할 때 무리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 운동하면 운동의 좋은 효과가 적어진다. 운동의 강도는 평소 생활에서 경험하는 부하보다 큰 부하가 걸리도록 해야 한다. 즉 운동을 할 때 숨이 차고 등에서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해야 효과가 있다. 어떤 개인의 심장이 최대로 뛰는 심박동수는 일 분에 (220-나이)이다. 즉 40세라면 최대 분당 180회까지 심장이 뛸 수 있다. 하지만 보통 운동을 할 때 자신의 최대 심박수의 70% 내외에 도달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40세인 사람은 분당 126회((220-40)*0.7) 정도에는 도달하는 강도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다만 다시 강조하지만 처음에는 체력 수준에 따라 적은 부하로부터 시작해서 시간을 두고 점차 큰 부하로 늘여야 한다. 초기 2∼6주 동안은 적응기로서 일주...

발행일 200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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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100살 살자 - 당신의 이(齒;치)와 잇몸, 안녕하십니까?

<김철환  경실련 보건의료위원장·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저는 치과의사는 아니지만 가정의학과 의사이므로 몸 전체를 이해하고 다루는 공부를 하고, 또 매일 진찰 중에 사람들의 입 속을 들여다보니까 이와 잇몸의 병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저는 이와 잇몸병을 갖고 있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문제는 이분들이 자신의 이와 잇몸의 병에 대해 전혀 무지할 뿐더러, 자신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치려고도 하지 않는데 있습니다.   예방 치의학을 전공한 분의 얘기를 들어보면 치아우식증(충치)과 치주염(풍치)을 비롯하여 치과질환 대부분은 예방 가능하다고 합니다. 수돗물 불소화 사업 등 충치 예방 사업이 잘 되어있는 선진국 중에는 충치를 가진 사람이 오면 실습하는 치과대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드는 나라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충치는 희귀한 병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예방이 가능한 질병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크며, 또 돈과 시간은 얼마나 듭니까? 그러므로 구강보건사업은 당연히 국가적으로 중요한 보건사업이 되어야 합니다.    다음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충치와 치주염을 예방하기 위해 꼭 알고 실천해야 하는 것을 요약한 것입니다. 식후에 이를 닦고, 특히 잠자기 전에는 반드시 이를 닦는 것은 아시지요?  이를 닦는 방법도 중요한데 한번 치과의사나 위생사에게 배우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주변에서 보니 틀린 방법에 익숙한 불들이 많습니다. 꼭 올바른 이닦이를 배우고 열심히 이를 닦으십시오. 현재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질병 예방법은 바로 이를 잘 닦는 것입니다. 요즈음 전동칫솔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를 제대로 잘 닦는 사람이라면 이런 전동 칫솔은 효과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닦는 법이 잘못된 사람, 노인, 장애인들에게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단 음식과 탄산 음료는 피하고, 인스턴트 식품처럼 잘 가공된 음식보다는 가능한 한 덜 가공되고, 덜 조리된 음식물을 먹는 것은 이의 건강뿐만 아니...

발행일 2000.02.25.

스토리
전환기 시민운동의 방향과 경실련의 과제

전환기 시민운동의 방향과 경실련의 과제 유종성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발행일 2000.02.22.

칼럼
당신도 감시 대상

 당신도 감시 대상 - 누가 우리의 기본권을 침해하는가? - CCTV는 범죄예방이 아닌 범인 검거용, 범죄 예방에 더 소홀할 수도 <대한변협 법제이사 김갑배> 지하주차장, 백화점과 은행, 스포츠 센터․목욕탕․호텔사우나 등의 탈의실 등에 기업이나 개인이 도난방지를 이유로 CCTV가 설치되어 프라이버시권이 침해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 인 터에 강남경찰서와 강남구가 범죄예방을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논현동 일대에 5대를 설치해 운용 중인 방범용 CCTV를 올해 연말까지 다른 지역으로 대폭 확대해 267대를 더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인권침해문제가 제기된 후 90여대를 줄였다고 한다. 이제 사람이 해오던 범죄단속활동을 상당부분 기계가 맡게 되는 셈이다. 여기서 문제는 첨단장비에 의해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무차별적으로 촬영되어 감시에 놓이고 초상권이 침해된다는데 있다. 또 그 촬영된 정보가 범죄단속목적 이외에 사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아닌 차량의 경우에 도로에서 주행하는 모든 차량을 촬영하는 것도 그 차량을 탑승하고 있는 개인의 기본권에 관련이 있다.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만을 촬영하는 제한된 방식이 아니라면 개인의 활동에 대한 감시를 하는 것이 된다. 인사동길과 같이 주․정차위반단속을 목적으로 CCTV를 설치하여 위반차량에 한정하여 촬영하는 경우에도 그 차량뿐만 아니라 길가는 사람들마저 촬영하게 되면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 된다. 사람은 공공장소에서 외모를 드러내고 활동을 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운명이다. 그렇다고 하여 공공장소에서 외적인 모든 초상권 등이 포기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그 누구로부터도 이유없이 감시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기본권을 보호 받을 권리가 있다. 첨단장비를 사용하여 대화내용을 도청하는 것이 금지되는 것처럼 공공의 장소라 하더라도 프라이버시권은 보호되어야 한다. 또한 인간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신체의 자유는 기본권의 핵심에 속하는 권리...

발행일 1999.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