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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人]누구를 위한 그린벨트인가?

그린벨트의 종주국 영국이 가장 기특해 하는 나라가 있다. 얼마 전까지 초지일관 억척스럽게 그린벨트 정책을 고수해온 한국이다. 한국은 1971년 대도시 인구 억제 차원에서 영국의 그린벨트 시스템을 본 따 개발제한구역을 지정한 이래 지금까지 40년이 넘도록 이 제도를 유지해오고 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 이후부터 한국의 그린벨트는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1999년 이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린벨트는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정부는 서민주택 건설, 경기활성화 등 다양한 명분으로 그린벨트를 훼손해왔다. 그린벨트를 푸는 것이 겉으로는 국민들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정책이라는데 과연 그런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 ▲ <그림 1> 런던 남부 외곽지역에 위치한 라이게이트(Reigate)지역의 그린벨트 전경. 도시확산을 방지하고 신선한 공기와 레크리에이션이 가능한 오픈 스페이스를 제공해주는 그린벨트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사례이다. (사진: CPRE) 그린벨트 왜 필요한가? 도시계획 교과서에 쓰인 그린벨트의 기능과 필요성1)은 이러하다. 첫째로 기성시가지가 무분별하게 확장하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이다. 대도시의 외곽은 항상 도심으로부터의 개발압력에 시달리게 되고 적절한 보호 장치가 없으면 계속해서 도시가 확장하게 된다. 이에 따라 도시인프라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통제가 불가능하게 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그린벨트라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둘째로 도시들이 서로 붙어서2) 거대도시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이고, 셋째로는 대도시 주변의 농촌지역이 침식당하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이다. 한마디로 도시에 신선한 공기를 제공하는 허파로서의 기능과 ‘오픈 스페이스’를 제공하여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데 그린벨트가 꼭 필요한 셈이다. 넷째로 그린벨트가 도시의 팽창을 억제해 그 도시 고유의 특징을 보전하는 기능이다. 마지막으로 도시 내부 노후지역의 재생을 촉진하는 기능이다. 1) 영국의 도시계획정책지침(Planning Policy Guidan...

발행일 201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