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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숭동 칼럼] 윤창중 사건은 대통령 인사실패로 인한 예견된 참사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 kokh@ccej.or.kr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으로 온 나라가 며칠씩 난리다. 대통령의 미국방문을 수행하면서 현지에서 업무보조를 위해 채용된 인턴 여대생을 성추행을 했다는 사건이니, 사안 자체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일이고 그만큼 국민들의 충격과 분노가 크기에 당연한 현상이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수치스런 일이고 국가적으로 매우 망신스런 일이다. 그런데 윤창중을 자신의 대변인으로 임명한 박근혜 대통령은 사건 직후 언론사 정치부장 간담회를 통해 “윤창중이 그런 사람인줄 몰랐다”고 말했다. 인사권자로서 윤창중에 대한 배신감과 함께 자신도 피해자라는 인식을 보였다.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은 자신의 책임을 숨기는 것에 다름 아니다. 박 대통령은 공직기강을 확실히 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책임자에게 책임을 지우겠다고 밝혔지만 윤창중 사건에서 가장 큰 책임감을 가져야할 사람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다. 윤창중 사건의 근본원인에는 박 대통령의 수첩인사가 존재한다.  윤창중은 언론인으로서 칼럼과 TV출연을 통해 많은 글과 말을 남겼다. 글과 말에서 드러난 사고체계나 인식은 보편적 합리성보다는 극단에 치우쳐 편향이 심했고, 표현에서는 품격이 묻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접하는 사람들의 중론이었다. 극우적 이념의 편협함은 그렇다치더라도 말과 글의 표현에서 경박하고 원색적이며 자극적이고 지나쳤다. 따라서 상식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으로서 심각한 결함이 있음은 쉽게 생각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박 대통령이 윤창중을 대통령직인수위 대변인으로 임명했을때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런 국민 여론을 정면으로 무시하며 청와대대변인 임명을 강행했다.  시중의 반대여론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람을 자신의 대변인으로 임명했다는 점은 적어도 대통령 자신이 윤창중의 말과 글에 동의하거나 아니면 긍정적으로 인정했음을 말한다. 윤창중의 대변인 임명은 누구의 추천없...

발행일 2013.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