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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역대급으로 불편한 21대 총선, 시민들은 누구를 심판할 것인가?

역대급으로 불편한 21대 총선, 시민들은 누구를 심판할 것인가?   조진만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선거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주권자이자 권력자인 유권자에게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정치적 심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유권자는 선거에서 ‘보상’과 ‘처벌’이라는 두 가지 선택 중 하나를 고민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제1당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주요 정당들이 멋있게 선의의 경쟁을 하는 상황이라면 보상을 누구한테 줄 것인가를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유권자는 누구를 처벌할 것인가를 놓고 괴로운 선택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주의만 만연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매번 때가 되면 찾아오는 선거가 언제쯤 행복한 고민만 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하지만 언제나 그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아니 오히려 선거 상황은 더 안 좋아지면서 역대급 총선의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유권자들의 고민과 한숨이 깊어지는데 이유가 있는 것이다. 21대 총선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론과 보수 야당에 대한 심판론이라는 프레임이 이미 확고하게 설정되어 있다. 선거를 통하여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은 대의민주주의가 운영되는 기본적인 원리이다. 하지만 이 프레임 속에서 갇혀 있다 보니 다른 부분들이 잘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일단 선거가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정당과 후보자의 정책이나 공약은 보이지도 않는다. 정당들은 새로운 선거제도 하에서 이합집산만을 거듭하다보니 아직 공식적인 정책공약집을 제시한 정당은 단 한 곳도 없다. 이미 1년 전에 마쳐야 할 선거구 획정도 국회가 손을 놓고 있는 상황 속에서 얼마 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주도로 간신히 이루어졌다. 후보자 공식 등록기간이 열흘 남짓 남았는데 아직 정당들의 후보자 공천은 마무리되지 못하고, 오히려 ...

발행일 2020.03.20.

칼럼
-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9대 대선, 차기 정부에 바란다> Ⅲ. 정치분야 민주공화국을 위한 정치개혁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돼 있는 현 상황은 한국정치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시민들은 비선 실세에 의해 국정 농단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크게 분노했다. 그리고 그것이 촛불의 힘으로 발현됐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정치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크다. “한국정치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인식이 요즘처럼 큰 공감대를 얻은 적이 없다. 하지만 이와 같은 시민들의 요구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실망스럽다. 적폐를 척결해야 한다는 주장과 적페 세력이 누구냐에 대한 논란이 중심을 이룰 뿐 진정한 정치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정당과 후보가 잘 안 보인다. 정치개혁에 대한 담론과 정책이 선거과정의 중심에 서 있지 못하고 네거티브 공방들만이 난무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정치권은 촛불 민심으로 발현된 정치개혁에 대한 시민의 요구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책화할 필요가 있다. 촛불 정국에서 시민들에 의해 가장 많이 언급된 내용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이다. 시민들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조항을 가슴에 품고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었다. 정치는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거나 별 관심 없던 시민들도 민주공화국의 위기에 반응을 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지금이 헌법에 규정돼 있는 민주공화국의 정신에 입각해 정치개혁을 도모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다. 그렇다면 헌법에서 규정하고 민주공화국의 실현을 위해 어떠한 정치개혁을 도모해야 할 것인가? 시민이 주권자이자 권력자로서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기 위해서 고민해야 할 정치개혁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다만 다음의 세 가지 점을 강조하고 싶다. 첫째, 투표연령을 인하해야 한다.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상황 하에서 시민들이 투표권은 실질적으로 주권자이자 권력자로서 대우를 받을 수 ...

발행일 2017.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