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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송년회, ‘함께주의’보다 ‘서로주의’로!

[월간경실련 2021년 11,12월호] [우리들이야기(2)] 송년회, ‘함께주의’보다 ‘서로주의’로! 박만규 아주대 불어불문학과 교수   연말이 다가오니 송년회 날짜를 잡는 데 분주하다. 그런 데 왜 연말이면 모든 직장에서 송년회를 가지는 것일까? 우선은 직원들에게 한 해 동안 회사를 위해 행한 수고에 대해 보상과 격려를 하기 위함일 것이다. 우리말에 있는 아름다운 말인 ‘수고’는 일을 열심히 하는 데 대한 찬사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일이 ‘수고’라고 불린다는 것은 구성원들이 집단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가지 고통을 견뎌내었음을 뜻한다. 이를 보상해 주기 위해 흔히 여러가지 상을 주어서 격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은 단지 크게 수고를 해 준 몇몇 개인에게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집단 구성원 전체에 보상을 행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고생했다고 하는 사실을 공유하는 의식이 필요하다. 그것이 회식이다. 그리고 연말에 갖는 마지막 회식은 특별히 더욱 성대하게 시행하여 기억에 남도록 마무리해야 한다. 한국인이라면 모두 동의하듯이 우리는 한(恨)이라는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 특히 집단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뛰다 보면 서로에게 원망도 생기고 각자 나름의 억울함도 생겨서 마음 한구석에 깊은 응어리가 진다. 이러한 한은 해가 가기 전에 모두 풀고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그런데 한은 나 혼자서 풀고 싶다고 쉽게 풀리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면서 적절한 분위기를 만들어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이해하는 의식을 진행하면서 다 같이 풀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분위기 속에서 함께할 때 이것이 가능하다. 집단적인 공감이고 카타르시스이다. 집단 카타르시스를 위해 우리가 동원하는 방법의 첫 번째는 노래이다. 사실 한민족은 노래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프랑스인 셋이 모이면 토론을 하고, 영국인 셋이 모이면 스포츠를 한다는 말이 있듯이, 한국인 셋이 모이면 노래를 부른다고 말해도 될 정도이...

발행일 2021.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