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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다] 초원의 나라에 세운 ‘책의 궁전'

[함께 걷다]  초원의 나라에 세운 ‘책의 궁전' 안세영 회원홍보팀 간사 sy@ccej.or.kr 몽골 울란바타르 시내 중심에 있는 수하바타르 광장 동쪽으로 50m남짓 이동해 ‘문화궁전’건물 뒤편으로 걸어 들어가면,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이 숨겨져 있다. 한국어로 풀어 쓰면 ‘어린이를 위한 책의 궁전’. 구전 시 읊기를 즐기는 민족답게 도서관 이름 역시 서정적이다. 몽골에서는 아이들이 교과서 외의 책을 접할 기회가 매우 희박하다. 출판물 평균 가격이 우리나라 돈으로 7,800원을 호가하는 1만 투그릭으로, 몽골인 생활물가를 고려했을 때 매우 비싼 편이다. 또한, 대다수의 서민들이 생활하는 몽골의 전통가옥 ‘게르’의 중심에는 난방을 위한 큰 아궁이가 있는데, 혹독한 추위를 겪는 겨울 동안 교과서조차도 불을 지피기 위한 불쏘시개로 쓰이기 일수다. 몽골 아이들에게 도서관은 메마른 땅에 내리는 단비와도 같다. ▲큰 지식의 자료실 어린이와 청소년 층을 주 대상으로 설립된 ‘어린이를 위한 책의 궁전’은 2003년 5월9일 문을 열어 그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정부에서 2000년부터 햇수로 4년간 준비과정을 거쳐 설립된 계획적인 도서관이라 할 수 있다. 몽골인 연령층 구성에서 15세 이하의 인구가 35.6%라는 통계가 말해주듯이 어린이, 청소년층이 전체 인구 중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며, 이들을 위한 별도의 도서관 건립은 당시 몽골 행정부의 당면 과제중 하나였던 것이다. 이와 얽힌 일화를 소개하면, 현 몽골 대통령인 차이야긴 엘 벡더르쯔가 총리로 재직하고 있던 2005년, 유아 및 청소년만을 위한 독립된 도서관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개인적인 소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2003년 이미 문을 연 어린이 도서관을 뒤늦게 방문하고서는 이런 곳이 존재하는지 몰랐다며 멋 적게 사인만 남기고 갔다는 후문이다. 정책입안자의 생각은 앞섰지만, 정작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웃을 수 만은 없는 에피소드이다.  도서관에서...

발행일 2013.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