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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삼시 세끼’보다 ‘함께 한 끼’를 하자!

  [월간경실련 2020년 9,10월호 – 우리들이야기(2)] ‘삼시 세끼’보다 ‘함께 한 끼’를 하자!   박만규 아주대 불문과 교수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소위 ‘방콕족’이 되었다. 이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 이 말은 방에 콕 처박혀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뜻하는 약어이다. 그런데 이보다는 약간 더 활동 범위가 넓은 사람은 ‘동남아족’이다. 이는 동네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방콕이건 동남아건 ‘삼시 세끼’를 집에서 먹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이다.  그런데 왜 ‘삼시 세끼’라는 말이 생겼을까? 이는 하루에 세 끼를 다 챙겨 먹는다는 뜻으로, 본래 우리 민족이 두 끼를 먹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여 나타난 말로 추정된다.  기록에 보면 과거에 한국인은 아침과 저녁, 두 끼를 먹었다. 1123년 고려 중기 송나라 사신 서긍이 쓴 『고려도경』에 보면 고려 사람들은 하루에 두 끼를 먹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18세기 후반 조선 후기에 이덕무가 쓴 문집인 『청장관전서』에도 우리 선조들은 두 끼를 먹었던 것으로 나와 있다. 물론 여러 끼를 먹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게 하는 몇몇 문헌들을 볼 수도 있으나 이들은 간식의 개념들로서 오늘날의 주식의 개념이 아니므로 논외가 된다.    사실 우리말에 식사를 가리키는 단어로 고유어로 된 말은 ‘아침’과 ‘저녁’밖에 없다. ‘점심(點心)’이라는 말은 한자어이다. 이는 점심이 아침과 저녁 식사의 두 끼 체계 이후에 도입된 것임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리고 그나마도 처음에는 정식의 식사가 아니었다. 선불교(禪佛敎)에서 ‘마음에 점을 찍는’ 혹은 ‘마음을 점검하는’ 수준으로 먹는 ‘간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점심(點心)’을 북경어에서는 ‘디엔신(diǎn-xin)’이라고 하지만, 중국 남부의 광동어에서는 ‘딤섬(dim-sum)’이라 하는데, 홍콩이나 대만에 가면 흔히 먹을 수 있는, 만두 같이 생긴 간식이다. 지금은 그저 아무 때나 먹을 수 있지만, 원래는 주로 점심경에...

발행일 202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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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코로나19발 경제 위기와 정책대응

[월간경실련 2020년 5,6월호 - 특집. 그리고... 다시 시작(1)] 코로나19발 경제 위기와 정책대응   박상인 경실련 정책위원장, 서울대 교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위축되는 실물위기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막기 위해서 봉쇄조치(lock-down)라는 극단적인 정책을 택한 미국의 경우에 4월 실업률이 14.7%로 치솟으면서 2,025만 명이 실직했는데, 이는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실업률이 25.6%로 정점을 찍은 이후 최고 수준이다. 초기 방역이 성공적이어서 극단적인 봉쇄조치를 취하지 않은 우리의 경우에는 사정이 나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4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한국의 고용 사정도 예상보다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 4월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47.6만 명 감소한 것도 심각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올해 2월 대비 취업자가 102만 명감소했다는 점이다. 동 기간에 실업자는 12만 명 증가에 그쳤으므로, 이는 취업을 포기한 무직자가 폭증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참고로, 1997년 외환위기 발생 이후 첫 두 달 취업자 감소는 92만 명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경우에는 일시해고(layoff) 제도로 실업자로 분류되었을 일시휴직자도 4월에 148.5만 명에 달해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00만 명을 상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상실은 여성, 고령자, 임시일용직, 개인서비스업과 사회서비스, 단순 노무직과 서비스직 등 취약계층에 집중되었다. 이는 코로나19의 1차적 충격이 대면 서비스업과 항공운송산업에 집중된 결과이다. 그런데 4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3% 감소한 369억 2천만 달러를 기록하고, 무역수지는 9억 5천만 달러 적자를 내면서 99개월 만에 흑자 행진을 멈췄는데, 이런 수출부진 영향이 4월에 제조업에서도 취업자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수출부진과 제조업 위기라는 코로나19의 2차적 충격이 이미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

발행일 202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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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코로나 단상

코로나 단상   김철환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새안산상록의원 원장   1. 질병의 대유행을 막을 수 있을까? 1347년부터 3년간 유럽인 1/5의 생명을 앗아갔던 흑사병(黑死病: Plague)은 야생의 설치류(齧齒類:다람쥐·쥐·비버 등)의 돌림병이었다. 벼룩에 의하여 동물 간에 유행하는데, 사람에게 전염된 후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환자로부터의 비말감염(飛沫感染:환자가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 튀어나온 병원균에 의하여 감염됨)과 보균동물을 흡혈한 벼룩에 물려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유럽의 대규모 인구 손실은 유럽 경제의 기반을 이루고 있던 장원제도와 봉건제도를 뒤흔들었고, 죽음에 대한 공포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신에 지나치게 의존하도록 하였다. 이후에도 페스트에 버금가는 대유행이 독감, 사스,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19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페스트를 일으킨 세균보다 훨씬 작은 바이러스이다. 바이러스는 20~400나노미터의 작은 생물체로 정의한다. 나노미터(nm)가 천만분의 1mm이니 얼마나 작은 지 상상이 가능한가? 바이러스는 너무나도 작아서 전자현미경으로만 관찰 가능한 생물체이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생존할 수 없고 동물, 식물, 세균 등 살아있는 세포에만 기생하고 증식 가능하다. 즉, 세포 밖으로 나오면 수 분 내지 수 시간 내 사멸되는 미생물체이다. 따라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 사이 직접적인 접촉이나 가래, 침, 성관계 등 매우 긴밀한 접촉이 아니면 옮길 수 없다.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세포벽에 붙어서 유전체의 DNA 혹은 RNA를 세포 내로 들여보낸다. 이후 세포 내에서 끝없이 분열되고 증식해서 병을 유발한다. 현재 인류가 알고 있는 바이러스 종류는 수 만 가지이지만, 그 중 인류에게 병을 일으키는 것은 많지 않다. 코로나-19는 평소에는 심한 병을 일으키지 않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종을 일으켜서 대유행을 일으킨 것이다. 세계의 경제 교류와 인적 교류가 이처럼 활발하고 앞으로는 더 활발해질텐데 감염성질환의 대유행을 ...

발행일 2020.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