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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의원의 선처를 바라는 전국 경실련 공동대표 탄원서

歎 願 書 존경하는 재판장님, 우리는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 있는 김근태 의원이 선처를 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탄원서를 제출합니다. 지난해 김 의원은 엄청난 정치자금이 소요되는 정치 현실을 개혁하고자 본인의 경선 자금 내역을 공개하는 양심선언을 하고, 그 대가로 피고인의 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던 사실을 애써 밝히며, 본인의 정치적 생명까지 건 모험을 택한 김 의원의 선의가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한다는 소박한 마음에서 이 탄원서를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오늘의 정치현실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돈에 의한 정치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정치인이 고비용의 정치구조에서 불법 정치자금의 유혹을 받고 있고, 드러나서 처벌만 되지 않았을 뿐 음성적인 정치자금 수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전합니다. 물론 이러한 정치구조를 변화시키지 못한 일차적인 책임은 응당 정치인의 몫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이 잘못된 정치관행의 악순환을 견제와 감시, 비판을 통해 끊어내지 못하고 지속되도록 한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의원은 용기 있게 자신의 경우를 솔직하게 고백함으로써 고비용 정치구조에 경종을 울리고, 돈이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관행을 바로잡아 깨끗한 정치문화를 만들 수 있는 계기를 조성하고자 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우리는 김 의원의 고백이 그 동안 병들어 있던 우리 정치의 患部를 도려내고 깨끗한 정치를 실현시키기 위한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랬습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김 의원의 뒤를 이어 제2, 제3의 양심고백으로 국민의 용서와 이해를 구하며, 깨끗한 정치실현을 위해 애쓰겠다는 다짐이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깨끗한 선거에 대한 실천 없이 공약만 남발하는 정치풍토에서, 동료 정치인조차 김 의원의 善意를 외면하는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낡은 정치의 개혁을 위한...

발행일 2003.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