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필터
부동산
“억, 억 뛴다고요? 어느 나라 얘긴가요? ”

▲ 정부의 11. 15 부동산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이후에도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치솟는 가운데 월 20만원의 임대료를 내지 못한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신림동의 한 주공 임대아파트. ⓒ 오마이뉴스 남소연 서울 관악구 신림동 난곡 주변의 한 공공임대아파트에 사는 최재순(가명·71)씨는 요즘 TV를 끄고 산다. 하루가 다르게 아파트값이 '억, 억' 하며 치솟는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억장이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몇 해 전까지 자신이 살았던 난곡도 최근 재개발이 끝나고 입주가 시작되면서 한두 달 사이 1억원 넘게 올랐다. 하지만 최씨는 매월 임대료를 내는 것조차 빠듯한 실정이다. 73세 남편과 단 둘이 살고 있는 최씨의 한 달 수입은 50만원. 생활보호대상자인 최씨는 거동이 불편해 아무런 일을 못해 정부로부터 받는 돈이 수입의 전부다. 이 돈에서 매월 임대료 19만원과 관리비(전기세, 수도세, 연료비) 5만원 정도를 내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고작 20만원 남짓이다. 최씨는 "20만원 정도로 남편 약값을 대고 나면 두 식구가 겨우 풀칠을 하고 살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조윤환(가명·47)씨는 사정이 더 딱하다. 중학교 3학년 아들, 초등학교 5학년 딸과 함께 사는 조씨는 노동일을 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꾸려나갔다. 하지만 지난 여름 일을 하다 허리를 다친 이후로는 일주일에 하루 이틀 밖에 일을 못하고 있다. 중학생인 아들이 전단지 배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생계에 보탬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조씨 가정은 결국 지난 9월부터 임대료를 연체하기 시작했다. "임대료 걱정없던 판자촌이 좋았다" ▲ 서울 신림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만난 입주민들 가운데 다수는 한결같이 "차라리 임대료 걱정은 안 하고 살았던 판자촌 시절이 더 좋았다"며 "임대아파트로 옮겨오면서 살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 오마이...

발행일 2006.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