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지역경실련 교육기 [목포]

관리자
발행일 2011.10.27. 조회수 1006
스토리






나의 지역경실련 교육기 8/22-24


  


김상혁 정치입법팀 간사



쏟아지는 폭우에는 커피타임도 없었다. 오로지 주룩주룩. 이번 여름은 비와 함께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렁이들은 지렁지렁 외출을 하여 자주 눈에 밟혔다. 네티즌의 작명센스 ‘오세이돈’도 자주 눈에 밟혔다. 아직은 하늘이 햇볕정책을 쓰려 하기 전인 때에······. 나는 목포경실련에 갔다. 하늘의 우울함이 나만 따라오는 건 아니겠지. 목포도 서울과 다를 바 없었다.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4시간이 지나니 같이 탄 승객들이 모두 내린다. 따라 내렸다. 목포는 항구 아닌가. 짠내음은 없었다. 다시 한 번 버스터미널이 목포인지 확인해본다. 나는 허당이 아니었다.

목포(木浦)

목포는 나무가 많이 있는 항구라고 한다. 헌데 나무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 찾아봤다. 소나무가 있는데 수령이 반백년도 안 된단다. 고려시대 원나라의 침입 때 목포에 나무공장이 3개나 있었는데 수종이 좋아 모두 베어간 것이다. 시대가 훨씬 지나 나무가 무성했던 항구는 건물이 무성한 항구가 되어간다. 신시가지가 생겨나면서 원도심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개발, 신도심이 생겨난다는 말에 열심히 건물을 세우는 등의 난개발로 목포는 건포(建浦)가 되어간다. 난개발로 인한 문제는 목포경실련이 향후 몇 년간은 지속적으로 제기해야 할 문제 같았다. 걱정할 건 없었다. 사무국장과 차장님께서 개발이 되고 있는 곳들의 이슈를 하나하나 찝어내는 것을 들었을 땐, 목포의 문제! 그 누가 이들보다 더 잘 알리요. 지역을 보는 눈에 감탄을 날렸다. 전혀 생각하지 않고 보던 것이 하나하나 뜯어볼 것이 있었고 지방행정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신입간사 김상혁. 지역을 보는 눈의 능력치가 +1상승하다.

쥐포

말린 쥐치를 기계로 납작하게 눌러 만든 쥐포. 그 모양새는 무지하게 평범하고 비슷비슷하다. 가스레인지 불, 모닥불, 어느 불에서나 노릇노릇 구우면 그 냄새가 끝내준다. 절로 술을 부르는··· 잠깐 딴 얘기지만 뼈 있는 헛소리를 했다. 목포시장은 건설회사 CEO출신이었다. 그래서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는지도 모른다. 여러 치적을 올리는 명목의 건설이었다. 건물만을 올려놓고 그 안에 내용을 살리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반대는 없는 듯 했다. 시장의 그러한 행정을 반대하는 플랜카드를 단 하나도 보지 못했다. 개발이 양면의 동전과도 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의 치적사업을 보고 있자니 위대하신 MB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멋진 건물과 아파트, 도시에 랜드마크 격인 건물과 공간 몇 개 쯤은 있어줘야 한다는 지극히 높으신 생각.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꺼내든 카드가 모두 건물을 세우는 것이니 말 다했다.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시민을 위한 나라는 없는 건인가. 교육기를 쓰다보니 지역마다 닮은꼴 정책찾기, 극과 극 정책찾기를 하면 자신이 사는 지역과 다른 지역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생기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본다.

정책포(for) 후(who)

목포경실련이 처음 목포에 왔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회원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 대화에서 장애인 문제가 나왔고 처음엔 작은 부분의 조사에서 시작한 것이 창대한 조례가 나왔다.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조례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마치 목포경실련의 자부심같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관심 있게 들었으며 차장님은 또랑또랑 들려주셨다. 내용인 즉, 건물을 지을 때 설계단계와 시공하는 단계에서 장애인, 건설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장애인 편의시설을 감독하는 것이었다. 전문가를 양성하는 과정까지 만들어서 조례만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라 조례의 지속성을 위한 노력들을 볼 수 있었다. 조례만이 아니라 상위입법까지 갔으면 하는 아쉬움 또한 볼 수 있었는데, 지역 경실련에서 자치 입법을 위한 노력들을 취합해서 상위 입법화 할 수 있는 것들을 뽑아내는 것도 경실련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이슈엔 어떤 이해관계가 있는지 알아야 한다.”

사무국장님께서 떠나기 전 차안에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마지막 날 오전, 함께 이슈 브리핑을 하면서 차장님과의 대화가 오갔다. 그 안에서 무엇을 뜯어보고 계시는지 지켜볼 수 있었는데, 말씀을 듣고 보니 이슈를 풀어가는 모든 것이 위에 말과 관련 있었다. 중앙경실련에 가서도 이를 잘 보고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모든 사람이나 기관의 입장에서 보는 눈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중앙과 지역의 조화 (중지손가락)

무엇을 봐도 새롭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상의 것을 누렸다. 현지기자와의 만남, 열심히 회원활동을 하시는 분과 대화, 직접 찾아가 회원가입을 받는 등 교육기간 내에 경실련의 모든 것을 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 경실련의 한 축인 목포의 임원분들은 보지 못했다. 회원들과 상근자들과의 관계가 돈독했다. 서로에 대한 존중이 넘쳤고 아끼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역시나 많은 회원분들의 연령이 높았다. 아쉬울 따름이다.

나는 아직 풋내기에 지나지 않은 신입간사다. 중앙경실련 2주 교육, 지역경실련 2박3일. 중앙과 지역 경실련의 전부를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중앙은 직접 시민의 생활을 보며 이슈를 찾아내지 못하고 1미터가 약간 넘는 책상에 앉아 이슈를 파악한다. 지역 또한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워낙 좁은 범위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많아 조금만 돌아다녀도 불합리한 것들이 보이고 대응할 것을 찾아낼 수 있는 것 같다. 중앙과 지역의 경실련이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져봤다. 손가락 중심에 위치한 중지가 떠올랐다. 지금은 마치 엄지와 약지 같다. 이 두 손가락 사이의 거리가 멀지는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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