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DNA를 협력DNA로 진화시키자

관리자
발행일 2010.02.19. 조회수 442
칼럼


[칼럼] 갈등DNA를 협력DNA로 진화시키자


 


우리의 미래상을 정립하기 위해 우리 사회는 차분한 열정 속에서
다양한 이해와 욕구를 인정하며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해야...


 


 


김      광      구


경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올해 우리는 한일강제합병 100주년을 맞았다. 그런데 우리가 갖고 있는 치욕의 역사를 되돌아보기 싫은 걸까? 아니면 두려운 걸까? 아직 이 치욕의 원인을 분석하고 반성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고 있다. 나의 좁은 소견으로 나라가 망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 조선중기 이후 이념적 도그마에 빠진 국가운영주체간의 파괴적인 반목과 갈등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로 인해 행정체제는 극심한 무능과 부패에 빠졌고, 정치체제는 급변하는 국제환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국가의 주권을 침탈당했다고 생각한다.


 


국가의 주권을 상실한 후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 모습일까? 과연 지난 100년간 우리 사회는 진화하여 왔는가? 세계사적으로 유래 없는 단기간의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성취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우리 사회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는 이분법적 대립과 반목, 그리고 갈등이 만연하고 있어, 지난 100년간 외양적 성장은 있었지만 내면적 성숙은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하면 지나친 것일까?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저고용, 소득의 양극화, 빈곤의 심화에 시달리고 있고, 민주주의 성취는 정권교체의 가능성만을 허락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성취를 폄훼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우리의 현실을 균형 있게 바라보고 싶을 뿐이다. 현재 우리의 모습이 진화와 성숙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지난 100년 동안 우리사회의 유전자에 새겨져온 갈등DNA는 긍정적인 차원으로 전혀 진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국가주권 상실과 같은 100년 전의 시련과 좌절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고민하고 반성하는 것이 오늘날을 살아가는 동시대인의 과제일 것이다. 국가와 국민, 정부와 국회,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 영남과 호남, 남한과 북한, 정부와 시장,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와 농촌, 서울과 지방 등등 우리 사회의 이분법적 관계를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유구한 역사 속에서 무수한 치욕과 질곡을 겪으며 이 나라 이 땅을 지켜낸 선조와 선배들의 피와 땀을 엄중하게 되돌아보며, 우리 사회의 질적인 성숙을 위해 나와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무엇이 어떻게 변화해야할지 우리 스스로 찾아내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즉 우리의 미래상을 정립하기 위해 우리 사회는 차분한 열정 속에서 다양한 이해와 욕구를 인정하며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우리 깊은 내면에 오랜 동안 각인되어 온 갈등DNA를 협력DNA로 진화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의 유전자가 쉽게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의 철저한 인식변화가 동반되어야 하고, 이것이 행동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이러한 변화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여러 부문에서의 자발적 노력도 필요하다. 가장 먼저 우리 사회에서 갈등의 진원지 역할을 하고 있는 정치문화의 성숙이 절실하고, 갈등을 확대ㆍ재생산해 내는 언론도 자기 변혁이 필요하며, 21세기에도 여전한 주입식 교육방식도 철저하게 부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 각 부문의 진화를 추동하기 위해서는 리더십의 질적인 진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광복 이후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오고 있는 분열과 반목, 이념과 가치의 대립을 협력과 통합으로 변혁시킬 수 있는 리더십이 우리에겐 절실하다. 형식적이고 일방적인 정책결정 방식에서 참여, 대화, 토론, 합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협력적 정책결정 방식으로 진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에 우선되어야 할 것은 바로 국민들의 성숙이다. 토목공사로 국토를 개조하려는 리더십보다는 대화와 토론으로 갈등DNA를 협력DNA로 진화시켜 국가의 비전을 세우고 국격을 높이려는 리더십을 탄생시키려는 국민적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출처] [칼럼] 갈등DNA를 협력DNA로 진화시키자|작성자 갈등해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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