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正道를 걸어야 한다

관리자
발행일 2000.08.04. 조회수 4414
경제

경실련은 과거 10년 동안 공정위의 위상 강화를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자부한다.  공정거래실 시절부터 경실련은 공정거래위의 독립과 위상 강화를 외쳐 왔었다.  그것은 독과점을 방지하면서 경쟁을 촉진하는 것만이 효율성과 형평성을 확보하는 길이고 한국경제를 선진화시키는 길이라고 확신했으며 이를 위해서는 공정위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고, 이 길이 바로 참된 자본주의의 시장경제를 확립하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정위의 역할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해왔었다.


그러나, 최근 공정위 활동에 대해 경실련은 실망을 금치 못한다. 시장을 독점화시키는 빅딜정책에 대해서는 완전히 침묵으로 일관해 와 앞으로 빅딜의 후유증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갑자기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없애버려 재벌들이 내부유상증자에 의한 가공자본으로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는 길을 터놓아 재벌개혁정책에 바람을 빼 버렸다. 


SK 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는 분명히 공정거래법 위반이고 이동통신 시장을 독점화 시키는 것임에도 기이한 조건을 붙여 이를 허용한 것은 공정위가 과연 경쟁촉진을 위한 정책 수행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


공정위는 경제만 보아야지 정치를 보아서는 안 된다.  공정위가 정도를 걷지 않는 한 한국경제의 앞길은 어둡기만 한다.  최근의 현대차 분리에 대해서도 공정위의 입장에 경실련은 우려하고 있다.  이미 경실련 성명에서 경실련 입장을 분명히 밝혔듯이 현대차의 정주영씨 지분은 매각되어야 계열분리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의결권을 채권단에 위임한다는 편법을 공정위가 수용하면 공정위는 또다시 국민들을 실망시키게 될 것이다.  현대는 정주영씨 지분 매각자금으로 현대 건설의 유동성 확보에 투입해야 한다.


공정위는 그 동안 주장했던 대로 주식지분매각만이 현대차 분리 조건이라는 것을 계속 고수해야 한다.  의결권 위임을 선례로 만든다면 앞으로 다른 재벌의 계열 분리에도 이런 편법이 많이 동원될 것이다.  공정위는 왜 스스로를 함정 속으로 밀어 넣으려고 하는가?  경실련은 애정을 가지고 공정위의 정책을 계속 지켜보면서 우리의 올바른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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