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업자조차 뇌물을 상납해야 하는 건설업 현실

관리자
발행일 2011.08.12. 조회수 1949
부동산

 


영세업자조차 뇌물을 상납해야 하는 건설업의 현실


- 뇌물을 줄 수 밖에 없는 근본 원인 진단과 해법이 필요하다.
                                                    
   


 지난 10일 서울 강서경찰서의 수사에 따르면, 100여명의 한국전력 직원들이 공사 관계자들로부터 15억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불법 하도급을 묵인하는 대가로 원청, 하청 구분없이 공사관계자들로부터 다양한 방법을 통해 뇌물을 받아왔던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법 하도급과 업체와 발주기관 공무원들의 유착관계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대부분의 공공공사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전력 뇌물 사태는 우리나라 건설산업이 가진 부조리의 일부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한국전력이 이번 사태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을 극복하기위해 발표한 쇄신안을 보면 다른 기관이 이미 발표한 내용을 사용하는 등 부패근절의 의지가 없음알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건설관련 공무원들이 자정능력을 상실했음을 인지하고 강도 높은 비리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전력 사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


   


 한국전력 직원들이 업체들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업체들이 불법으로 하도급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불법하도급으로 약점을 잡힌 업체들은 공무원들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불법하도급은 한국 건설산업 전반에 나타나는 문제이다. 거의 모든 공공사업에서 직접시공능력이 없는 업체들이 공사를 수주하여 하도급을 주고 하도급 업체는 다시 재하도하는 것이 현재 한국 건설산업의 모습이다. 그리고 발주를 책임지고 있는 대부분의 건설 관련 공무원들은 불법적으로 하도급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건설업체들이 항상 관련 공무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현실이다. 국민의 혈세로 이루어진 공사비의 일부가 관련 공무원들의 향응과 접대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건설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따라서 정부는 한국전력 사태를 거울삼아 공공건설 사업장에 대한 전반적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최저가낙찰제’로 전기공사 거품 제거해야 건설비리 척결가능



 전기공사를 수주한 업체가 감독관으로 나온 한국전력 직원에게 뇌물과 향응을 제공할 수 있었던 근본적 원인은 전기공사의 공사비가 부풀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업계에서는 공사비의 50%정도를 거품으로 보고 있다. 공사비의 절반이 거품이기 때문에 전체 공사금액은 토목이나 건축 공사비보다는 작지만 지속해서 직원들에게 뇌물을 상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건설부패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뇌물이나 향응 접대비로 사용될 수 있는 자금, 즉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
 전기공사비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우선 입․낙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대부분 적격심사로 이루어지는 전기공사는 가격경쟁이 이루어지지 않아 거품이 발생하고 그 거품은 부정한 용도로 사용된다. 따라서 ‘최저가낙찰제’ 확대를 통한 가격경쟁으로 거품을 줄이고 뇌물로 사용될 수 있는 검은 돈을 근원적으로 차단해야 할 것이다. 


 


자정능력 상실한 공무원과 부정당업체에 대한 처벌강화해야

 한국사회에서 건설부패가 지속해서 발생하는 원인은 관련 공무원들이 받는 뇌물에 비해 징계수위가 낮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정부는 국토해양부나 LH공사 등 건설관련 부패사건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리 근절을 위한 대책을 공무원들 자신에게 마련하게 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다름없다. 한국전력이 발표한 쇄신안을 보면 법령에 나타난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이미 다른 기관에서 발표한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등 자정능력이 없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적발된 비리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징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불법을 저지른 부정당업체에 대한 공공사업 입찰참가 자격제한 등의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업체들이 한국전력 직원들에게 뇌물로 건넨 돈은 모두 국민의 혈세이고, 건설노동자의 피와 땀이다. 그러나 국민의 혈세는 업체와 부패 공무원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고, 건설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할 노동의 대가가 공무원과 업체들을 위한 술값으로 지불되고 있다. 건설부패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간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한국전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 전반에 만연한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경실련 조사결과 우리나라 부패의 55%가 건설부패(2009년 경실련 보도)이며, 수천억원의 뇌물이 오고간 함바비리 등 우리나라는 건설부패 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그러나 매번 건설부패를 개인비리로만 몰고 가며 근본적인 원인진단과 대안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건설부패 척결을 위해 지금이라도 실효성 있고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끝.



문의)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팀 02)766-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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