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리포트] 새천년개발목표의 재평가와 Post-2015 개발시대: 빈곤에서 불평등으로

관리자
발행일 2014.02.12. 조회수 1357
칼럼



김태균 경실련 국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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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이 밝았다. 새천년개발목표(MDGs, Millennium Development Goals)에서 정한 시한이 이제 일년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지난 13년간 빈곤퇴치를 위한 세계의 노력은 어디까지 도달한 것일까? 그리고 2015년이 되면 우리는 지구상에서 빈곤이 퇴치되었다고 선언할 수 있을까? 「월간 경실련」은 6회에 걸쳐 MDGs에 대한 평가와 후속 의제인 ‘Post 2015’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2000년, 191개국 세계정상들이 UN에 모여 인류의 평화, 안보, 개발, 인권, 기본적 자유를 위해 세계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자는 내용을 담은 새천년선언문(Millenium Declaration)을 발표하고 2001년도에 2015년까지 달성해야할 8가지 개발목표를 제시하였다. 이 8가지 목표는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제시되었으며, 측정 가능한 목표치와 이행기간을 정해놓음으로써 많은 호응을 받았다. 이 8가지 목표는 2001년부터 국제기구, 각 공여국 정부 및 NGO의 다양한 개발 및 원조사업의 지표로서 사용되어 왔다.


새천년개발목표의 첫 번째 그리고 가장 핵심적인 목적은 절대빈곤과 기아의 퇴치이기에 본고에서는 빈곤퇴치에 관한 지구사회의 노력을 재평가하고 2015년 이후 개발목표의 방향성에 대한 전망을 타진하고자 한다. 빈곤퇴치를 위한 새천년개발목표 달성을 위하여 UN에서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세부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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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전 세계 하루 1달러 이하의 소득 생활자 비율을 절반으로 감소시킨다.
B. 완전하고 생산적인 고용 및 여성과 청년층을 포함한 모두에게 ‘일다운 일자리(decent work)’를 제공한다.
C. 1990년에서 2015년까지 기아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비율을 절반 수준으로 감소시킨다. 하루 1.25달러 이하 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1990년의 47%에서 2010년의 22%로 감소됨으로 인해 세부목표 A는 이미2010년에 달성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절대빈곤층의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태이다. 소득 상의 혁혁한 변화와 목표 달성은 결국 중국과 인도, 브라질과 같은 BRICS 국가들의 경제발전으로 인한 상대적인 효과라 볼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최빈국의 빈곤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빈곤퇴치의 현주소이다. 따라서 세부목표 C는 현실적으로 목표달성이 요원한 상태이다.


세부목표 B인 ‘일다운 일자리’는 2008년부터 시작된 경제위기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청년층은 경제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으며 여성과 남성의 고용률은 북아프리카, 남아시아, 서아시아에서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영양실조로 고통 받는 인구는 1990~92년에 23.2%에서 2010~12년에 14.9%로 감소하였지만 여전히 8명 중 1인은 영양실조로 고통을 받고 있다. 1990년 5세미만 저체중 아동은 1억5천9백명에서 2011년 1억 1백만명으로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전 세계 아동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새천년개발목표는 현재까지 많은 것을 이루었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경제발전, 지속가능개발, 평화안보가 배제된 사회개발 목표에 치중되었다는 비판과 아직까지 서구원조사회가 중심이 되어 고안된 원조체제와 개발목표가 대부분이어서 실질적으로 최빈국과 개도국의 필요와 요구가 반영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Post-2015 개발의제는 ‘지속가능개발 목표(SDGs)’를 화두로 사회개발을 넘어서 경제발전, 평화와 안보, 그리고 지속가능발전이라는 포괄적인 목표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단순한 빈곤퇴치라는 새천년개발목표를 넘어서서 불평등 구조를 개혁하여 일자리 창출, 청년실업문제 해결, 부의 재분배, 경제적 지수가 아닌 사회적 지수로의 전환 등이 2015년 이후 개발목표의 핵심적인 타깃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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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천년개발목표(MDGs)는
① 빈곤과 기아 퇴치 ② 초등교육 완전보급
③ 성평등 촉진과 여권 신장 ④ 유아사망률 감소
⑤ 임산부 건강 개선 ⑥ 에이즈, 말라리아 등 질병과
의 전쟁 ⑦ 환경 지속가능성 보장
⑧ 발전을 위한 세계 동반자 관계 구축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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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개발목표의 첫 목표인 절대빈곤 및 기아퇴치는 오랜 세월 계속되어온 빈곤에 대한 전세계적인 첫 집합적 대응이었다. 이 첫 집합적인 대응으로서 충분히 의의를 가지지만, 이 목표가 포괄하는 통계학의 함정에 빠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위에서 언급된 세부 목표는 빈곤을 퇴치하기엔 터무니 없이 부족한 지표들이며, 모인 데이터들은 각 국가내에서의 불균형을 담아내지 못한다. 더 이상 GNP(국민총생산, gross national product)와 같이 경제학적 수치에 기반하는 표상적인 개발의 척도가 판을 치는 개발현장에 최빈국에서 기근에 허덕이는 개개인이 실질적으로 주인의식과 역량강화를 통하여 본인들의 삶을 스스로 영위할 수 있는 기회구조를 제공하고 현지의 역사와 문화가 반영되는 사회적 척도가 국제사회에 공유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결국 불평등 문제로 수렴될 수 있으며, 불균형적인 경제성장이 빈곤의 주요 요인으로 논의되고 있는 지금,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이러한 목표들이 아닌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구조적인 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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