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청년서포터즈 ‘청년면접관’ 활동 수기

관리자
발행일 2022.04.05. 조회수 11218
스토리

[월간경실련 2022년 3,4월호-우리들이야기(3)]

20대 대선 청년서포터즈 ‘청년면접관’ 활동 수기


청년서포터즈


 

20대 대선 청년서포터즈 '청년면접관'은 지난 1월 17일부터 약 두 달간 경실련과 함께 대선 캠페인을 진행했습 니다. 코로나19의 확산과 차가운 날씨라는 악조건에서도 최선을 다한 청년서포터즈의 활동 수기를 전해드립니다.


우리 공동체에 대해 고민하며 책임 있는 시민으로 살아 가겠습니다


손경원 (인터뷰팀)


2022년 겨울, 저는 씨티-경희 NGO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경실련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때는 경실련이 대선을 앞두고 ‘청년면접관’ 서포터즈를 출범하는 시기였습니다. 덕분에 인턴으로 일하는 동시에 경실련 청년서포터즈로도 활동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인터뷰팀에서 활동하며, 경실련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 이번 대선과 대한민국 비전에 대해 묻고 글로 남기는 일을 하였습니다.


주택, 도시개혁, 시민권익, 통일 등 전문가들의 분야는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후보자의 정책 공약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그것을 토대로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에서 전문가들은 각 대선 후보들의 정책 공약을 설명해주기도 했는데, 후보들 간에는 확연한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같은 대규모 주택 공급이라고 해도 구체적인 공급 형태와 세제에서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공약을 꼼꼼하게 들여다보지 않았다면, 제게 더 도움이 되는 후보가 누구인지 판단하기 힘들었을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당위적으로 정책을 보고 투표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미지만으로 투표를 합니다. 저 역시 그동안 정책이 아닌 정당이나 후보자의 이미지로 선거를 해왔던 것 같습니다. 어차피 정책은 비슷할 것이라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인터뷰를 다니다 보니, 이러한 제 생각은 대단히 위험한 것이었습니다. 제 이익에 반하는 후보를 뽑을 수도 있으며, 이를 넘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망칠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전문가들과 함께 정책 공약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니 후보들의 공약 중에는 포퓰리즘에 가까운 내용도 많았습니다. 포퓰리즘은 비단 사람들에게 돈을 나눠주는데에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지금 당장의 이익을 위해 미래 세대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는 것, 그리고 갈라치기를 통해 소수자를 공격하는 것 모두 포퓰리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택 공약, 외교안보 공약, 청년 공약에서 이러한 포퓰리즘을 부분적으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들과의 만남 덕분에 달콤하지만 독이 될 수 있는 이러한 공약을 골라내는 힘을 조금 갖게 되었습니다.


인터뷰팀은 모든 인터뷰의 마지막에 바라는 사회의 모습을 5글자로 말해달라는 공통질문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질문을 어려워하면서도 ‘공정한 사회’, ‘희망이 있다’, ‘꿈 실현 사회’ 등 다양한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답변은 동국대 북한학 연구소 김일한 교수님이 말씀하신 ‘다이너마잇’입니다. 우리 사회는 다이너마이트와 같은 잠재력이 있다면서,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청년들이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짧은 청년 서포터즈 활동을 마치고 저는 다시 학생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다르게 살아가려 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배운 것처럼 우리 공동체에 대해 고민하며 책임 있는 시민으로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스로와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진짜 공약을 선택할 수 있는 대선이 되어야 한다


전혜진(캠페인팀)


나는 아르바이트 시간이 다가오면 짜증부터 났다. 카페에서 일을 하다보면 기성세대들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그중 일부 고객들은 메뉴를 인원보다 적게 주문하 고서 컵을 추가로 더 달라고 하는 등 카페 매뉴얼에서 벗어난 요구를 하기 때문이다. 권한이 없어 거절을 할 때면, 어김없이 고함과 짜증 섞인 원성은 나에게로 꽂힌다. 이렇게 기성세대와 반복되는 갈등에 멀리서부터 그들이 보이면 한숨부터 쉬고는 했다. 그러던 중 포털 사이트에서 쉽게 노출되는 ‘맘충, 급식충, 틀딱충’이라는 용어를 보면서, 사회적 약자인 기성세대와 노인을 멸시하는 의미의 ‘노인 혐오’를 내가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사회적 약자인 그들을 향한 혐오와 차별은 사회와 문화가 만든 것이며, 이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 선거와 같이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마음으로, 청년면접관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캠페인 활동을 위해 도착한 여의도 일대는 이미 특정 후보를 응원하는 분들로 가득했다. 길 건너편에서는 해당 후보의 홍보 차량에서 음악소리가 울려 퍼지고, 도로에서는 후보자의 이름을 부르며, 여의도 일대를 돌아다니는 분들로 가득 찼다. 그분들에게 물티슈와 마스크를 나눠드리며, 3월 9일 정책선거에 대해 참여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기도 했는데, 어차피 해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다 해결될 거라는 등 특정 후보자를 언급하시기도 했다. 또 각 후보의 공약이 적힌 판에 스티커를 붙여 달라는 부탁을 드리는 경우에는 일부 후보를 응원하는 분들이 다가오셔서 “왜 우리 쪽 공약은 없어? 이거는 불공정한 거지. 사람을 봐야 하지!”, “이렇게 해서는 안 돼! 후보자 이름을 알아야지, 정책으로 뭘 어떻게 뽑아!”라는 등의 후보자 이름, 사람을 언급하시는 일이 많았다. 그때마다 “저희가 사람으로 편 가르고 싸우지 말고, 꼭 필요한 정책을 선택해서 투표하자는 의미에서 이렇게 캠페인 활동을 하고 있어요.”라고 말씀드렸으나, 대부분 후보자를 향한 방향이 정해진 것 같았다.


캠페인을 진행하는 주변을 맴돌며 힐끗힐끗 관심을 보이는 청년도 있었다. 여쭈어보니 약속시간이 남아 시간 떼우기용으로 눈길을 주셨다고 한다. 캠페인 취지를 설명하니 원하는 공약을 선택해 스티커를 붙이고, 후보선택도우미도 참여하셨는데 결과가 잘 맞는지는 모르겠다고 대답하시기도 했다. 아무래도 마음에서 원하는 정책과 머릿속으로 생각한 후보가 일치하지 않았기에 그런 대답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활동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이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생각한 한 후보만을 지지하고, 정작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인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나는 우리 모두가 ‘마음을 인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근본적인 인식 변화를 통해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20대 대통령 후보들만 해도 그렇다. 서로를 끌어내리기 위해 비난과 혐오를 일삼아 무차별 공격을 하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비난과 혐오 대신 ‘공감과 회유’로 원활한 소통을 이뤘다면, 기성세대와 현세대가 서로를 존중하고, ‘맘충, 급식충, 틀딱충’이라는 신조어 역시 언급될 일이 없지 않았을까? 따라서 더 이상 사람과 정당만을 보고 뽑는 선거는 멈춰야 한다고 본다. 부디 20대 대통령 선거부터는 모두가 자신의 마음이 향하는 정책을 인지하고, 스스로와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진짜 공약을 선택할 수 있는 대선으로 자리하길 바란다.


시민은 대선을 본다. 시민은 미래를 본다.


고태욱(캠페인팀)


선거에서 당과 인물을 보고 뽑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보고 어디가 나하고 맞는가를 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매스컴에선 양당과 인물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고, 정책에 대한 정보는 눈에 띄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과연 후보들은 정책에 대한 생각은 있는지, 그리고 나를 포함해서 내 주변 청년들은 이번 대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와 같은 호기심을 갖게 되어 청년서포터즈에 참여하였습니다.


저는 캠페인팀에서 활동을 했는데 대선후보에 대한 배경, 편견을 없애고 오로지 정책만 보고 선택을 하도록 하자는 저희 조의 의견이 반영된 후보자 간 공약비교 캠페인을 준비하며 각자 맡은 부분 열심히 조사하고 깊은 생각을 나누면서 많은 자료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혜화역에서 진행된 오프라인 캠페인에도 직접 참여하였습니다. 각종 신문, 방송사에서 경실련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취재를 하였고, 많은 시민분들이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캠페인에 참여해주시는 분들의 의견과 원하는 정책을 잘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각 후보에게 정책 사안에 대한 질문을 보내고 이를 종합하여 각자가 선호하는 후보를 고르는 후보선택도우미를 통해 시민들의 정책 성향 차이도 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나는 활동은 청년공약배달 캠페인인데, 이 활동을 친구들에게 알리는 과정에서 평소에 이야기하기엔 뭔가 터부시되는, 하지만 진실로 원하는 정책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취를 하면서 방을 알아보는 친구는 부동산과 집값에 대해, 정치에 관심을 보이는 친구는 정치공천에서 청년에게 기회를 보장하자는 목소리를, 또 다른 친구는 사회복지공무원의 고충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제 주변 친구들의 다양한 목소리와 마음속 깊이 우러나오는 의견을 직접 모아가는 활동을 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자 간의 차별점이 드러나긴 하지만, 정책에 대한 건실한 토론보단 네거티브와 말싸움이 더 주목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진 갈 길은 멀다고 느껴지며 대선이 종료되어 어떤 후보가 당선이 되든, 정책과 공약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면접은 끝나도 일은 이제부터 시작임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활동은 여기서 공식적으로 종료되어도 정책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지속될 것임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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