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빈곤퇴치를 위한 콘서트

관리자
발행일 2005.09.15. 조회수 2308
스토리

국제연대에서 일하는 김도혜입니다.

꽤나 자주 이 곳을 통해 글을 쓰는 것 같아 괜시리 무안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한 기분이 드네요. 이번에는 왜 또 글을 쓰는고 하니, 지난 9월 11일(일)에 2차 화이트밴드 캠페인을 했기 때문이지요.

(2차라고?? 그럼 1차도 있었단 말인가?? 라고 반문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활동가 이야기> 10번 글을 한번 열어봐 주세요)

이번 캠페인은 9월 14일부터 2박 3일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치루어진 캠페인으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부디 빈곤의 문제가 제대로 논의되고 나아가 선진국가의 원조금액 확대, 대빈곤국 부채탕감 및 무역정의 등의 분야에서 좀 더 획기적인 개선책이나 약속이 나올 수 있도록 압력을 주기 위해서 열린 것입니다.


경실련 및 20개 단체가 만든 <지구촌빈곤퇴치시민네트워크(http://www.endpoverty.or.kr)>에서는 11일 오후 5시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MBC 수요예술무대와 함께 콘서트를 개최함으로써 2차 화이트밴드 캠페인을 열었습니다. 경실련에서 약 2년 반 정도 일했지만, 단체의 특성상 콘서트나 홍보행사의 업무를 주도적으로 맡아본 적이 없는지라 이번행사가 참 낯설고 힘들었습니다. 혹자는 연예인 많이 보니까 좋겠다고 말했지만, 실제 콘서트 날 저는 공연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답니다 --;

물론 콘서트가 주된 행사였지만, 그것보다 콘서트에 온 3천여명의 관객들을 대상으로 화이트밴드의 의미를 설명하고 사진전을 개최하여 다른 나라의 상황을 보여주는 등 기타 부대행사들이 더 의미깊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도 나왔지만, 저희는 이화여대 대강당 앞의 높고 가파른 계단 양쪽을 하얀 천으로 두르고 그 천들 위로 이라는 글자를 핸드프린트로 만드는 일종의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이화여대 역사상 대강당 계단에 무언가를 둘러본 적도 없을뿐더러 게다가 페인트가 -물론 수성페인트였습니다만- 사용된 적이 없었다며 처음에는 학교측도 난색을 표했었지만, 설득작업 끝에 거대한 퍼포먼스를 할 수 있었지요.




그리고 화이트밴드와 함께 준비한 흰색의 두건도 인기가 좋았습니다. 두건으로 쓰는 사람도 있고, 손목에 두르는 사람도 있었고, 허리띠로 쓰는 사람도 있었고, 그 다양한 쓰임새 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이 연출되는 소품이었지요.

시간은 흘러흘러 어느덧 콘서트 시간이 되고, 저도 살짝 콘서트장 안으로 들어가보았습니다. 수요예술무대는 방영시간대가 워낙 늦은 밤이라 시청률이 높지는 않지만 매니아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고 특히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 기대가 높았지요.

이현우씨와 김광민씨가 무대에 등장하고 그 어눌한 말솜씨는 결코 연출이 아니었다는 것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NG도 얼마나 많이 나던지. --;

지구촌빈곤퇴치를 위한 콘서트를 알리기 위해 특별히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인 한비야씨가 등장해서 좌중을 압도하는 소프라노 소리로 이번 콘서트의 취지를 밝혀주셨습니다. 한비야씨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나도 내일 당장 아프리카 오지로 짐을 싸서 나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건 왜인지. 하하.. 이어 아사오 사사키, 휘성, 거미, 드렁큰타이거, 윤미래, 박정현 등 ‘오, 노래(혹은 연주) 좀 하는데..?’하는 가수들이 연이어 나오는 무대였지요.




<이날 콘서트에 출연한 드렁큰타이거>


모든 관객과 출연자들이 흰색 티셔츠를 입고 만난 이번 콘서트에서 저희는 지난 1차 때보다 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기뻤습니다. 물론 아쉬움도 많았지요. 활동을 알리는 데는 좋았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온전히 전해지지 못한 것 같아 제일 아쉬웠습니다. 아무래도 콘서트다 보니 음악이 주가 되는데, 거기에 텍스트를 넣는다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이트 밴드를 착용한 콘서트 관객들>


5시에 시작한 녹화가 9시가 넘어서야 끝이 나고 40명의 자원활동가가 투입된 행사가 그럭저럭 끝이 났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자장면으로 행사 뒤 늦은 저녁을 해결하고 신촌 거리로 다시 밀려나오면서 3차 캠페인은 또 어떻게 하나. 한숨 섞인 걱정이 ㅠㅠ


참 이번 콘서트는 9월 15일(목) 오전 1시 MBC 수요예술무대에서 방영됩니다. 저도 그 날은 허벅지를 꼬집어가며 기다렸다가 꼭 보고 잘렵니다. (피부에 쥐약인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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