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인 교수와 함께하는 경제민주화 강좌2 '제2강'
박상인 교수와 함께하는 경제민주화 강좌2 제2강은 ‘삼성전자는 제2의 노키아’라는 주제로 5월 11일 저녁 7시 경실련 강당에서 진행됐다. 박상인 교수는 두 번째 강의를 통해 핀란드의 역사와 함께 노키아의 성장 과정과 몰락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목재회사에서 시작한 노키아는 1980년대에 사업 다각화와 적극적인 M&A를 통해 성장을 지속한다. 하지만 80년대 후반에 사업 실패와 이로 인한 엄청난 적자, CEO의 자살, 핀란드 금융위기 등의 삼중고를 겪으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내 위기를 극복하고 한강의 기적에 버금가는 노키아의 기적을 이룩해내는데 박상인 교수는 이에 대해 노키아가 당시 GSM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성공적으로 실현해냈던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이를 계기로 휴대폰을 만들기 시작한 노키아는 98년에 모토로라를 제치고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사가 되면서 재기에 성공한다. 이러한 노키아의 성장의 이면에는 과감한 사업 전환을 통한 선택과 집중, 기술혁신에 대한 과감한 투자, 하이테크 산업에서의 기회를 잡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노키아의 통찰과 다분한 노력이 있었다고 박상인 교수는 분석했다. 사내 벤처 구성,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포럼 개최 ,매출액의 13%까지 R&D개발에 투자하는 등이 그 실례다.
이러한 노력 끝에 노키아는 13년 동안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사의 지위를 유지했지만 3년 만에 다시 몰락의 길을 걷는다. 이에 대해 박상인 교수는 비대해지고 관료화된 조직, 혁신에 방해가 되는 과거의 성공 전략 그리고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의 개념을 들어 몰락의 이유를 분석했다. 창조적 파괴에서 중요한 두 가지가 불확실성과 그 불확실성 아래에서 과감하게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기존의 기업은 이것을 하지 못한다. 새로운 시장의 등장은 곧 기존의 시장, 즉 자기업이 기득권을 상실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창조적 파괴에 따른 단절적 혁신은 새로운 기업에게서 일어나는데 박상인 교수에 따르면 노키아의 몰락은 애플과 삼성에 의한 창조적 파괴의 자연스러운 과정이자 결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 경제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박상인 교수는 핀란드 경제에서 노키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음에도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조목조목 설명했다. 노키아의 생산기지가 주로 신흥국가에 있었고, 핀란드 내에서 실업문제 역시 생산 근로자가 모여 있는 지역에 국한됐던 것은 하나의 요인이다. 또한 연구직,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노키아의 브릿지 프로그램은 자칫 대량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노키아의 몰락을 벤처붐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직자를 교육시키고, 현금지원, 창업지원, 저리융자, 특허지원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일련의 노력들의 결과다. 이렇듯 노키아에서 파생된 벤처가 실직자들을 흡수하면서 실업률이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여기에 500일 동안 30%~70%까지 실업급여를 제공하는 등의 핀란드 정부의 실업 대책 역시 노키아의 몰락에 의한 충격을 완화시키는 완충재가 됐다고 박상인 교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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