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파괴가 아닌 진정한 복원으로

관리자
발행일 2004.03.16. 조회수 2392
정치

"청계천에서 문화재로서 비중있는 것은 수표교와 광교뿐이다"


"요즘 신문에 나는 그대로 썼던데, 아니 그것보다 자세하게 썼더라. 그걸 본인이 썼겠나"



('토지'의 작가 박경리씨가 지난 6일 동아일보 기고를 통해 "서울시의 청계천복원공사는 조경만 강조했을 뿐 역사복원과 거리가 멀다"라고 지적한 데 대해)



  위 내용은 지난 3월9일 '미디어다음'과의 인터뷰에서 나온 이명박 시장의 말이다. 현재 청계천에서 소중한 유물과 유구들이 잇달아 발견되면서 공사가 중단된 상황에서 나온 이 말은 다시 한번 시민단체와 역사문화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였다.



  3월15일 경실련, 문화연대, 민주노동당서울시지부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올바른 청계천복원을 위한 연대회의'와 '청계천시민위원회 역사문화분과' 는 서울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시장이 이러한 '망언'에 대해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하였다. 또한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은 현재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청계천파괴공사'를 막고 올바른 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하였다.





서울시는 청계천을 파괴하고 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강내희 문화연대 집행위원장(중앙대 교수)은 "이명박시장과 서울시는 청계천을 복원한다고 해놓고 이제는 도리어 파괴하고 있다"며 이명박시장을 강하게 비판하였다. 강내희 집행위원장은 "이명박시장이 아직도 개발주의 시대의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금이라도 서울시는 올바른 청계천복원을 위해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김영주 청계천시민위원회 역사문화분과위원장이 상기된 어조로 발언을 시작하였다. 그는 서울시가 '시민의 동의를 얻고 있는 창구'라고 이야기하는 시민위원회의 위원이자 이명박시장이 "직접 쓴 글이 아닐 것"이라고 지목한 '토지'의 작가 박경리씨의 딸이기도 하다.





  김영주 위원장은 "청계천의 역사와 문화가 제대로 복원되지 못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무척 괴로웠다"며 시민위원회 위원으로서 느낀 고충을 토로하였다.



  김영주 위원장은 "그동안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 그리고 시민들이 어렵게 복원사업의 대의에 동의하고 협조해 주신데에 고맙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지금 역사와 문화를 파괴하고 있는 서울시의 행태를 보면서 역사의 죄인 노릇을 하고 있다는 자괴감에 서울시민들을 볼 낯이 없다"고 말하고 "다시 한번 청계천을 올바른 모습으로 복원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고 발언을 마무리지었다.



이명박시장, 양윤재 본부장은 더이상 시민들을 우롱하지 말라


  강찬석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위원장은 "양윤재 본부장이 '지금 시급히 공사를 진행하지 않으면 홍수가 나서 문화재가 파괴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양윤재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였다.



  강찬석 위원장은 "건축설계를 생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며 "지금 공사현장 밑에는 하수관로가 묻어져 있는데 여기에 우수관로까지 매설하고, 공사구간 중간마다 물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면 홍수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찬석 위원장은 "문화재위원들에 대한 거짓말과 협박을 이제 중지해야 할 것"이라며 "이명박시장은 시민위원회의 지적을 받아들여 올바른 청계천복원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였다.





  참석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명박시장에 대해 ▲자신의 '망언'에 대해 공개사과할 것 ▲ 청계천파괴공사를 즉각 중단할 것 ▲청계천 파괴공사를 주도하고 있는 양윤재 본부장을 즉각 해임할 것을 요구하고, 기자회견 직후 서울시청을 방문하여 이를 서울시장에 전달하였다.



  경실련 서울시민사업팀 이민규간사는 "문화재발굴문제만 하더라도 작년 9월부터 '올바른 청계천복원을 위한 연대회의'에서 철저한 시굴발굴조사를 통해 청계천의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복원해야 한다고 서울시에 요구해 온 바 있다"고 지적하고 "공사기간에만 급급해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애써 외면해온 서울시장과 추진본부장은 이제부터라도 겸허한 자세로 복원사업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 서울시민사업팀 766-9736>


[정리 : 커뮤니케이션팀 김건호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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