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개혁, 낙하산 인사로는 불가능하다.

관리자
발행일 2008.08.26. 조회수 444
칼럼

오늘(8/26) 오전 이근식 경실련 공동대표(서울시립대 경제학부)가 평화방송의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하여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민영화와 낙하산 인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에서 공기업 경영개선 방안으로 주장하는 공기업 선진화나 민간위탁경영(아웃소싱)을 하더라도 현재의 공기업들이 민간독점기업으로 변질되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영전략을 추구할 것이며, 따라서 선진화나 아웃소싱은 민영화와 차이가 없는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비판하였다. 


산업은행 민영화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입장을 취하고, 전기·상수도·가스 등과 같은 일상생활의 필수품의 경우 공기업 경영개선 이라는 명분하에 선진화나 민간위탁경영을 하게 되면, 가격은 폭등하고 품질은 나빠져 국민후생이 크게 낮아질 수 있음을 다른 국가를 사례로 설명하였다.


이근식 경실련 공동대표는 특히 공기업 경영의 합리화를 주장하면서 비전문가인 낙천·낙선 정치인이나 대통령 특보 출신 인사들을 사장으로 임명하는 낙하산 인사로 시장의 신뢰를 잃었으며, 공기업 개혁을 “공기업별로 충분히 경영평가를 하고 검토한 다음에 추진하지 그렇게 졸속으로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중단해야 된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하였다.(인터뷰 전문 아래 참조)


======================================== 아    래 ====================================


- 이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이근식입니다.


- 지금 정부가 2단계 선진화방안도 오늘 내놓을 예정입니다만 공기업 경영개선 방안으로서의 민영화, 이런 분위기의 이야기들이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만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일반적으로 공기업이 경영동기가 민간기업들보다 약하기 때문에 민간기업보다 방만한 경영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여기에 중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전기, 수도, 가스, 건강보험 같은 공익성격이 강한 공기업 민영화는 오히려 국민에게 피해를 줄 위험이 크다고 저는 보는데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이들 공기업은 민영화를 하더라도 여전히 독점기업으로 남기 때문에 경쟁이라는 시장경제의 효율성이 발휘될 여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문제점은 이들 기업들이 제공하는 전력, 상수도, 가스, 건강보험과 같은 상품들은 일상생활의 필수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지고 품질이 나빠져도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기 힘들기 때문에 민영화 되면 이윤을 우선시하는 민간독점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하고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 품질을 떨어뜨리기가 매우 쉽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 공기업들을 민영화 하면 가격인상과 품질하락의 위험이 아주 높습니다.


실제로 90년대 세계 여러 곳에서 소위 전력산업을 바이오화했는데 그 이후에 가격 폭등이 여러 군데서 일어나서 어떤 데서는 몇 배, 심지어 어떤 데는 몇 십배까지 전기값이 폭등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규모 정전도 일어난 곳이 많고요. 따라서 독점이 불가피한 이러한 생필품 산업의 경우에는 우리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효율적인 민간경쟁기업 아니면 비효율적인 공기업이냐가 아니고 다소 부패하고 비효율적인 독점공기업이냐 아니면 탐욕스러운 민간독점기업이냐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되기 때문에 그 어느 것도 일반적으로 좋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 지금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같은 분은 지금 상수도 분야에 대해서 민간에 위탁경영을 하는 게 좋다, 이게 민영화하고는 좀 다른 것이다,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민간화와 민간 위탁경영의 비교를 좀 해 보면 어떻습니까?
☞ 분명히 소유주가 정부로 계속 남는다는 점에선 민간 위탁경영이 민영화하고는 다르죠. 그러나 민간 위탁경영하게 되면 민간기업들의 최종목표는 이윤추구기 때문에 여전히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경영하게 되면 아까 제가 말씀드린 가격상승과 품질하락의 위험이 나타날 소지가 많다고 저는 봅니다.


- 그러면 이게 위탁경영을 한다는 건 결국은 민영화의 전 단계다, 이렇게 보는 시각에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보십니까?
전 단계냐 아니냐, 그것은 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위탁경영을 하더라도 민영화와 똑같은 폐단이 나타날 수 있다는 거, 그게 문제죠.


- 이만의 환경부 장관 같은 분은 상하수도 경쟁력 강화법이 민영화를 담고 있는 게 아니다, 다만 아웃소싱일 뿐이다, 민간기업에 대한 아웃소싱일 뿐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공기업 경영의 강화를 위해서 민간위탁경영, 아웃소싱 이런 필요성에 대해서는 마찬가지 점들이 있겠군요?
제가 보기에는 그런 것들 말장난이라고 봅니다. 아웃소싱이라고 다 좋은가요?


- 다음 달에 전력 부문 선진화방안도 발표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만 지식경제부가 이와 관련해서 이런 방안을 마련한 게 있습니다. 에너지 자원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이라고 있는데 여기에 보면 판매부문을 발전회사로 이관하고 또 신규 민간판매회사의 진입을 허용한다, 이런 방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제가 아까 말씀 드린대로 이런 부분은 매우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비단 이런 부분뿐만 아니라 공기업 전체가 제가 아까 말씀드린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아주 신중하게 케이스 바이 케이스별로 아주 충분히 검토를 한 다음에 결정을 해야 되는데 지금 이 정부가 그런 충분한 각 개별적인 공기업에 대한 경영 검토도 없이 이런 식으로 민영화가 옳은 방향이다, 이런 식으로 도매급으로 넘어가는 것은 저는 잘못이라고 봅니다. 그런 정책을 내놓기 전에 과연 검토를, 경영평가를 충분히 객관적으로 한 다음에 그것을 공표하면서 해야지 그런 것도 없이 그냥 이런 식으로 도매급으로 몰아붙이는 건 대단히 위험하다고 봅니다.


- 그 동안에 4대 부문에 대해서는 민영화는 없다, 이게 정부의 발표였습니다만 그러나 근래 보면 부분적으로 민영화와 비슷한 방안들이 나오고 있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자꾸 거론이 됩니다.
신뢰성 문제가 나와서 한 마디 제가 꼭 드릴 말씀이 있는데 이런 중대한 정책을 시행하려면 정부의 신뢰성이 아주 기본적인 관건이 되는데 최근에 현 정부가 공기업 사장들에 낙천이나 낙선한 정치인들을 무더기로 내보내고 있거든요. 말도 안 되는 낙하산 공천인사를 하는 정부가 무슨 신뢰성을 가질 수가 있겠습니까? 저는 그 점이 매우 의문시 됩니다.


- 혹시 대표적인 사례들을 들어주실 수 있습니까?
예를 들어 조폐공사나 신용보증기금, 석탄공사, 광해관리공단, 방송광고공사, 국립공원관리공단, 이런 데 보면 전부 다 낙천 낙선한 정치인들과 이 대통령의 특보를 다 내려 보냈지 않습니까?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이에요? 이게 보면 옛날에 보안사령관 출신 대통령도 감사 정도나 내려 보냈지 사장에 이런 문외한들을 내려 보내는 일은 없었습니다.


- 심각한 말이다?
말이 안 되는 거죠. 이건 시계바늘이 거꾸로 가는 겁니다. 30년 전으로.


- 그리고 오늘 오후에 공기업 선진화 방안 2단계 발표됩니다만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면 한 말씀 더 주시죠.
제가 특히 하나 꼭 찍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산업은행의 민영화는 안 된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산업은행은 우리나라 산업 전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대우조선 같은 대기업 여러 곳을 실제로 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거대 대기업 중에 산흥자금을 거액으로 들지 않은 기업이 없습니다. 산업은행을 민영화 한다면 국민주로 한다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워낙 자금이 많고 그렇다고 해서 국내 재벌에게 줄 수도 없고 해외에 자본을 준다는 건 더욱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런 산업은행을 민영화 첫 번째 대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저는 대단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오늘 문제점 지적은 다 하셨는지요? 혹시 조금 추가적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끝으로 한 말씀해 주시죠.
제가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정부가 과연 진정으로 공기업의 경영 합리화를 원한다면 낙하산 인사부터 다 시정하고 나서 추진하고 그 다음에 각 공기업별로 충분히 경영평가를 하고 검토한 다음에 추진하지 그렇게 졸속으로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중단해야 된다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 낙하산 인사부터 해소하고 민영화 추진하라. 오늘 경실련 공동대표이자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이신 이근식 교수님 견해를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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