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일본인의 재일동포 가해문제 대책회의

지난 10월 24일(금) 경실련 국제연대에서는 <일본인의 재일 동포 가해문제 대책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일본의 인권 단체인 반차별국제운동 (IMADR; International Movement Against All forms of Discrimination and Racism) 와 공동 주관하고 지구촌나눔운동을 비롯한 14개 한국 NGO와 공동 주최하여 열린 이번 행사는 일본에서 총련 관계자 분들이 6분이나 참석하셔서 매우 뜻깊은 논의의 자리가 되었습니다. 

 

 

 

서울 삼성본관 국제회의장에서 약 80명의 참석자가 참가한 가운데 개최된 이번 회의는 강문규 WCC공동대표의 격려사와 IMADR 무샤코지 교수와 경실련국제연대의 김영호 이사장의 기조강연으로 시작되었고 오규상 재일 조선대학교교수를 위시하여 6명의 조총련 인사들이 참석하여 조총련계 동포들에 대한 일본사회의 차별과 폭력행위에 대해 토론하고 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였습니다. (상세 일정은 아래 참조)

 

 

지난 2002년 9월 17일 북-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일본인 납치를 공식적으로 시인한 이후 재일동포를 대상으로 한 일본 사회의 폭력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는 사실에서 본 행사의 주된 논의는 시작되었습니다. 9.17 이후 연일 일본 언론에서는 납치, 핵, 마약, 위조지폐, 미사일위협 등 북한을 둘러싼 각종 악성 뉴스들을 내놓았으며 실제로 총련 사무실 및 조선학교는 총탄 및 폭약설치 위협 등에 노출되었습니다. 특히, 재일 동포에 대한 일본 사회의 가해가 문제 될 때마다 가장 먼저 표적이 되는 것은 안타깝게도 학생들로써, 조선학교를 다니는 치마저고리를 입은 여학생들이 공격의 제 1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되었습니다.

 

 

 

아래는 회의 당일 발표된 발제문의 간략한 요약입니다.

 

발표된 발제문 간략 요약

 

 

** Kinhide Mushakouji 교수(유엔대 총장/IMADR 부회장)
일본 정부가 과거 한국 식민 통치와 무력 점령, 노예 및 강제노역의 희생자들에게 적절한 사과와 배상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하게 북한의 납치 행위를 비난하는 것은 죄의식에서 벗어나려는 일본인들의 열등감과 우월감, 그 강박관념의 산물인 외국인 혐오증까지 영향을 미쳐 나타난 현상이라 볼 수 있다.

 

** 김영호 교수(경실련 국제연대 이사장)
최근의 對 北朝鮮 피해자의식은 일본의 평화헌법의 개입과 군비확장 노선과 연계되어 있어 긍정적인 측면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리고 냉전 후의 일본의 네오콘(신보수주의)의 바람은 9·11 이후 아프칸을 초토화하고 이라크를 쑥대밭으로 만든 미국의 네오콘 그리고 영국의 네오콘의 바람과 합류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의 네오콘의 가세를 강요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 대한 한국-일본-미국의 시민사회의 양식의 연대와 결합의 바람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이라크에서의 전쟁방지를 위하여 일어났던 세계시민사회는 이제 이라크에서의 미국군의 신속한 철퇴를 요구하면서 부시의 낙선운동에 초점을 모으면서 한반도 전쟁방지, 부시낙선운동 등에 열중하고 있다. 韓日의 시민사회도 연대하여 금년 11월의 일본의 총선, 내년 4월의 한국의 총선, 그리고 내년 11월의 미국의 대선에서 「시민의 힘」이 폭발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 오규상(재일 조선대 교수)
<<재일코리안의 아이들을 괴롭히는 언행을 용서안하는 젊은 변호사회>>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간또지방의 21개 교 2,7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02년 9월 17일 이후 약 6개월 사이에 피해를 입업다고 대답한 학생수는 522명, 19.3%에 이른다. 그리고 응답자 1,768명 중 416명, 즉 23.5%가 9.17 이후 8개월 사이에 피해를 받았다고 답했다. 재일동포들에 대한 가해가 심화되어가는 오늘의 현실은 일본의 우경화, 군국화의 촉진과 밀접히 관련되어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 송승재(재일코리안 청년 연합(KEY) 공동대표)
9.17 이후 재일 동포에 대한 가해 현상은 일본 사회에서 북한과 관계가 있다고 간주되기 쉬운 '조총련', '조선학교'가 주된 타깃이 되고 있으나 현재 상황은 모든 재일 코리언에 대한 차별로 확대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80년대에 비해 일본에서의 한국의 이미지는 많이 향상되어 한국인에 대한 인식도 날로 좋아져갔지만 지난 9.17 이후 상황은 다시 반전되어 월드컵 이후 일본에서 불었던 한국 붐은 어느새 날아가 버렸다. 본 문제의 본질적 원인인, 코리언에 대한 일본인의 차별의식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점을 논의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일본인과 재일 코리언의 상호 이해, 나아가 일본과 조선반도의 화해를 진행시켜야 하며 북일 국교정상화는 피해갈 수 없는 길이다.

 

** Bando Nozomi(IMADR 일본위원회 사무국장)
북한 당국이 과거 일본인 납치사건에 관여된 것을 밝힌 뒤 일본 국내 재일 동포에 대한 폭력행위가 만연하고 있는데 이는 인권차별철폐조약 등의 국제인권기준에 위반되는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이러한 차별행위를 금지하는 구체적인 법률이 없어 차별사건을 방치하고 있다. 반차별 국제운동 일본위원회는 일본정부에 대해 차별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고 철폐하기 위해 차별이나 인권침해 행위자에 대한 벌칙 등의 제제조치를 포함하는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서두르도록 요청하는 바이다.

 

** 한성현 목사(일본NCC 부의장)
(구체적 제안)
1) 일본의 위기적인 상황과 재일동포의 인권탄압에 대해서 한국 국민들에게 호소하며 일본 대사관을 통해 일본 정부에 항의를 한다. 동북 아시아의 평화를 위하여 조속히 조일정상국교교섭을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
2) 일본교회와 시민단체들에게 호소하여 일본국회내에서도 집회와 시위를 한다.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중지하여 대화외교를 촉구한다. 작년의 평양선언을 실행하도록 촉구한다.
3)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해서 계속적으로 양국간의 양심적인 시민단체들이 연대하여 양쪽에 창구를 개설한다.

 

** 손동주(KIN(지구촌동포청년연대) 사무국장)
우선 재일동포를 지칭하는 말을 재일조선인으로 사용하고자 함을 밝힌다. 1900년대 초반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일본에 끌려간 한국인들의 국적은 조선이었고, 이들은 이후 한국국적을 택하거나(한국적), 일본국적을 택하거나(일본적), 어느 국적도 택하지 않은(조선적) 상태로 남아있다. 이들 모두를 지칭하는 말로서 재일조선인을 사용하고자 한다. 10년 이상 재일조선인에 대한 폭행 문제를 취재해 온 재일조선인 저널리스트 강성씨의 증언에 따르면 민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집중적이고 다발적인 폭행 사건은 대략 4년을 주기로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한 한국 언론의 대응은 아쉬울 따름이다. 폭행을 당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 파악이나 해결 방안에 대한 모색이 없이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8.15 특집에서나 만날 수 잇는 재일조선인들의 삶은 일반 시민들에게는 다른 나라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한일 역사 청산의 문제에 있어서는 일본사회 만큼이나 한국사회에서도 자각해야 할 문제이다.

 

** 송승재(한국-재일-일본 청년포럼 한국위원회)
한일 사회의 공동 노력으로 일본 사회의 일방적 차별, 폭력 분위기를 견제하고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며 이에 힘입어 납치문제와 과거청산, 경제협력, 동북아시아평화, 재일 사회의 지위향상, 북일 수교에 대한 논의가 공론화되는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 사회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의 사항을 제안한다. 첫째, 가해 및 피해 실상을 한일 양국 시민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문제해결을 위한 활동에 동참을 호소한다. 둘째, 피해 재발을 막기 위해 일본정부의 법제도적 장치마련을 촉구한다. 셋째, 북일 수교를 위한 회담재개를 촉구해야 한다.

 

이번 국제회의는 11월의 도쿄 회의로 이어져 논의를 확산시켜 나갈 계획임을 천명하며 회의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간 한국 언론과 한국인들에게 소외되어 있는 이슈가 전면에 나설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본 회의의 중요한 의의를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한가지, 앞으로도 경실련 국제연대가 이 주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운동을 펼쳐나가겠다는 다짐을 스스로에게 하면서 11월의 도쿄 회의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 국제 회의 일정 -

 

일자: 2003년 10월 24일(금)

1부 장소: 삼성 본관 지하1층 대 회의실(T. 751-3355)
 9:30 - 9:40 격려사(강문규 WCC 공동 회장/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9:40 - 10:10 기조강연
             김영호 교수(경실련 국제연대 이사장) 
             Prof. MUSHAKOUJI Kinhide(IMADR 부회장)
 10:10 - 10: 25 조선학교 학생에 대한 폭행 사례 비디오 상영
 10:25 - 11:30
      일본인의 재일 동포 가해문제에 대한 보고 및 분석
      진행: 신철영 (경실련 사무총장)
      발표: 오규상(재일 조선대 교수)
           송승재(재일 코리안 청년 연합(KEY) 공동대표)
 11:30 - 12:30 질의 응답 및 토론
 12:30 - 14:00 점심 식사
 14:00 - 16:00
      대안 모색을 위한 토론
      진행: MORIHARA Hideki (IMADR 사무총장)
      제안: BANDO Nozomi(Secretary of IMADR-Japan Committee)
           량옥출(재일조선인총련합회 중앙본부 녀성국 부국장)
           한성현(일본NCC 부의장)
           서경석(경실련 상집 위원장)
           손동주(KIN 사무국장)
           문치웅(한국-재일-일본 청년포럼 한국위원회 위원장)
 16:00 - 16:15 Coffee Break
 16:15 - 17:00 성명서 및 결의문 채택
 17:00 이동

 2부 장소: 뉴 국제호텔 레스토랑 두메라(T. 732-0023)
 18:30 경실련 공동 대표 주최 만찬 및 간담회

<글: 국제연대 김도혜 간사 757-7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