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가 주목하는 이슈] 지속가능성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나의 20대

관리자
발행일 2022.09.30. 조회수 7437
스토리

[월간경실련 2022년 9,10월호-우리들이야기(4)활동가가 주목하는 이슈]

지속가능성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나의 20대


- 새로운 운동방식의 고민 -


박지훈 수습간사


청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생의 황금기다. 하지만 나의 20대는 끊임없이 몰려오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꿈에 그리던 캠퍼스 생활을 기대하고 단국대학교 역사학과에 입학했지만, 학과가 없어졌다. 공직의 첫발을 내디뎠던 LH사업단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서울시의회는 복잡한 내부사정으로 인해 다시 돌아갈 수 없다. 필연적으로 ‘지속가능성’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20대의 나’를 돌아본다.


사전적 의미의 지속가능성은 자연이 다양성과 생산성을 유지하고, 생태계를 균형 있게 유지하며 기능하는지 연구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지속가능성은 근본적인 관점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그 분야가 영구적으로 진행되어 사회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이 ‘지속가능성’이라 생각한다.


<지속가능성과 내 인생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 바야흐로 10년 전 부푼 꿈을 안고 대학교 새내기로 입학했던 그때부터 내 인생은 ‘지속가능성’에 목마를 수밖에 없었다. 캠퍼스의 환상이 가시기도 전에, “이게 웬일인가 입학하자마자 학과가 없어졌다.” 졸지에 마지막 학번이 됐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모두가 뿔뿔이 흩어졌다. 학교생활에 집중하기보단 밖을 돌아다닐 수 밖에 없었다. 막상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전공이 잘 맞지 않았고, 외부활동을 통해 부족한 학점을 만회하려고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신문을 읽으면서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에 흥미를 느꼈다. 전공 서적보단 신문이 재밌었다. 매일매일 신문을 읽는데 시간을 보냈고,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을 인상 깊게 바라봤다. 이런 취미를 살려 국회 대학생 명예 보좌관에 합격했다. 국회 보좌진 생활을 하면서 국회에 대해서 배워나갈 수 있었고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의 변화를 경험했다. 다시 캠퍼스로 돌아와 근본적인 관점에서 사회문제 해결에 대해서 고민하던 찰나에 “아뿔싸, 영장이 날라왔다.” 2013년 10월 국가의 부름을 받았고 차디찬 강원도로 떠났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2015년, 꿈에 그리던 전역을 하고 사회의 품으로 돌아왔다. 학교로 다시 돌아왔을 때 너무 많이 바뀌어 있었다. 학과가 통·폐합해 다른 캠퍼스로 이전했고, 아무도 없었다. 자퇴를 고민하던 찰나에 교학팀에서 전화가 왔다. 학과가 없어져서 강의를 듣지 못하는 내 사정을 알고 학과 변경을 제안했다. 비슷한 계열로만 이동할 수 있어서 사실상 선택지가 없었고, 행정학과로 이동했다. 첫 수업을 듣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고 높은 학점을 받았다. 강의에 흥미가 생겨 여유도 있었다. 중앙동아리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 던 캠퍼스 생활을 누렸다. 지금까지 씁쓸했던 나의 대학 생활은 조금씩 달콤해졌다.


평화로운 캠퍼스 생활은 4학년을 맞이하며 전환점에 서게 됐다. 취업해야 했기에 인턴을 지원했고 지역 경제인협회로 출근했다. 성실히 근무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처음 했던 약속과 다르게 나를 채용해 주지 않았다. 이 당시 어려운 일이 겹쳐서 절치부심했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한 미래에 잠도 오지 않았고, 매 순간이 우울했다. 절친한 동기들이 돌면서 매일 확인하러 왔다. 고민하던 찰나, 지역의 LH도시재생사업단에 채용공고가 나온 것을 확인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합격했다. 첫 공직을 LH연구원으로 시작했다. 성실히 근무하면서, 새로운 사업도 많이 추진했다. 이 당시 주민분들과 밀접하게 지냈다. 공직생활 중에 가장 보람찼다. 2년 4개월 동안, 정들었던 LH사업단을 떠나 서울로 상경했다.


의장부속실 주무관으로 근무하며, 서울시 행정을 전반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의정발전 방안에 관한 정책제안, 부속실 민원처리 총괄 등 여러 업무를 소화했다. 가장 보람찼던 업무는 송파구 아동학대 관련 민원처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했지만, 수화기 너머 젊은 아기 엄마의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지금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수습간사로 들어왔다. 무엇보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많다. 지속가능한 시민사회를 위한 새로운 운동방식을 고민해보는 건 어떨까? 대학교 수업과의 연계, 청년단체와의 연합 등 경실련이 쌓아오고 지켜왔던 가치를 이뤄내며 해볼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시민의 힘으로 경제정의와 사회정의를 실현한다’라는 가치가 퇴색되지 않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 새로운 운동방식의 고민은 지속가능한 시민사회를 위한 ‘우리 시대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첨부파일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