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30 활동가가 보는 젊은 청년층들의 투자 광풍

관리자
발행일 2021.05.27. 조회수 9446
칼럼 스토리

[월간경실련 2021년 5,6월호 – 특집. 땀보다는 땅, 주식, 코인?(5)][경실련 활동가 인터뷰]

2030 활동가가 보는 젊은 청년층들의 투자 광풍


박은소리 수습 간사


 

코로나19와 취업난 그리고 근로소득만으로는 소득격차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박탈감 등 많은 이유로 청년들이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요즘 세상입니다. 올해 1분기 가상화폐 거래소 신규 가입자 249만 5,289명 중 20·30세대가 절반 이상(63.5%)1) 입니다. 지난해 국내 6대 증권사에서 새로 개설된 증권 계좌2)는 723만여 개입니다. 역시나 20·30세대가 392만여 계좌(54.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원금 손실과 투자사기 등 많은 위험을 안고 있음에도 집값 마련과 노후 준비를 위해 너도나도 뛰어든 청년들입니다. 코인·주식을 전혀 모르는 수습 간사가 2030 활동가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기획연대국 최윤석 간사와 회원미디어국 문규경 간사를 만나보았습니다.




Q. 20·30세대인 활동가 여러분도 가상화폐 투자 경험이 있나요?

문규경 저는 2017년 12월에 비트코인이 2천만 원 정도 돌파했을 당시부터 했습니다. 저는 묻어놓는 타입이라 지금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최윤석 저도 비슷할 때 시작을 했어요. 그때 고점에서 들어갔다가 물려서(단가가 내려가서) 1/10로 가치가 확 줄었죠, 그걸 빼지 않고 놔두고선 얼마 전에 다시 봤어요. 원금의 200% 정도 되어있더라고요. 아, 다시 투자하라는 신호구나 싶어서(웃음). 요즘 각광 받고 있는 코인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Q. 주변 친구분들은 어떤가요?

최윤석 원래 주식이나 재테크에 아예 관심이 없던 친구들도 코인이 다시금 활황이 되고 나서 부터는 주식이고 코인이고 다 뛰어들고 있죠. 코인부터 시작해서 주식에 들어가기도 하고, 더 나가서 경제나 사회에 전혀 관심이 없던 애들이 갑자기 미국 ETF 같은 걸 찾아서 하니까 정말 생소하더라고요.
문규경 친구 중에 주식의 ‘주’자도 모르는 친구가 있었는데 본인이 아이폰을 쓴다는 이유로 미국의 Apple 주식에 투자했어요. 해외주식은 밤에 장이 열리니까 잠이 드는 순간까지 차트를 보느라 잠을 못 자더라고요.
최윤석 그 정도면 다행인 게 코인은 24시간 돌아가니까(웃음).


 
Q. 소득에 비해 어느 정도 투자를 하고 있나요?

문규경 저는 꽤 많이 하는 편입니다. 오래 투자하는 타입이지요. 3일 만에 자신의 월급에 해당하는 금액을 번 분들이 있어요. 남은 힘들게 사회생활 해서 벌었는데 그런 분들이 3일만에 투자해서 그 돈을 번다고 생각하면, 투자를 안 할 수가 있나요?
최윤석 정기적으로 다니고 있는 직장은 (투자를 위한) 시드머니를 버는 느낌인 분들도 많을 거예요(웃음).
문규경 (많은 사람들의) 목표는 경제적 자유예요. 30·40대에 다 번 이후에 누릴 것을 누리는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싶은 거잖아요.
최윤석 그리고 요즘 예·적금 이자가 워낙 낮고, 코인이나 주식 시장에서 전설적인 투자 성공사례를 들으면 예·적금에 투자할 만한 유인이 전혀 안 생기는 거죠.


 
Q. 두 분 다 2017년도부터 투자를 시작하셨는데, 어떤 계기가 있나요?

최윤석 예를 들어 길을 지나다 유행가가 나오면 ‘이 노래 좋다~’ 하면서 들어보잖아요. 그것처럼 당시에 코인에 대한 이야기가 전 사회적으로 나올 즈음이었어요. 너도나도 한다고, 돈 번 사람도 있다고 하니까 호기심 삼아 해보는 거죠. 실제로 1~2%가 오르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으니까 조금 더 넣게 되면서 시작을 했던 거죠. 그리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압박을 주변에서 주기도 했어요. 실제로 가까웠던 사람이 코인 정보를 줘서 10만 원 정도 넣어보고 했던 거고요.
문규경 저도 비슷하게 입문했습니다. 솔직히 (투자 분위기는) 지금보다 그때가 덜 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안 하는 사람이 주위에 더 많았는데, 요즘엔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에선 다들 투자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Q. 투자 광풍이 매섭게 부는 만큼 따라오는 문제점도 많죠?

문규경 제가 오늘 천억 원대 거래소 사기 뉴스를 봤어요. 거래소가 몇백 개가 된다는 데 먹튀 논란이 있잖아요. 몇 개의 거래소를 빼고는 위험한 부분도 있을 거예요. 돈을 넣었는데 원금을 못 받는 경우도 생기니까요.
최윤석 특히나 고점으로 확 오를 때 매도를 하지 못하게 막는 경우가 있다고 하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아예 인출이 안 되는 문제도 있다는데 그런 것들을 규제하려고 정부가 움직이는 거겠죠. 그 와중에 금융위원장 ‘은성수의 난’이 일어났고요. 제가 봤을 때 정부나 공적 주체들 사이에서 코인에 대한 개념 정립이나 방향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잘 안 된 것 같아요. 화폐로 보느냐 여부에서부터 시작해서 법적 분류에 대한 도출이 되어야 하는데 애초에 공감대 형성이 안 되다 보니까요. 아직 좀 멀었죠.
문규경 정치권에서도 표, 내년 대선을 의식해서 지금처럼 일관성없는 대책으로 투자자들을 우왕좌왕하게 만들면 안 된다는 거죠.
최윤석 다만 정부에서 고심하는 지점을 알 것 같아요. 일종의 보호조치죠. 일각에선 코인 거래로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 세금을 매긴다고 했을 때 반발이 컸어요. 보호가 없는데 왜 세금을 매기냐는 취지였어요. 하지만 투자자들은 투자 사전만 생각하는 거고, 정부 입장에선 투자 사후 망한 투자자들의 사회보장을 위해 세금을 매길 수밖에 없는 거예요. 담배에 건강 증진을 위한 세금을 높게 매기는 것처럼요. 어쨌건 다량의 실패한 사람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재원을 원인이 있는 곳에서 마련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세금을 매기는 것에 대해서 투자자들이 달리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Q. 경실련에서 불로소득 이야기를 하는데, 경실련 활동가로서 그리고 개인 투자자로서 마음이 다른가요?

문규경 활동가로서는 오히려 청년들의 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코인 투자를 불로소득이라고 규정해서 무조건 사회의 병폐 현상으로 청년들을 몰아가는 것은 아니지 않나 싶고요. 그만큼 청년들도 (어려운 시기에) 금전적으로 성공하고 싶은 마음에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 마음을 들여다보는 관점을 가져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최윤석 저는 불로소득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우리가 반대하는 불로소득과는 차원이 다른 개념인 거죠. 우리가 반대하는 불로소득 같은 경우는 아예 제도적·사회구조적으로 누군가 월등한 지위를 갖고 갈 수밖에 없는, 자신이 돈을 안 벌어도 시스템의 힘으로 당연한 듯 소득을 가져가는 것을 불로소득으로 봐서 (우리가) 그 시스템과 구조를 바꾸려고 하는 거고요. 이 경우에는 아예 동등한 입장에서 모두가 시작한다고 인지하고 있는 거고요. 누구나 실패하고 성공할 수 있잖아요. 불로소득이라는 말이 있으면 불로손실이 있어야 하려나(웃음). 손실과 소득의 확률이 같기 때문에 불로소득이지만 비판할 수 없는 불로소득인 거죠.


 
Q. 앞으로도 계속 코인을 하실 건가요?

최윤석 코인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어느 정도 소득에서 10% 정도는……. 우리는 활동의 연속성을 위해서 생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으니까요(웃음). 이걸로 생계를 유지한다기엔 좀 그렇지만, 예금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복권을 사는 정도죠 뭐.
문규경 우리 청년들의 앞이 안 보이는 것은 사실이에요. 매일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삶이잖아요. 코인 투자하고 퇴직한 이야기가 충분히 매력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을 거예요. 돈을 많이 벌어서 일을 그만두고 떠나고 싶다거나, 계속 이렇게 허덕이며 살 수밖에 없다는 마음에서 코인을 구원해줄 수 있는 장치로 생각하고 하는 거거든요. 우리가 이를 부정적으로만 보기보다는 살펴볼 만한 청년들의 마음이 아닌가해요.
최윤석 그런 생각들 때문에 정부에서 어느 정도 규제를 하는 게 맞다고 봐요. 모든 국민이 코인을 한다면 나라가 안 돌아가거든요.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해요. 근로해서 소득을 벌어야 시스템이 돌아가니까요. 그러다 보니 정부에서는 국가 자체의 운영을 위해서 어느 정도 규제를 할 수밖에 없는 거죠. 다만 (정부에서 투자자들이) 전혀 공감을 못 하게 이야기 하는 게 문제죠. 정부가 규제하려는 방향 자체는 나쁘지 않고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가상화폐나 주식투자를 하는 2030친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문규경 우리 청년 세대 분들에게 한 말씀을 올리자면, 우리 경실련 활동가들은 다 이해하고 있습니다. 투자하는 심리적 부분에서 비판한다기보다는 투기 광풍이 일어나는 현 사회적 측면을 저희가 주시하고 있거든요. 저도 20대의 한 사람으로서 충분히 공감하고 있고요. 투기 광풍에 대해서는 지금 어쩔 수 없이 가고 있는 시대의 흐름이라 생각하면서 말씀을 올려봅니다.
최윤석 요즘 많이 힘든 시기입니다. 장이 별로 좋지가 않네요. 저도 조만간 피 좀 볼 것 같은데(웃음), 다들 파이팅하시고요.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겠지만 보시는 분들은 꼭 성공하시길 바라고요. 코인을 사고 거래하는 매 순간 언제든 실패할 수 있고, 언제든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 동시에 언제든 성공할 수 있고, 언제든 큰돈을 벌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정부나 전혀 공감하지 못하면서 힘을 가진 분들한테 마음에 안 들거나 불합리하다는 목소리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시고요. 커뮤니티 안에서만 맴돌지 말고, 위까지 전달될 수 있도록 건설적인 참여가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일어섭시다.



1) 금융위원회가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에 제출한 주요 4대 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가상화폐 투자자 현황(2021년 1분기 신규 가입자 기준)
2) 2020년 미래에셋대우·KB·NH투자·한국투자·키움·유안타증권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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