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지원결정에 대한 경실련 입장

관리자
발행일 2003.11.25. 조회수 2652
경제

정부는 카드 정책담당자를 문책하고 특단의 금융구조조정을 실시하라


  LG카드 채권단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LG카드에 대해 2조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채권의 만기를 연장해 주기로 결정해 LG카드는 일단 부도 위기를 모면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채권단의 지원결정은 카드사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이 아니며, 이를 통해 우리는 정부 정책담당자들의 안이한 문제인식과 무책임한 행태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오늘날 발생한 신용카드사의 문제는 다음과 같은 원인에 기인한다. 우선 IMF 외환금융위기 이후 소위 소비진작을 통한 경기부양의 목적으로 신용카드업을 양성한다는 정책목표가 결국 재벌들의 무분별한 외형경쟁을 불러와 기존의 건실하던 카드산업의 부실화로 이어졌다. 둘째, 소위 규제완화라는 미명 하에 현금서비스 한도철폐와 무분별한 카드발급에 대한 감독부재가 오늘날 360만 명이라는 엄청난 신용불량자를 양산하여 경제문제를 넘어 사회문제화 시켰다. 셋째, 정부 당국자들의 그릇된 관치의식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땜질처방으로 이어져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 넷째, 관치금융의 흔적이 곳곳에 산재한 투신업과 맞물려 카드사 문제는 금융시장전체로 불확실성 문제를 확산시켜 천문학적 규모의 부동자금이 생산자금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경실련>은 지금과 같은 심각한 카드사의 부실문제와 관치금융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는 재경부와 금감위라는 소위 금융정책 및 감독당국의 정책인식과 감독자세에 대하여 허탈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 신용카드사 부실 문제와 관련하여 정책담당자에 대한 분명한 책임규명과 문책이 전제되어야 한다. 


 우리는 아직도 지난 상반기 거의 전 금융기관을 동원하여 5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지원했던 4.3 조치 당시, 감독당국이 시장의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서 내세운 약속인 "카드사 유동성 지원조치는 이번이 마지막이고, 이제 시장에 의한 자율구조조정만 남았다"라는 말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신뢰를 저버린 정부는 오히려 온갖 무리수를 동원하면서까지 카드사의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4.3조치 이후 발표한 '신용카드사 수지 및 손실흡수능력 전망'이라는 장황한 이름의 발표에서 상반기에는 2.1조원의 적자가 나지만 하반기에는 1.9조원의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그런데, 실제로 전망이 틀려지고 연체율이 늘어나자 각계 전문가들이 반대함에도 지난 10월 17일 적기시정조치기준에서 연체율을 제외시켜 주면서까지 적기시정조치를 면해주는 반시장적 조치를 취했던 것이다. 이미 구조조정의 시기를 놓친 LG카드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경영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20조원이 넘는 차입금으로 인해, LG그룹은 물론 우리 금융시장의 핵폭탄으로 작동할 우려가 매우 크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시장에서는 이미 이번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모두 예견했었지만 정작 감독당국만 별일 없을 것이라고 큰소리치고 있었다는데 있다. 그러다 사태가 크게 불거지자 정부와 감독당국은 입버릇처럼 외치던 시장메카니즘에 의한 자율구조조정은 뒷전으로 하고 다시금 어김없이 관치금융의 보도를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이한 문제인식과 무책임 자세로 일관한 정책담당자들에 대한 문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2. 정부는 지금과 같은 신용카드의 유동성 위기에 대해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는 것은 금융부실을 더욱 키우게 되므로, 더 이상의 관치적 행태를 중지하고 특단의 금융구조조정을 통해 금융시장 정상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최근 정부는 신용카드사의 수익성 악화 문제에 대해 부실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보다는 증자, 카드채 만기연장 및 카드채펀드 설정 등 단기적이고 대증적 대응만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대응은 카드사의 자구노력이나 투신사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지 않은 채 잠재적 부실을 키우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의식하고 시장규율의 실패와 도덕적 해이의 증대로 인한 누적부실의 대란이 발생하기 전에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카드사 뿐만 아니라, 상호저축은행, 신협은 물론 누적부실로 완전 자본잠식된 3대 투신사의 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정보공개 및 대응책을 마련하여 투자자들의 불신을 해소하고 시장규율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조속한 금융구조조정안을 마련하여야 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경실련>은 현재 당면하고 있는 신용카드사 부실 문제에 대해 정부는 더 이상의 무책임한 행태와 땜질식 처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나아가 금융부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금융구구조정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문의 : 김한기 부장 771-0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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