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많이 뛰면 기침하다 죽어요"

관리자
발행일 2006.04.11. 조회수 870
칼럼

"아빠, 오늘은 쫌만 뛰어요. 많이 뛰면 기침하다 죽어요"

6살 난 아들놈의 걱정인지 저주인지 모를 말을 뒤로 한 채 토요일 오후 경기장인 경동초등학교로 향했습니다. 분명히 기상청에서는 오후부터는 황사가 가라앉는다고 했는데, 집 밖으로 나오자마자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언론에서는 계속 야외활동을 삼가하라고 하는데 공을 차겠다니... 미친 사람 소리 들을만한 일이죠. 못 나오겠다는 회원분들이 많겠구나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나오겠다고 했던 분들중에서 3~4명이 안나왔습니다. 상대팀 참여연대 축구팀 주장도 많은 분들이 갑자기 결장을 통보해왔다고 하면서 걱정하더군요. 이제는 더위나 추위, 폭우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황사까지 챙겨가면서 공을 차야 된다니 머리가 아파옵니다.


그래도 아프로만은 다행히도 오랜만에 나온 김주성 회원이 4명의 친구들을 데려왔고, 김만수회원이 못오는 대신 친구 2명을 섭외해준 덕에 11명을 맞춰서 경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선종빈 회원은 친구들을 많이 데려오고 싶었는데 건설분야라는 쪽이 토요일에도 일이 많은 곳이어서 어려웠다며 미안해하시더군요. "이런 날 나와주신것만도 고마운데 무슨..." 오히려 미안해야 할 사람은 저였습니다.


상대팀 골드드래곤은 재작년과 작년에 각각 한 번씩 경기를 가져봤던 팀입니다. 그래도 명색이 감독이라고 경기장에 나오면 상대팀을 한번 살펴보고 실력을 가늠해보곤 하는데요. 시장에서 좋은 재료를 골라가는 음식점 주인의 눈썰미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기준은 있습니다.


기준이라는 것이 거창한게 아니라 다리 두께와 근육 그리고 피부가 얼마나 그을려져 있는가 보는건데요. 웃기는 기준이긴 하지만 제 경험으로 볼 때 신장이나 체중, 인상과는 상관없이 얼굴 꺼멓고 다리가 튼튼해보이는 사람이 공을 잘 찹니다.


골드드래곤팀은 거의 선수 전원이 이런 기준을 충족하는 것 같았고, 대부분이 20대로 젊어보였습니다. "선수 출신도 몇 명 있는것 같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경기를 준비하던 아프로만 선수들사이에서 볼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사실 예전에 찼을 때도 큰 스코어차로 지곤 했기 때문에 "너무 실력차이가 나니까 다음번에는 좀 피하자"라는 회원분들의 원성이 자자했었는데, 어쩔수 없었습니다. 축구대회가 2주 앞으로 다가왔는데 이에 대비할 수 있는 경기는 잡지 못했는지라....


이날 경기도 일방적으로 밀린 경기였습니다. 전반전에는 이 날 처음 참여한 박영배 회원이 2골을 넣으면서 2:2로 제법 대등하게 맞섰지만 역시 후반전에는 골을 계속 허용하게 되더군요. 3골 정도 더 허용하고 경기를 마쳤습니다.


대회를 대비해서 좋은 경험 쌓았다고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다만 원래부터 참여했던 회원분들이 많이 나오시지 못해 발을 맞출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게 걱정이 되긴 합니다. 참여연대 쪽과는 선수 부족으로 경기를 미쳐 끝내지 못했습니다. 약평한다면 상대편 골대가 뿌옇게 보이는 가운데 마치 흙을 먹으면서 뛴 것 같은, 정신없는 경기였습니다.


변함없이 아프로만을 지켜주고 있는 선종빈, 최경주, 김경철 회원 고생많았습니다. 김주성회원과 함께 오신 네 분의 친구분들에게도 감사드리고, '젊은 피' 이재진, 박영배 두 분은 삼겹살에 소주 먹은 값 하셔야죠?^^ 아무쪼록 앞으로도 계속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위에서 대회 이야기를 꺼냈는데요. 잠깐 소개를 하겠습니다. 4월22일부터 1회 6.15 SOCCER LEAGUE 축구대회가 인터넷신문 통일뉴스와 월간 민족21이 공동주최로 진행이 됩니다. 4월22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한강시민공원 축구장에서 총 64개팀이 자웅을 겨루게 됩니다. 경실련은 주최측 초청 16개팀에 포함, 경기를 벌이게 됩니다.


좀 길긴 하지만 주최측이 밝힌 축구대회의 취지를 알려드리면, 첫째 월드컵 본선에 올라 국민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국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북한의 동포들과도 기쁨을 함께 나누고, 둘째 축구를 통해 남쪽의 보통시민들 속에 남북의 화해와 통일의 기운을 고취하며, 셋째 어려운 형편의 북한의 유,청소년들에게 남쪽의 축구용품을 보내는 것을 목적으로 개최된다고 합니다.


4월17일까지 20명의 엔트리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회원여러분께서는 저에게 참가의사를 알려주셔야 되겠습니다. 아울러 축구와 사람을 좋아하는 시민여러분들의 참여도 이 참에 부탁드립니다. 사실 아프로만도 다양한 곳에서 일하고 있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우연한 계기를 통해 뭉친 팀인데요. 이번 대회가 더 많은 좋은 분들과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커뮤니케이션국 김건호 간사 (아프로만 감독) 









아프로만 (Approman)은...


경실련 회원과 상근자가 함께 하는 축구모임으로 한 달에 두차례, 토요일 오후에 공을 차고 있습니다. '앞으로만' 가고 싶으나 실제 경기에서는 옆으로도, 뒤로도 가곤 하지요.
시합이 끝난 후에는 시원한 맥주 한잔과 함께 정을 나눌 수 있는 공간 아프로만.
축구를 좋아하는 회원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가입문의 : 커뮤니케이션국 김건호 간사 766-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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