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기 조장하는 한국은행과 금통위에 책임을 묻는다

관리자
발행일 2006.11.08. 조회수 2350
경제

참여정부 출범이후 지속적으로 불안정하던 주택가격이 마침내 폭등하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자고나면 오르는 집값에 불안에 떨며 살아온 건전한 근로소득자와 자영업자들은 이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기꾼과 건설족만이 잘 살게 된 작금의 상황은 97년 외환위기에 버금갈 정도의 경제위기로 진단하지 않을 수 없다. 


경실련은 이미 지난 7월26일 ‘주택담보대출의 위험성에 대한 경실련 의견’을 한국은행에 내용증명으로 발송하는 등 위기에 대해 경고하고 적절한 대처를 요구하였으나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는 무사안일로 일관해 왔다.


이제 경실련은 한국경제의 건전한 토대를 뿌리째 흔들어 버릴 경제위기를 목도하면서, 경제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최후의 보루로서의 책무를 지닌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의 7가지 정책오류를 지적하며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다.


정책오류1.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 무분별한 금리인하


참여정부 출범 이후 금리인하 논쟁이 일었을 때, 많은 경제학자들은 작금의 내수부진이 금리인하로 해결될 수 없으며 오히려 부동산 가격 불안정만 초래할 것임을 지적하였다. 설비투자 부진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제조업과 서비스업간,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 IT업종과 비IT업종간의 양극화에 따른 현상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금리정책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하였다.


또한 이자율이 내릴 때 모기지 원리금 상환금액이 줄어들어 소비가 증가하는 외국과는 달리, 이자 수익이 줄고 가계부채의 증가로 인해 오히려 소비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따라서 내수 경기 부양의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금리인하로 인해 가계부채의 급증을 초래하고 가뜩이나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부추겨 한국경제의 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는 이론의 합리성에 비추어 볼 때 정책당국은 충분한 사전 준비를 했어야 했다.


이렇듯 이자율 인하의 부작용이 충분히 예고되었음에도 금융통화위원들은 합리적인 과학적 분석에 의거해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부동산 가격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에 기대어 방만한 통화관리로 일관해 왔다.


그 결과 한국경제는 이제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되었고 국민경제를 피폐화시킨데 대해 금융통화위원들은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예고된 정책실패는 결코 정책실패가 아니다. 부동산 가격의 불안정이 예고되었다면 금융안정의 최종 책임자로서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는 적절한 대책을 요구하고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이 완전히 소멸된 이후에 금융완화정책을 취했어야 한다.


이제 사전에 예견된 대로 경기부양 효과는 거두지 못한 채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만 초래한 데 대해서 금융통화위원회가 져야 할 최종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단되어, 경실련은 금융통화위원 전원이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고 퇴진할 것을 요구한다.


정책오류2. 실질소득의 감소와 소비자 물가지수의 통계적 한계를 반영하지 않은 무분별한 금리인하


 주택가격의 급등으로 사실상 건전한 근로소득자와 자영업자의 실질소득은 대폭 감소하였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주택가격이 아무리 상승해도 소비자물가지수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소비자 물가지수 산정에 있어 주거비 비중이 외국에 비해 매우 낮고 자기가 소유한 집에 거주할 때의 비용인 자가주거비는 아예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주거비가 급증하고 이로 인해 실질소득이 급격히 저하되는 상황에서도 소비자물가지수는 전혀 반응하지 않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자가주거비의 추정이 쉽지 않고 현재 각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기준도 한계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각국의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물가당국은 이러한 사정을 면밀히 검토하여 소비자 물가지수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여 금리정책을 추진하여야 함에도, 그동안 금융통화위원회는 단순한 소비자물가지수를 기준으로 금리정책을 결정하여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켰다. 만약 기계적으로 소비자 물가지수를 근거로 금융정책을 추진한다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그동안 직무를 방기한 데 대해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에 책임을 묻는다.


정책오류3. 망국적 부동산 투기로 인한 성잠잠재력 훼손을 간과한 무분별한 금리인하


한국은행에 물가안정을 요구한 것은 경제의 안정을 통한 장기 성장률의 제고를 위한 것이다. 현재 한국경제는 망국적 투기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였고, 이로 인해 (1) 요소가격의 상승은 물론 (2) 근로의욕의 상실, (3) 자원의 비생산적 부문으로의 집중이라는 부작용으로 인해 한국경제의 장기 성장잠재력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이것이 모두 외형적 수단에 지나지 않는 물가안정, 그것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숫자놀음에 불과한 물가지수 목표 달성이라는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의 근시안적 정책결정으로 인한 것이다. 중앙은행이라면 당연히 주목해야 할 부동산 투기로 인한 장기 성장잠재력의 훼손을 방기하여 결과적으로 한국경제에 치명적인 해악을 끼친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의 중대한 과오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책오류4. 기형적 주택담보대출의 구조적 문제를 간과한 채 무분별한 금리인하


한국의 주택담보대출은 선진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형적 대출이다. 주택을 담보로 하는 거액 대출이면서도 3년이라는 단기 대출이며, 상환능력을 가늠하는 소득이나 신용상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담보만을 믿고 해주는 대출(asset-backed lending)이며, 이자만 상환하다가 마지막에 원금을 전부 상환(balloon payments)해야 하는 대출이다.


이러한 대출은 과거 대공황을 심화시킨 데서 알 수 있듯이 위기 상황에서 체제위험(System Risk)을 가중시킬 수 있는 대출형태로 그 이후 많은 국가가 이러한 대출을 폐기하고 장기 모기지론 위주로 주택담보대출을 운영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단순히 대출을 많이 받았다는 것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주지하듯 부동산만 매입하면 무조건 해 주는 주택담보대출은 일반 서민까지 투기의 대열에 합류하게 만드는 구조적인 문제를 낳는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기형적이고 편법적인 대출이 우리 국민 경제전체의 체제위험(System Risk)을 가중시키는 위험성이다.


금리가 인상되거나 부동산값이 급락할 경우, 은행의 대출상환 압력으로 가계의 이자부담이 급속히 심화되고 가계 구매력이 일시에 떨어지면서 내수침체를 유발하는 문제, 주택담보대출의 과당경쟁으로 담보부실을 겪게 될 제2금융권의 부실로 시작될 금융불안 문제, 부동산시장에 매물이 쏟아져 다시 부동산값이 떨어지는 악순환의 유발로 가계부채가 더욱 심각해지는 문제, 특히 가계의 대규모 부실로 인한 국민경제의 피폐화 등 이에 영향을 받을 많은 경제문제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경제의 혈맥인 ‘금융’의 체제위험에서 우리는 IMF보다 더욱 심각한 경제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차대한 문제이다.


이렇듯 한국의 주택담보대출의 구조상 심각한 결함이 있었으나 그동안 고금리로 인해 투기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은 그런대로 억제되었으나, 저금리 시대의 도래에 따라 이러한 대출의 근본적 문제가 노정되게 된 것이다.


금융학계에는 이미 이러한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문제제기가 있었고, 따라서 차입자의 상환능력을 고려한 장기 모기지론으로 신속하게 전환하고 기존의 단기대출에 대해서는 연착륙시킬 수 있는 대책까지 마련되었다.


즉, 신규대출에 대해서는 총부채상환비율(DTI, Debt to Income Ratio) 기준을 철저하게 준수하게 하고, 기존의 대출에 대해서는 국제결제은행(BIS,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자기자본비율 산출시 위험가중치를 조정하여 금융기관들이 자율적이고 점진적인 방법으로 조정해 가는 방법까지 제시되었다.


금융학계 뿐 아니라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경실련에서도 수차례에 걸쳐 이러한 대출의 위험성을 경고하였음에도 재경부와 금융감독원은 미온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러한 주택담보대출의 위험성에 대해 적절히 평가하고, 재경부와 금융감독원에게 제도개선과 감독강화를 요구할 책무를 지닌다.


만약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고금리를 통해 기형적 대출을 억제할 것임을 명확히 해야 하는 것이 금융시장과 국민경제의 안정을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의 책무임에도 이를 철저히 방기한 데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책오류5. 가계부채 급증의 위험을 간과한 무분별한 금리인하


금융통화위원회의 저금리 유지 정책으로 인해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06년 6월 현재 가계신용잔액이 545조에 달하게 되었다. 앞서 지적한 대로 주택담보대출의 기형적 구조로 인한 위험을 차치하고서도, 이러한 가계부채의 급증으로 인해 경제의 불안정성은 심화되고 가계부채를 상환하기 위한 부담으로 인해 장기적 내수침체를 초래할 수 있는 등 한국경제에 회복하기 힘든 치명적 타격을 입혔다는 점이다. 


금융규제완화와 저금리 정책을 추진하기 이전에 필수적으로 마련해야 할 금융이용자보호제도의 완비를 통해 금융기관이 신용평가제도(Credit Scoring System)를 철저하게 적용시키도록 해야 함이 재경부, 금융감독 당국과 중앙은행의 중요한 책무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정부기관이 이를 철저히 방기하였다. 그 결과 현재 가계의 상환능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방만한 대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위기 발생시 국민경제에 치명적 훼손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낳고 있다. 


역시 금융시장과 국민경제 안정의 최종 보루로서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러한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직시하여 신중하고 사려깊은 금리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재경부와 금융감독당국에 금융이용자보호제도의 완비 등 대비책을 요구했어야 했다.


그러나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러한 제도적 문제점에 대한 학계와 시민단체의 건전한 건의는 철저히 묵살하는 한편, 정략적이고 처세적인 목적에 따라 경기부양을 주장하는 경제관료들의 요구만을 무분별하게 순응해 왔음을 지적한다.


정책오류6. 부실한 규제와 불안전한 감독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금리인하


한국의 금융당국은 앞서 지적한 제도적 한계를 개선하기는커녕 자신들이 설정한 미봉책인 담보인정비율(LTV, Loan to Value Ratio)과 부분적인 총부채상환비율(DTI, Debt to Income)규제 조차 제대로 규율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길거리 곳곳에 정부의 규제를 비웃듯 ‘담보인정비율 90% 인정’, ‘시중은행의 최고한도와 금리로 모시겠다’는 문구를 여기저기서 접할 수 있을 만큼 허깨비로 전락해 버린 금융감독 현실을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들이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 역시 심각한 직무유기일 것이다.


정책오류7. 과학적 정책집행에 필수적인 통계 정비나 연구를 수행하지 않은 채 무분별한 금리인하


망국적 부동산 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한국에는 변변한 부동산 관련 통계조차 없다. 현재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국민은행 통계는 가격 가중치를 사용하지 않는 근본적 한계로 인해 대출액 등의 금융이나 거시경제변수와의 연관성을 분석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러한 통계적 문제점을 간과한 채 기준이 다른 외국의 통계와 비교하며 한국의 부동산 투기가 심각하지 않다는 잘못된 주장이 난무해왔고,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조차 이러한 잘못된 비교에 근거한 정책 판단을 내리고 있지 않은지 의심이 들 정도이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마땅히 부동산 통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통계를 정비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이와 관련한 연구를 수행하여야 함에도 그러한 노력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앞서 지적한 대로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소비자의 실질소득을 판단하기에는 근본적 한계를 지닌 통계적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것 역시 보조지표를 개발하고 추가적 연구가 활성화되어야 할 분야이다. 특히 부동산 가격 폭등과 관련하여 자가주거비를 어떻게 처리하고 통화정책에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필수적이다. 


최근 전세계적인 부동산 거품에 대해 국제기구 뿐 아니라 외국 중앙은행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그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행이 내놓은 연구결과를 놓고 판단할 때 한국은행 전체가 심각한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다고 진단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 최근 국정감사등에서도 지적되었듯이 한국은행의 방만한 경영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한국은행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책무는 방기한 채 방만한 경영을 일삼은 한국은행의 철저한 개혁을 요구한다.


위의 분석을 토대로 할 때 경실련은 금융통화위원들의 자질과 양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으며, 한국은행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통화위원들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퇴진해야 마땅하며, 한국은행은 대대적 개혁에 착수해야 한다. 경실련은 분노하는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의 책임을 묻는 일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문의 : 경제정책국 02-3673-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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