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야기] 공포의 병 뇌중풍, 이렇게 예방하자

관리자
발행일 2013.10.03. 조회수 944
칼럼



공포의 병 뇌중풍,  이렇게 예방하자

 

김철환 상임집행위원
인제대 교수/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금연클리닉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은 무엇일까? 정답은 생각과 달리 암도 아니고, 심장병도 아니다. 바로 뇌중풍과 치매이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내 의지와 관계없이 남을 불편하게 하는 병을 사실 가장 두려워한다. 암은 반 이상 완치되지만, 뇌중풍도 그렇고 치매도 바로 사망하지도 않으면서 자존심은 상하고 남을 불편하게 한다. 남의 도움을 받으면서 폐만 끼치고 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두려워하는 것이다. 뇌중풍은 두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는 뇌동맥이 혈전으로 인해 막혀서 생기는 뇌경색 또는 허혈성 뇌중풍이다. 지금은 뇌경색이 많이 증가하여 전체 뇌졸중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둘째는 뇌혈관의 파열로 발생하는 뇌출혈이다. 고혈압을 잘 치료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일부는 선천적 뇌동맥류(꽈리)가 파열하여 발생한다. 복상사는 대부분 이런 뇌출혈이 원인이다. 30년 전에는 뇌중풍의 약 절반이 뇌출혈로 발생하였으나 최근에는 고혈압을 조절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체 뇌졸중의 약 20%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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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 발생후 3시간내 대형병원 가야


뇌중풍도 심근경색증처럼 발생하면 바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매우 심각한 질병이다. 생명을 건지더라도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뇌중풍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어쩔 수 없이 발생했을 때는 최대한 빨리, 늦어도 3시간 이내의 초기 치료를 정확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선진 국가일수록 사고와 심혈관질환과 뇌중풍을 ‘초스피드’로 조치하는 응급구조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멀었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다행이다. 현재 뇌중풍은 병원에 빨리만 오면 획기적인 치료법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바로 막힌 혈관을 응급으로 뚫는 것이다. 중풍이 생긴 지 3시간 이내라면 t-PA라는 물질을 정맥내로 투여하여 막힌 뇌혈관을 뚫는다. 따라서 중풍이 발생하면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응급처치만 받고 바로 이런 고도의 치료를 할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 환자를 빨리 이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보조적인 치료밖에 할 수 없는 병원에서 지체하는 것은 완벽에 가깝게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빨리 신경과나 신경외과 수술팀이 언제라도 치료에 임할 수 있는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초기 중풍 치료의 관건이다. 뇌혈관에 생긴 혈전, 즉 피떡을 녹이는 약 t-PA를 뇌중풍 발생 3시간 내에는 정맥으로, 3시에서 6시간 사이에는 뇌혈관 조영술을 통해서 선택적으로 투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관건이다. 그러니 절대 작은 병원이나 한의원으로 가면 안 된다. 중풍의 후유증은 나중에 일반병원이나 한의학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초기 치료는 이렇게 촌각을 다투는 응급상황이니만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큰 병원 응급실로 빨리 후송해야 한다.


뇌중풍의 발생은 뇌혈관의 벽이 얇아져서 풍선처럼 커지는 뇌동맥류가 원인인 경우가 있다. 뇌동맥류에 의한 출혈은 요즈음 대부분 수술하지 않고 혈관을 통해 특수 코일로 막는 방법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 방법은 전신 마취가 필요하지만 수술로 머리를 열지 않고 혈관을 이용해서 뇌혈관의 출혈된 부분을 특수 코일로 막는 최신의 치료법이다. 미세한 특수코일은 동맥의 꽈리처럼 넓어진 부분을 막아, 정상적인 피의 흐름은 유지하고 피가 새는 것은 근본적으로 차단한다. 신경외과와 영상의학과, 그리고 마취과 전문의 팀이 빨리 가동되는 대형병원에서 이러한 시술이 가능하다.

 

 뇌중풍 증상이 수 시간 내에 사라지는 일과성뇌허혈증(TIA, Transient Ischemic Attack)은 얼굴이나 손, 발에 마비증상이 나타났다가 몇 시간 내에 사라지는 것이다. 완전 회복된다면 다행이지만 다시 더 심한 뇌중풍이 올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혹은 프레탈 같은 항혈소판제를 장기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이런 약은 단순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복용해도 이득보다 손해가 크지만, 협심증이나 일과성뇌허혈증과 같이 혈관에 병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 아울러 약복용과 함께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과음 등의 위험요인을 개선해야 뇌중풍의 재발을 막고 경미한 중풍이 더 심한 중풍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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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부터 동맥경화 대비해야

 

 현재 우리나라 60세 이상 노인들을 불구 내지 사망에 이르게 하는 가장 중요한 병 세 가지를 고르라고 하면 암과 뇌중풍과 심장의 관상동맥질환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모두 출발은 30, 40대부터이다. 뇌중풍은 뇌혈관에 생긴 동맥경화가 대부분의 원인인데 한국인들도 갈수록 지방을 많이 섭취함에 따라 고지혈증과 비만이 늘어나며 담배도 많이 피우니 결과적으로 동맥경화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40대, 50대 젊은 나이에도 뇌혈관이 막히는 중풍, 즉 뇌경색 환자가 많아지고 있고 60세 이후에는 3대 사망원인의 하나가 되고 만 것이다. 중풍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동맥경화는 고령화, 고혈압, 흡연, 고지혈증, 당뇨병, 운동부족이 원인이다. 하지만 나이가 먹는 고령화야 어쩔 수 없고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그것을 뺀 고혈압, 흡연, 고지혈증, 당뇨병, 운동 부족이고 이 다섯 가지를 젊은 때부터 조
절하는 것이 결국 뇌중풍을 막는 핵심인 셈이다.


중풍을 일으키는 동맥경화의 제 1원인인 고혈압은 대단한 병 같지만, 성인의 20%가 갖고 있고 60세 넘으면 60%에게서 나타나는 매우 흔한 병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매년 혈압을 한 번이라도 꼭 측정해야 하고 병원에 갈 일이 있으면 의사나 간호사에게 혈압을 측정해달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혹시 혈압이 높으면 설령 몸에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꼭 의사와 치료에 대해 상의해야 한다. 고혈압은 ‘조용한 살인자’라는 악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아무런 증상도 없다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평생 식사요법, 운동요법으로 조절할 수 있고, 만약 약 없이는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항고혈압약 복용해서라도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어떤 고혈압 환자는 고혈압을 진단받고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하므로 아예 처음부터 항고혈압 약을 거부하기도 하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게 약을 거부한다고 자신의 고혈압과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중풍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러니 혈압을 낮추는 습관을 실천하고 그래도 혈압이 정상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항고혈압제를 복용해서 혈압을 정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약을 매일, 평생 먹는 것이 부담될 수 있다. 하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에 먹는 약은 평생 복용해도 안전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고지혈증은 고혈압보다도 더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질환이다. 심장혈관이나 뇌혈관에 동맥경화가 상당히 진행되어 증상이 일어나기 전까지, 심지어는 바로 사망에 이르는 상황이 일어나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누구나 성인이 되면 적어도 5년에 한 번은 피검사를 통해 고지혈증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만약 고지혈증이 있다면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평생 식이요법이나 약물요법으로 조절해야 중풍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구할 수 있다.


흡연은 각종 암이나 호흡기질환뿐만 아니라 혈관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동맥경화를 잘 일으킨다. 실제 흡연자에게서 연탄가스 중독의 원인인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보면 비흡연자보다 무려 10배에서 30배까지 높다. 일산화탄소는 적혈구수를 과도하게 늘리고 혈관 내피세포에 상대적인 저산소증을 일으켜 세포를 손상시키고 동맥경화로 발전시킨다. 따라서 금연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이고, 비흡연자라도 담배 연기를 맡지 않는 것이 좋다. 당뇨병과 비만도 중풍의 주요 위험요인이다. 당뇨병과 비만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같이 실천해야 하고 필요한 경우 약물요법도 함께 해야 효과가 있다. 


30대부터 동맥경화 대비해야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식이요법은 심장병을 예방하는 것과 같다. 우선 채소와 과일, 푸른 생선 등을 매일같이 섭취하고 쇠고기나 돼지고기는 적게 먹는 것을 추천한다. 푸른 채소에 많이 들어있는 엽산은 뇌졸중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었다. 미국의 프레밍함 연구는 832명의 중년남성에서 채소 및 과일 섭취와 뇌졸중 발생률을 20년간 추적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 채소와 과일을 제일 적게 섭취한 집단에서 뇌허혈증의 발생률은 19%였으나 채소와 과일을 제일 많이 섭취한 집단에서는 8%로 발생률이 반이나 감소했다. 마비를 동반하는 중풍도 과일과 채소를 가장 많이 섭취한 군에서 15%에서 6%로 크게 감소했다. 


다른 조건은 비슷한데 채소와 과일을 자주 먹는 것만으로 이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 이유는 채소와 과일에는 많은 칼륨과 엽산이 포함되어 있고 비타민과 같은 항산화제가 많기 때문이다. 칼륨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고, 엽산은 세포의 대사를 돕고 노화를 막는 효과가 있다. 채소와 과일에 들어있는 비타민은 암과 중풍을 비롯한 심각한 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비타민제는 효과를 증명하지 못했다.


하루 한두잔 또는 1주일에 14잔 이하의 와인이나 술은 심장병뿐만 아니라 뇌졸중과 사망률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 1주일에 14잔 이상의 과음은 혈압과 혈당을 올리고 고지혈증을 유발해서 뇌출혈을 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간과 호르몬 기관을 모두 망가뜨려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그러므로 술을 자제해서 적당히 마실 수 없다면 아예 전혀 마시지 않는 것이 낫다.


칼륨을 많이 섭취하면 뇌졸중이 감소한다. 40세에서 75세의 의료인들을 10년간 추적해보았더니 칼륨을 제일 많이 섭취한 군(1일 4.3g)에서 칼륨을 제일 적게 섭취한 군(1일 2.4g)에 비해 뇌졸중이 38% 감소하였다. 그러므로 칼륨이 많이 들어있는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한다. 대표적인 칼륨 함유 식품은 양파, 감자, 당근, 미나리, 토마토, 김 등이 있다.

 

모든 어르신들이 두려워하는 뇌중풍, 암보다도 더 무서워하는 뇌중풍은 이렇게 여러 가지 건강증진활동과 위험요인 개선으로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출발은 바로 당신의 건강습관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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