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맞벌이해도 집없는 나, 무능한 가장?”

관리자
발행일 2006.12.09. 조회수 3415
부동산

 


아파트거품빼기국민행동 2차 시민대회 ‘촛불문화제’가 12월 7일 6시부터 약 두 시간동안 시민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교보빌딩 앞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지난 1차 시민대회와는 달리 문화제적 성격으로 진행됐다. 행사 기간 내내 참가자들은 손에 ‘내 집 마련’의 희망을 의미하는 촛불을 들고 한마음으로 문화제를 즐겼다.



먼저 본 행사를 여는 의미로 경제, 도시, 주택 분야 전공 교수 215인이 서명한 <집값안정과 부동산투기 근절을 촉구하는 교수 선언문>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권영준(경희대), 홍종학(경원대), 류중석(중앙대), 서순탁(서울시립대) 등이 참석했다.


이종수 교수(한성대)는 “지금은 정상적 월급으로 내집마련이 불가능해진 상황을 초래한 정부 정책을 이제는 시민들이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어 부동산의 거품을 빼기위해 직접 행동에 나선 사상 초유의 상황”이라며 “3일이라는 짧은 기간이라 당초 100인 정도를 예상했지만 200명이 넘는 교수들이 흔쾌히 서명에 참여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좌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이번 선언의 의미를 강조했다. <교수 선언문 보기>


이어 진행된 촛불문화제는 전문 라디오 MC 최광기 씨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진행되었다. 언더그라운드 가수 ‘사이’, ‘연영석’씨와 인디 그룹 ‘실버라이닝’이 노래와 랩, 춤으로 문화제의 흥을 북돋아 주었다. 특히 ‘실버라이닝’ 공연에서는 랩으로 표현된 내집마련의 메시지에 시민들이 환호하는 고조된 분위기였다. 정부의 주택/부동산 실정 내용을 담은 동영상도 상영되어 시민들의 주목을 끌었다. <동영상 보기>


이후 시민 자유발언대에서는 서포터즈 류동훈(48)씨는 “평범하게 대학 졸업하고 투기 같은 거 한 번도 한적 없이 20년간 중소기업에서 열심히 일했고 10년간 맞벌이 생활 하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워왔는데, 아직도 무주택자로 살고 있다”며 “이렇게 살아온 내가 과연 무능하기 때문인가”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희망나무가꾸기였다. 행사가 끝날 무렵 희망나무에는 다양한 시민 서포터즈들의 희망의 메세지들이 걸려 있었다. “우리 가족 오순도순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하고 싶다!”, “결혼할 때 전세값 만들기도 너무 힘들어요. 거품! 거품! 사라질 때까지. 쭉~”, “작은소망 = 집 + 아내 + 자식. 이뤄졌으면 좋겠다!”, “반지하 옥탑방 더 이상 집이 될 수 없어요” 등 살아 숨쉬는 생생한 그들 자신의 이야기와 소망들로 멋진 크리스마스트리가 장식됐다.


본 행사는 “오늘의 촛불이 곧 횃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는 박병옥 경실련 사무총장의 마무리 인사로 8시경 모두 끝났다. 사회자 최광기 씨의 즉석 제안으로 그곳에 참석한 시민들은 동그란 원을 만들어 촛불을 들고 “거품빼자” 구호를 외치며 해산했다.



 


정식 행사 이후 ‘10만 서포터즈, 김헌동, 홍종학을 만나다’라는 뒤풀이 시간에는 시민서포터즈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각기 평소 갖고 있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며 이날 행사는 모두 끝이 났다.


 








<10만 서포터즈, 김헌동과 홍종학을 만나다>



촛불문화제가 끝난후 인근 호프집에서 시끌벅적한 만남이 이루어졌다. 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 국민행동의 대표 얼굴인 김헌동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과 홍종학 경실련 정책위원장이 서포터즈들과 첫 대면을 한 것이다.


이번 만남의 자리에 참석한 서포터즈들은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과 해법에 대해 자신들의 생각을 날카롭고 정연한 논리로 쏟아내 김헌동 본부장과 홍종학 위원장을 놀라게했다. 테이블마다 맥주잔을 부딪치며 열띤 토론을 벌이는가 하면 부인과 함께 참석했던 경실련 모 회원은 이날 상당한 금액의 뒤풀이 비용을 계산하고 사라지는 등 시종일관 뜨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경실련 창립때부터 10여년간 회원이었다가 최근 다시 경실련의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을 보며 다시 회원 가입을 했다는 김구현(44)씨는 “빚을 내서 집을 사는 건 어려워 20년 넘게 전세살이를 하고 있다. 집없는 사람들은 중산층이 아닌 하층민으로 전락한 것 같다”고 한탄했다. 김구현씨는 “한동안 경실련에 많이 실망도 했지만 이제 경실련에 새로운 희망이 보인다”며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이번 활동의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여년간 국세청 등에서 근무하며 공무원 생활을 했다는 서포터즈 황지연(52)씨는 “많은 사람들이 절망하고 있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고 본다”면서 “정부 관료, 건설사, 정치권의 결탁 고리를 끊어내야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회원이자 서포터즈인 백운성씨는 “요즘 우리나라를 보면 일하지 말고 투기할 것을 권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문제 많은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 관련 세제들의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감정평가사로 일하고 있다는 배영환 서포터즈는 토지 등 부동산 문제 관련한 정책적인 부분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서포터즈들의 발언에 항상 칠판을 이용해 언론사 기자들에게 공부를 시키곤 했던 김헌동 본부장은 “이번에는 칠판이 필요없겠다”며 흡족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김헌동 본부장과 홍종학 정책위원장은 여기저기 테이블을 옮겨가면서 서포터즈들의 의견을 듣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박병옥 경실련 사무총장은 “그간 이런 자리를 일찍 마련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스럽다”면서 “조만간 더 많은 서포터즈들과 함께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리 : 커뮤니케이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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